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째 시달리고 있어요.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 되는 남자아이인데, 주말은 아침에 이를 땐, 아침 여덟시 넘어서부터 쳐요. 오래 치는 건 아닙니다. 한 삼십분에서 사십분 정도.... 그러나, 2년간 토, 일요일 아침마다 저 피아노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깨요. 저도 맞벌이라 주말에는 늘어지게 늦잠 좀 자고 싶은데, 한 번 그렇게 깨고 나면 다시 잠들지가 않아요.
그러고 낮에 점심 먹고 나면, 또 한 삼십 분 정도 신나게 쳐요. 물론 잘 치는 거 아니죠. 아이가 그 주에 배운 곡을 계속 틀려가며 치는 거예요.
월요일 날 아침에 엄마가 일어나라고 깨우면, 고함을 지르면서 우는 소리도 대단합니다. 처음에는 그 집 엄마가 애를 학대하는 줄 알았어요. 애가 어찌나 고래 고래 악을 쓰며 우는 지...
아랫집 이사오기 전에는 이 아파트는 방음이 정말 잘 되어있구나 했어요. 아무 소리도 안들려서.
혼자 고민 중입니다. 아랫집 현관문에 예쁘게 글을 적어놓을까? 어쩔까?...
그런데, 이 아이가 제 결심을 흔듭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어찌나 해맑고 이쁘게 하는 지, 아이한테 한마디 하고 싶다가도 아이의 인사에 혼이 빠져 아무 말이 안나와요ㅜㅜ
언젠가 저 아이의 음악 열정도 사그라 드는 날이 있겠지요?...( 요새는 오카리나도 배우나 봐요. 비오는 날 뱀 나오겠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