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보도국 사장인 손석희 앵커가 진행을 맡은 'JTBC 뉴스룸'은 지난 10월 24일 국정농단 최순실 사태 의혹의 결정적 증거가 담긴 태블릿 PC를 단독 입수해 보도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8.784%라는 기록적인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계속해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종을 보도하며 줄곧 8%대 시청률에 안착,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처럼 경이로운 시청률 기록은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한 지상파 보도프로그램에 대한 반감이 더해진 탓도 크다.
손석희 JTBC 뉴스룸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JTBC 뉴스룸'이 보여준 신뢰와 이에 따른 진정성이 통한 까닭이다. 손석희 앵커는 앞서 '최순실 게이트' 특종 보도 후 보도국 직원들에 "겸손하고 자중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이메일을 보낸 바 있다. 여기엔 '뉴스룸' 보도가 가져올 파급력을 마냥 받아들이기보다 도리어 "사람들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자괴감에 빠지게 하는 내용들"이라며 "사람들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실감을 던져주고 있기도 한 것이니 우리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앵커브리핑'을 통해서도 현 시국에 대해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뉴스와 절망을 함께 전한 것은 아닌가, 저희들 마음 역시 어둡다"고 했다. 실제 끝도 없이 터져나오는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의혹 정황들이 대중은 분노를 넘어선 허탈감과 절망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때 '뉴스룸'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충실한 보도로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는 동시에 대중의 상처에 깊은 공감과 위로를 건넨 셈이다.
이는 지난 2014년 전국민을 비탄에 빠뜨린 '세월호 사건' 때도 여실히 전해졌었다. 모든 보도프로그램들이 세월호를 떠난 상황에도 손석희 앵커는 스튜디오도 없고 캄캄한 팽목항에 홀로 선 채 며칠째 같은 옷을 입고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세월호 침몰 참사 관련 소식을 생중계했다. 또한 결국 스튜디오 복귀를 알리면서도 눈물을 울컥하며 "이곳을 향한 시선을 멈추거나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세월호 참사 1년 후에도 역시 이문재 시인의 '오래된 기도' 구절을 인용해 "함께 꼭 기억하겠다"고 다시금 약속했다. 이처럼 손석희 앵커의 '뉴스룸'은 단순한 보도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매번 좌절과 무력감이란 고통에 빠진 대중들에 유일한 위안을 주는 소통의 창구란 기능을 함께 해왔다.
실제 'JTBC 뉴스룸'은 3일 예정된 전설적 밴드 비틀즈의 멤버 링고스타와의 인터뷰도 취소했다. 당초 내한 일정에도 언론 인터뷰 일체를 고사했던 링고스타가 손석희에 대한 신뢰로 유일하게 요청을 수락한 '뉴스룸'이었다. 링고스타의 단독 인터뷰 만으로도 7~80년대를 풍미한 세계적 팝 아티스트들의 비화들을 이끌어내며 충분히 세계적 이슈를 끌어낼 수 있음에도 '뉴스룸' 측은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문화초대석을 자중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링고스타 측은 이날 오후 티브이데일리에 "인터뷰 취소와 관련해 알려진 바대로 아쉬움은 있지만, 충분히 '뉴스룸'의 뜻을 이해하며 흔쾌히 양해했다"고 밝혔다. '뉴스룸'을 향한 대중의 관심과 믿음은 결국 당연한 결과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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