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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ㅇㅇ 조회수 : 1,008
작성일 : 2016-12-15 22:09:54

나인에서, 삶의 되돌리고 싶은 순간들, 가까운 사람들의 과오,
죽음 등을 되돌리는 큰 줄기 이야기 외에
제가 좋아하던 소소한 장면은요.
고3. 크리스마스 때 어머니와의 약속을 여자친구땜에 깨고 극장에
가서 어머니와 딱 만나는 순간이요.
형을 살리고 나를 살려야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인데,
주인공이 나이 드니 어머니가 더이상 당연한 존재가 아니고,
어머니에게 갖는 그런 작은 미안함이 걸립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서 어머니에게 가죽장갑을 선물하고
예정대로 어머니와 영화를 봅니다.
현재로 돌아와 보니 조용한 치매를 앓는 어머니는
정신이 온전치 못해도 그 장갑을 소중히 여깁니다.

오늘 친정식구들과 영화를 보러갔는데, 원래 보기로했던
판도라를 엄마는 친구들과 미리 보셨답니다.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 바쁜데
라라랜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등의 비슷한 시간대의 영화를 찾느라 극장을 다시 정하고
매진되서 예매취소, 예약을 몇번 다시하고 했습니다.
식사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보고 나서 장갑이 없답니다. 식당에서 잃어버렸는지 극장에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고, 아버지는 극장청소하는분이 이미 수거해 갔다고 전에 모자도 못 찾았다고 그러셨어요.
네층이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좌석 구석에 떨어진 장갑을 찾아드렸습니다. 다행히 그쪽이 빈자리라서..

나인이란 드라마가 떠오르면서 작은 미안함 하나를 덜었습니다.
평소에 사이가 썩 좋은편이 아니라서.

IP : 211.36.xxx.1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12.15 10:30 PM (218.38.xxx.124)

    청문회에서 갖잖은 대들기까지 볼줄이야
    그러다
    따뜻한글 읽고갑니다
    저도 그 장면 기억나요
    울아들도 그런 정많은 청년으로 컸으면 좋겠어요

  • 2. ...
    '16.12.15 10:58 PM (211.36.xxx.154)

    원글님 . 글이 참 좋네요.
    드라마 한번 보고 싶네요.
    다들 굿밤되세요~

  • 3. 서판교
    '16.12.16 2:37 AM (211.36.xxx.183)

    덕분에 새삼 나인이란 드라마 보고 싶어요
    수필같은 글, 잔잔하지만 감동과 울림이 있습니다 글 자주쓰시고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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