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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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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그 여름과 대선 기억 나세요?

조^^ 조회수 : 826
작성일 : 2016-12-20 17:28:02

저는 그 당시 고등학생이었어요. 부산이구요.

남포동 근처에 살았는데, 중 2때부터 옆에 대학교에서 시위하느라 최루탄 냄새 익숙하게 맡고 있었어요.

그런데, 87년 유월은 좀 달랐던게 거의 매일 최루탄 냄새를 맡아야 했어요.

고등학교가 감천쪽이라 16번 버스를 타고 남포동 입구에 다다를 즈음이면, 버스 안까지도 냄새가 매캐하게 났었어요.

어느 토요일은 버스 기사님이 승객들 다 내리라고, 더 이상 버스가 나갈 수가 없다고 했어요.

그게 아마 유월 항쟁 중에서 가장 많은 시위대가 모인 날이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러고  며칠 안되어서 전두환이가 대통령 직선제를 하겠다고 했지요

친구랑 둘이서 눈물, 콧물 쏟으면서 집까지 걸어갔던 게 기억나요. 최루탄 냄새는 그 멀리서도 지독했거든요.

지금도 그 매캐한 냄새를 기억합니다.


전두환 발표나고, 선생님들이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아이스크림을 그 날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얻어먹었어요.

선생님들도 박봉이셨는데...

겨울에 대선 끝난 다음날 선생님들이 눈이 붉게 충혈되어 교단에 서셨던 것도 기억납니다.

뭐라  못하시고, " 마... 수업하자" 하셨던 말씀도요...


그 고생을 하며 독재 정권을 물러나게 했는데, 대선에서 노태우에게 고스란히 그 공을 갖다 바쳤죠.

이 이야기 왜 하냐구요? 


제발 내년 대선에 우리 죽쒀서 개 주지 말자구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다가 정권 제대로 바꾸고 역사 제대로 세우자구요

그 40대의 선생님들의 붉은 눈시위가 요즘 생각나는 건

제가 이제 그 나이이고, 내년 대선 제대로 안되면, 저도 제 고등 아이들 볼 낯이 없어질 거 같아요.

부탁드립니다.

부디, 생면 부지 타인들의 한 표를 가져 오겠다고 애쓰지 마시고

내 부모 형제의 표를 가져 오세요.

오늘 당장 가서 정치 이야기 하라는 거 아닙니다.

그러지 말고, 부모님 맛난 것 자주 사드리고, 잔잔하고 소소한 거 봐 드리고 하시면서

환심을 사세요.

그리고 앓는 소리 하세요. 새누리가 또 되면, 저 하는 일 망해서 이렇게 부모님께 마음 쓰는 거 못할 지도 모른다 이렇게요.


저는 십년에 걸쳐서 엄마, 아버지 표를 바꿨습니다.

지금은 저보다 더 미스 박 싫어하시고, 새누리 안 찍으세요.

싸우지 마시고, 뭘 많이 먹이십시오. 부탁드립니다.

IP : 122.32.xxx.19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억나요.
    '16.12.20 5:32 PM (58.226.xxx.249)

    전 대구예요.
    그때 7살이네요.ㅋ
    그래도 기억이 생생.


    집 앞으로 대학생언니오빠들이 시위하고 도망가고
    최루탄 냄새에
    눈물 콧물......

    우리집이 구멍가게를 했었는데
    아빠가 가게 뒷문을 열어줘서
    대학생들 대피시키고

    뒷마당 수돗가에서 세수도 하게 해주고
    마실것도 주고 하셨어요....

  • 2. 어릴때라
    '16.12.20 5:35 PM (222.109.xxx.209)

    두루마기 입은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이 기억에..ㅎ

  • 3. ㅇㅇ
    '16.12.20 5:36 PM (211.237.xxx.105)

    제가 87학번이라서 잘 알죠. 대학1학년 들어갔는데 매번 수업철폐라고 써있고.. 데모하고 난리였었어요.
    제대로 수업들은건 제가 3학년쯤 되서인듯...
    매번 최루탄에...
    저 고등학교때도 근처에 대학이 있었는데 수업을 못할정도로 최루탄 냄새가 난리였어요.
    이한열열사 사망후 더 난리였었죠..

  • 4. 어흑
    '16.12.20 5:37 PM (119.64.xxx.147)

    저도 그때 유치원생이었는데요
    제가 엄마한테 노태우가 젤 잘생겼네 노태우 뽑으라고 했던 기억이 나서 참 괴롭네요
    우리엄마 노태우 찍었을듯요 ㅋㅋㅋㅋㅋ아놔

  • 5. 저는
    '16.12.20 5:50 PM (125.178.xxx.232) - 삭제된댓글

    그때 재수할때였어요 저희아빠가 그때 김대중후보 왕팬이시라 저도 좋아했어요.
    근데 갑자기 감영삼이랑 김대중후보랑 같이 야당 후보로 둘다 나와서 노태우가 됐던 기억..
    저는 그때 너무 실망...저는 재수생이었는데 투표못했던 기억이 나네요.나이가 안되었나???

  • 6. ㆍㆍㆍ
    '16.12.20 6:10 PM (112.164.xxx.3)

    직접 면전에 대고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면 역효과만 나지요.
    사람은 절대 자신의 가치관을 누구가의 설득에 바꾸려 하지않아요.
    자연스럽게 같은 가치관을 가진 주변분과 대화를 하다보면 곁에서 들으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게됩니다.
    꾸준히 줄기차게 , 그리고 단호하게 그들의 옳지않음울주입 시켜야합니다.

  • 7. 중학생
    '16.12.20 7:10 PM (211.108.xxx.4)

    여의도랑 가까운 목동살았는데 오목교쪽 언제나 최루탄 가득했었어요
    당시 목동재개발로 인해 주민들 시위하고 그곳에 대학생들 합류했고..
    여의도에서 대모하다 영등포.목동쪽까지 넘어와서 시위했어요
    학원갔다 집에 못가고 부모님이 데리러 오셨는데 눈물 콧물 다 쑫았고 길거리에 전경들 엄청 많았던거 생각나요

    당시 사회.역사샘들이 수업시간에 정권욕했다가 한분은 갑자기 안나오신적도 있어요

    그러다 중2때 직선제로 바뀌었는데 우리동네 반장였던 엄마가 비누 나눠주고 담배나눠주고 했었어요

    동네분들 노태우가 대통령얼굴이다 하시는거 듣고 어린저도 참 기막혔네요
    어떤분은 다리도 성치 못한사람이 뭔 대통령이냐고 했다가
    김대중지지자분하고 싸우기도 했구요
    울부모님은 친척외삼촌 대모하다 군대 끌려가서 정신 이상해져 나왔는데도 전두환.노태우 지지하고..

    청문회 보는데 대동령였던 사람 몰아친다 난리치셨고
    이번에도 닭에게 투표 하신분들입니다
    그러던분들이 요즘 닭 뉴스보고 혀를 차세요

    어찌 믿었던 사람이 저러냐고요
    그런데 더 절망적인건 충청도분들이라 반기문이 최고라 하십니다 ㅠㅠ

  • 8. ...
    '16.12.20 7:18 PM (183.98.xxx.95)

    대단히 현명하신 작전을 구사하신거 같아요
    근데 참..잘 안됩니다, 성격이

  • 9. ///
    '16.12.21 1:12 AM (118.33.xxx.168)

    부모님들과 너무 싸우시지 않아도 돼요.
    주변 100% 만들 필요는 없어요.
    그들도 그들의 주권이 있으니까요.

    이번은 부정선거만 안되면 무조건 정권 교체 됩니다.
    투표함 사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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