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셋있는 시댁이야기 입니다.
시부모님 연세는 70대입니다. 경제력있으시고, 건강은 괜찮으십니다.
생신때 또는 큰일 대비하여 3동서가 월 10만원씩 모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방학 또는 주말에 1년에 1번씩 함께 여행을 갔었는데, 모아둔 경비로 사용했고, 시댁에 가전이나 가구를 바꿀때 사용하기도 했구요. 두 분 생신때 50-100만원씩 이 돈에서 사용했구요.
김장이나 어버이날, 2번의 명절에는 각자 했구요.
그런데, 이러한 암묵적인 룰이 지켜지던 중, 점차 모든 일에 이 돈을 사용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 친정에서도 형제간에 매달 돈을 모으지만, 항상 1년에 1번 여행시 또는 부모님 입원이나 수술시 병원비로 사용하거든요.
시어른들도 연세가 있으시고, 더군다나 아버님은 당신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걱정이 많으신 편이라서, 조만간 병원비가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1-2번 병원에 올라오시면 그 병원비는 당연히 제 남편이 낸 적도 있구요.
1000만원도 안되는 모아둔 돈을, 이렇듯 무슨 날마다 사용하면 정작 큰 돈 필요할때는 아무 쓸모도 없겠다 싶어서, 어버이날은 각자 내는 것으로 동서간 카톡에서 얘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어버이날 즈음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모아둔 돈에서 입금해드리자고 하니, 제가 화가 많이 났습니다.
물론 그 전에 여러 일이 있어서, 할말을 다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제가 이번에는 어쩌나 보자하는 마음이 조금 있었습니다.
제 예상대로, 한푼도 더 사용하는 것이 아깝다 여겨질만큼 모아둔 돈에서 보내드리자니, 어이가 없기도 하고, 네가 그렇지 하는 심사도 있고...
그래서, 무슨 원칙도 없이 이랬다 저랬다 하냐 하면서 카톡으로 인생 제대로 살자 하며 여러 말이 오고 갔습니다.
저는 같이 모으는 것 그만할테니, 남아있는 돈을 나누어서 다시 보내달라, 우린 나름대로 시댁에 보내겠다 했습니다.
같이 모은 돈이니 나갈테면 나가라, 대신 돈은 못 돌려준다고 하더군요.
그래, 그 돈이 아쉽냐 싶어(300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생신때만 보내드려라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김장값을 두 동서가 보내면서 둘만 보낸 것이라 했다네요.
제가 시어머님께 듣기로는 지금껏 김장값을 보내드린 적이 없다고 했거든요.
물론 저는 해마다 따로 보내드렸습니다.
모아둔 돈에서( 그 돈에는 제가 모은, 돌려받지 못한 돈) 보낸 것이라면,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이 돈을 제가 기필코 돌려받아야 하는지, 옛다 하고 신경을 꺼야 하는 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