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일흔 중반 나이에 갑작스레 가셔서 너무 황망한데,
장례도 형제끼리 잘 치르고 했는데 자꾸 오빠때매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요. 혼자되신 아버지는 일단 오빠집에 한동안 계시다 다시 원래 집으로 복귀하실 예정인데
1. 원래 형제중에 저랑 제일 안 친해요. 언니를 엄청 좋아하고, 언니랑 저랑은 또 따로 챙기고
근데 장례식 내내 내 손님한테 인사하나 하는 거며 정말 무심하더라구요. 그나마 시댁 식구들 멀리서 왔다고 좀 챙겨주긴 했지만... 언니 손님 친척들 다 살갑게 인사하면서 내 친구들한테는 일부러 그런 듯 뻣뻣하기 짝이 없고, 우리만 서울이라 우리 손님 적다고, 부조금이 너무 적다고 웃지를 않나...(언니 오빠는 고향에서 주욱 자리잡고 살고, 부모님까지 늘 같이 계셨으니 관계폭이 훨씬 넓고 부조금도 다들 몇천씩 자기 앞으로 들어오고 했죠. 나만 학교때부터 서울오느라 손님이 많이 오지 못했는데...)
하여간 그런 사소한 일로 마음이 상하기 시작하더니
2. 엄마 유품정리하다 목걸이가 하나 나왔는데, 울 엄마가 심하게 검소하게 살아서 뭐하나 쓸만한 게 없어요. 나는 엄마쓰던 반짇고리나 가질까 없으면 엄마 편지라도 있어서 괜찮다고 그러고 말았는데. 하나 나온 목걸이를 새언니 준다며 가져가 버렸다네요. 언니나 나한테 먼저 물어야 되는거 아닌지. 솔직히 그리 각별한 고부간도 아니었거든요. 오히려 엄마가 새언니 성격 힘들어해서 애 키워준다 몇년 합가했다 그 뒤론 아파도 엄마 집에서 혼자 다 해결했지. 그런데 그 낡은 목걸이가 새언니한테 뭐 귀할 거라고.
자기는 아버지 얼마간 모셔야되니 새언니한테 무조건 잘해야 된다는 입장인데, 새언니 고맙고 수고한다는 인사야 돈이나 다른 선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하나 남은 엄마 추억을 왜 낼름 거기 갖다 주는지.
3. 납골당에 넣을 가족사진을 찍는데, 저만 멀리 사니 우리 가족만 빠진채로 찍은 게 있어요. 그걸 넣는다고 우리보고 빈자리 껴맞춰 사진 찍어보내면 그걸 편집해 넣겠다네요. 해서 언니랑 나랑 뭐가 급하냐고 49제 전까지 집에 갈 일 있으니 그때 다시 같이 찍자 하니, 언니네 조카들이 빠져서 안된답니다. 조카들이 각각 다른 지방에 있거든요. 편집한 사진을 내내 넣어두고 보는 납골당에 넣자고ㅠㅠ 이유인 즉. 안그럼 언니네 조카들이 사진에서 빠진다고,
그때문에 막내딸인 내 사진(전 결혼했으니 우리 가족포함이죠)을 편집해서 끼워넣는 게 옳은 판단인가요?
원래 오빠 마음속에 조카들보다 내가 후순위인 건 알지만(언니를 워낙 각별히 생각하다보니 조카들을 엄청 챙겨요) 이런 경우까지 참고 넘어가야하는지.
4. 그리고 우리 삼남매랑 부모님만 있던 카톡에 계속 새언니를 불러요. 형부나 우리 남편은 그냥 두고.
하려면 다 하던지, 아니면 우리 가족톡으로 딱 원가족끼리 편하게 얘기할 공간도 필요한거 아닌가요? 뻑하면 새언니 불러서 카톡 방 새로 만든 게 벌써 몇번인데...기껏 불러봐야 새언니 말도 안하고, 좀 있다 나가버리고 그런적도 많구요.
제가 엄마 떠나고 마음이 안 좋아 그런가 이런 거 하나하나가 너무 섭섭하고 마음상하고 그래요.
오빠한테 나 덜 좋아하고 그런 거 아는데, 너무 티가 나고 그러니 나도 서운한 마음이다.
오빠도 고생너무 많지만, 다들 엄마 보내고 마음 안 좋은 상황이니 저런 사소한 걸로도 나도 마음이 상한다.
조금만 조심해 달라고 말하면 서로 더 마음 상할까요?
하는 양을 두고 보자니, 내가 혼자 삐져서 오빠랑 등돌리고 싶어 질 것 같아요.
언니는 오빠가 어쨌든 아버지 당분간 모시니 제일 힘들다고 무조건 배려하자 하구요.
사실 아버지 우리 집으로 모셔와도 되는데 오빠가 굳이 자기가 아들이라고 자기가 해야된다 모셔갔거든요.
객관적으로 저 일들이 제가 기분상할 일이 맞나요?
오빠도 주변에 크게 나쁜 소리 듣는 타입 아니고 오히려 자기 할 일 잘 하는 타입이고
저도 별 소리 안나게 사는 타입인데, 자꾸 둘이 삐걱대니 이게 누구 잘못인지 판단이 안 서네요.
언니는 그냥 양쪽다 다독이는 입장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