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용무도의 시대

저능아대텅 조회수 : 300
작성일 : 2016-11-07 17:00:48
"무제에게는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다. 황태자로 후에 혜제(惠帝:259~306)로 즉위할 인물이 저능아로 태어난 것이다. 조정의 대신들 가운데서도 이렇게 되면 장래가 걱정된다고 진정으로 근심하는 자가 있었다. 궁중에 연회가 열렸을 때 노대신 위관(衛瓘)은 술취한 모습을 하고 천자에게 가까이가서 천자가 앉아 있는 평상을 치며 "이 자리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마땅합니다. 분별없는 사람에게 이 자리를 내주어서는 안됩니다"라고 끈질기게 술주정을 했다. 무제는 그 의미를 이해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자기 자식을 귀여워해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 태자의 머리가 얼마나 나쁜지를 테스트해 보고자 정치문제를 내고 답변을 요구했다.

태자비 가씨(賈氏)는 못생겼으나 고관인 아버지의 세력으로 정략결혼을하여 왕실과 인연을 맺었다. 태자비는 교활하고 간사한 꾀가 있어서 언제나 태자를 배후에서 조종했다. 가씨는 무제로부터 문제를 받아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대신 답안을 작성케 하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훌륭한 답을 제출하면 곧 대리작성한 것이 발각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가씨는 지혜를 짜서 첫눈에는 엉성한 답안같이 보이지만, 중요한 요점을 확실히 찌르는 합격점에 아슬아슬한 답안을 작성했다. 그것을 본 무제는 매우 안심하고 기뻐했다. "이 정도라면 어떻게든 천자의 지위는 감당해낼 수 있다."

그래서 그 후에는 태자의 일에 대하여 남이 뭐라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무제가 주색에 빠진 나머지 건강을 돌보지 않는 것이 탈이 되어 55세에 죽자 32세의 혜제가 즉위했다. 30대라면 분별력이 한창인 시기이지만 저능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부류였다. 때마침 기근이 천하를 덮쳐 인민은 먹을 것이 없어서 픽픽 쓰려져 죽었다. 대신이 그 상황을 보고하여 "인민은 먹을 쌀이 없어서 곤란한 지경에 있습니다"라고 아뢰었다. 그러자 혜제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로 "그렇다면 바보 같은 놈들이다. 쌀이 없다면 어째서 고기를 먹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한다. 일본에서도 전시(戰時)중의 2홉 3작의 쌀배급에 불평을 말하면 그것으로 영양은 충분하다고 호통쳤다. 그런 높으신 분은 몰래 고기를 먹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배는 주리지 않았다. 그러나 인민에게 고기를 먹는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혜제측은 천진난만해서 오히려 좋다고도 말할 수 있다."
-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 1901~1995]의 『중국중세사』에서
IP : 121.138.xxx.18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덕분에
    '16.11.7 5:56 PM (218.50.xxx.151)

    역사 공부 하네요.
    지금의 혼란을 후대 사가들이 어찌 표현할런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4950 이희진 영덕군수, 안전이 최우선…사실상 '원전사업 백지화' 4 후쿠시마의 .. 2016/11/07 1,105
614949 낡은 마루 왁스 칠해보신 분 있으신가요? 3 이사고민 2016/11/07 1,216
614948 여교사의 두 얼굴 카사 2016/11/07 2,716
614947 생후 6주 수면교육해야 할까요? 26 수면교육 2016/11/07 4,345
614946 박근혜 뺨을 때리고는... 요정의날개 2016/11/07 1,736
614945 삭히지 않은 홍어회를 먹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9 저녁 2016/11/07 1,302
614944 김장에서 무채가 하는 역할이 뭔가요? 7 ㅇㅇ 2016/11/07 2,746
614943 금투자 해보려하는데요 2 2016/11/07 1,878
614942 김장 사먹는거랑 담그는거 비용차이 얼마나 되나요 4 이시국에 죄.. 2016/11/07 2,018
614941 강하늘과 이준기의 재발견-보보경심 려 5 2016/11/07 2,496
614940 잔뜩있는 냉동과일 뭘 하면 좋을까요? 8 .... 2016/11/07 1,243
614939 이혼소송전에 별거해야될것같아요 13 2016/11/07 5,698
614938 국민안전처 장관내정자 스승 명상전문가 안모씨? 4 이뽀엄마 2016/11/07 857
614937 tv조선의 프레임전쟁...새누리는 공격않해 집권연장시나.. 2016/11/07 548
614936 민심 듣는다더니 세월호 망언 목사 만나는 박근혜 6 사랑79 2016/11/07 1,724
614935 11월 12일 총궐기 집회 잘 준비하세요 14 총궐기 집회.. 2016/11/07 1,653
614934 혼용무도의 시대 1 저능아대텅 2016/11/07 300
614933 검정고시 질문요. 검정고시 2016/11/07 415
614932 최순실 조카 장시호, 무면허 음주운전...재판에도 불출석 3 xptmxk.. 2016/11/07 3,043
614931 현직 IT종사자 입니다. 상사한테 한소리 들었어요. 22 ..... 2016/11/07 4,253
614930 이번주 토요일 집회는 광화문 아니고 시청광장 4시입니다. 13 .. 2016/11/07 2,403
614929 북풍카드도 안되나보네요. 1 순시리무당 2016/11/07 708
614928 與 예결위 ˝'최순실 예산' 5200억 여당이 앞장서 삭감˝ 1 세우실 2016/11/07 962
614927 자백 영화 보셨나요? 6 ... 2016/11/07 815
614926 이불솜 오리털? 마이크로화이자? 구스? 어떤거 쓰세요 5 2016/11/07 1,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