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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그 말로만 듣던 뒷바라지녀인가요

ㅠㅠ 조회수 : 2,701
작성일 : 2016-12-16 00:29:37
"미친*, 넌 그 닭보다 더한 *이야 너에 비하면 ㅂㄱㅎ가 훨씬 낫지"

제가 살인을 저지른들 저런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모자랄텐데요.
어이가 없다 화가 나다 눈물이 나왔다 들어갔다...4년동안 롱디하며 끈질기게
기다려주고 한창 예뻤을 시간 다 보내며 뒷바라지 해 준 내 시간.

제가 지금 시국에 깊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거 알고 그런 나를 어떻게 하면
더 상처입히고 정신적 타격을 더 줄 지 절 매우 잘 알고 일부러 자극하는 언사죠.
저보다 더 한 모욕이 어딨어요. 그 말을 취소해달라고 하니 신나서 쌍심지켜고
표독스럽게 더 해대더군요. 아오 그냥 무시할 걸. 밑도 끝도 없지만 전 며칠간
머릿속에서 대화를 예상할 때 남자가 저 말을 할 것 같았어요. 서로 너무 잘 알아요.

남자가 고집이 엄청 세고 무조건 자기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보는 눈도 없어서 다 틀리면서.
남자친구 어머니가 자주 조마조마하며 사과를 하셨었죠. 그의 아버지도 자주 저랬다고.
씁...조상들이 도울 때 말 들었어야 하는데 엄마없는 절 친딸같이 여겨주는
남친 어머니 때문에 마음이 약해졌었어요. 

제가 싫다고, 안 된다고 하면 받아들여야 하는데 고집부리고 끝까지 밀어붙여서
자기 뜻대로 한 뒤 일이 잘못되면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입 싹 닦고 모른체하다
제가 뭐라고 하면 '왜 더 강하게 거부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느냐' 며 제 탓을 합니다.
혹여나 일이 잘 되기라도 하면 몇 달 내내 그 일만 이야기하며 큰소리 치고요.

연애 초기부터 제가 거부해도 제 일에 자기가 나서서 관여해 제 인맥을 피해입히거나
큰 금전적/정신적인 타격을 준 네 사건을 골라 남자친구에게 어제 조용히 이야기하며
그가 깨닫고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대화를 시도중이었는데 오히려
남자는 기억조차 못하며 자긴 그런 적 없으니 동의도 못 하고 부인하지도 않겠다며...
사실 그간 한 두 번 들은 말이 아니예요. 아주 정치인 납셨어요???????????????

엊그제 일도 기억 못하는데 전 왜 몇 년, 몇 개월, 몇 주 전 일을 기억해주길 바랬을까요.
아니 근데 절 그렇게 피해입힌 사건을 어떻게 잊어버리죠. 자기에게 좋은 것만 기억해요.
오히려 내가 잘못해놓고 남 핑계만 댄다며 (개개의 사건 결과는 상관없고 이야기 요점은
남자친구의 제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였는데도) 절 순시리 탓 하는 그네같은 미친*,
아니 그보다 더 한 *이라며 저런 말을 했어요.

연애가 처음이라 비교할 대상이 없었어요. 그동안 기다리면서 주변 친구들이 알콩달콩
연애하는 모습을 보고 아 내가 하는 건 연애가 아니구나 하고 느꼈죠.
전 남친이 멀리 있어서 그런 줄로만 알았어요. 두근거림이 이미 오래 전 사라졌어도
남친 공부가 다 끝나면 잘 대우받는 연애를 할 줄 알았어요. 저도 할 일 없는게 아닌데
연애 초기엔 공부하며 지병으로 고생하는 남자가 가엾어서 약 수소문해 구해다 줘서
병도 고쳐주고 아프면 비행기타고 날라가서 간호해주고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아오 과거의 나야 왜 그랬니. 내 일이나 할 것이지. 결국 남자 공부 끝났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었어요. 더 차갑고 무뚝뚝할 뿐. 공부만 다 끝내면 잘 해준다며.
미래의 일을 후불로 기약하는 사람은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있을 때 잘해야지.

남자들이 공부 끝나고 버림받는다는 여자들 드라마로 이야기로만 듣다가
바보천치같은 제 현실을 알고나니 내 어이가 없어서 빵폭식하고 불편해 다 게워내고
아무렇게나 불도 안 끄고 기절하듯 쓰러져 자다가 일어나 멍하니 있어요.
내 4년의 인고의 시간이 이렇게 쓰레기통으로 고이 쳐박힐 줄이야. 씁쓸한 자유를 얻었네요.
IP : 24.7.xxx.7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받네
    '16.12.16 12:33 AM (222.238.xxx.192)

    뭐 그딴 놈이 ㅜ
    저도 첫연애가 진짜 거지 같았어요
    세상엔 괜찮은 남자들도 진짜 많아요
    그러니 빨리 잊고 씩씩하게!!!!'
    님은 그딴 놈한텐 너무 아까워요

  • 2. ㅇㅇ
    '16.12.16 12:33 AM (49.142.xxx.181)

    4년으로 끝났으니 다행이에요. 괜히 결혼까지 해서 애라도 있으면 으으...
    그거야말로 대재앙임

  • 3. 다행
    '16.12.16 12:34 AM (70.187.xxx.7)

    그런 놈과 결혼까지 안 간 것이 다행이에요. 정신이 너덜너덜해져서 암 걸린 사람 많아요.
    인간에 대한 경험치라고 생각하고 빨리 잊으세요.

  • 4. 원글이ㅠㅠ
    '16.12.16 12:45 AM (24.7.xxx.76)

    열받네// 고마워요ㅜㅜ 베풀기만 하고 기대만 하다 못 받은 아낌, 사랑 다 받고픈데 정상적인 연애를 시작하려면 이제 뭐부터 하죠. 씩씩하게 모임같은 데 나가볼래요.

    ㅇㅇ// 어차피 남자가 처음부터 계속 자긴 결혼할 생각도 없고 애 따위 가질 생각도 없다고 못박았었는데 절 붙잡으려고 간혹 너라면 결혼 하겠다, 자기도 똑똑한 애라면 좋아한다며 저 못 떠나게 정신세뇌했어요. 어차피 할 생각도 없었을거예요. 어차피 말도 안 통하는데 그냥 연락 끊고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려구요.

  • 5. ㅠㅠ
    '16.12.16 12:46 AM (24.7.xxx.76)

    다행// 암 검사해봐야겠어요. 고약한 놈에 걸려서 인간 경험치가 순식간에 상승했어요. 휴우 이젠 사람 보는 눈이 생기겠죠.

  • 6. wktl
    '16.12.16 12:54 AM (89.66.xxx.63)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인생 100 입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결혼 사람과 특히 아기가 있는 경우입니다 아기가 없다면 아무 문제도 큰 사건도 아닙니다 내 몸 내 생각은 내 마음대로 다 바꿀 수 있고 얼마던지 좋은 사람 만날 수 잇습니다 그러니 뒷조사 앞조사 미행 다 해보고 결혼하시면 됩니다 힘내세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절대로 남을 위해 큰 시가 돈 그 어떠한 것도 주시면 안됩니다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입니다

  • 7. 그런데
    '16.12.16 1:11 AM (223.33.xxx.52)

    4년동안 정말 몰랐을까요?스스로도 안거에요
    그남자를 좋아했는지 연애하고 남자있단 사실에 만족하셨는지?
    누군들 자기자신이 뒷바라지녀되고프진않았을겁니다

  • 8. ..
    '16.12.16 1:25 AM (112.148.xxx.2)

    여왕의 연애 읽어보셈.

  • 9. ㅠㅠ
    '16.12.16 1:43 AM (24.7.xxx.76)

    wktl// 고맙습니다. 앞으로 저만을 위한 삶을 살거예요...

    그런데// 맞아요. 생각해보니 사실 남자따위 아무래도 좋았어요. 엄마가 갖고 싶었어요. 남자친구 어머니는 정말 완벽한 어머니였거든요...절 챙겨주시고 그러는 게 좋아서 남자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스스로를 속인 거 같아요.

    ..// 꼭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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