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동창 검색하다 놀란 일
몇년전에 심심할때
전교에서 머리좋고 공부잘하고 잘생겨서 유명하던 남자애들 중 이름 특이한 애들 인터넷 검색해 본적이 있어요 마흔초반요
이중 하나 엄청 잘생기고 똑똑한 A군이 명문대 미대 나와서 작가활동 하고 있길래. 와 역시 얘는 역변없이 잘 컸구나. 이럴 줄 알았어.
다들 잘 나가네...한편 씁쓸 왕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어요
의사되고 교수되고..(어차피 인터넷에 잘 뜨는 사람은 유명인 아니면 범죄자죠) 근데 어째 연예인은 하나도 없냐 ..아쉬워하기도 하고.
저도 사실 초딩중딩때 잘나가던 사람 중 하나였는데
인생이 그닥 안 풀려서 이도저도 아닌 삶. 아직도 헤매고 있거든요
근데 최근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A군이 중학교 때 정신병 우울병 비슷한게 갑자기 발병해서
십년 이상 정신병원 감금 비슷한 생활을 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문대 미대도 갔고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고..정말 열심히 독하게 삶을 버티며 잘 살아냈나 봐요
어릴 적 부모님도 아는데.. 가족들도 온갖 고생을 해서 극복했나봐요
그 과정을 우연히 글로 읽었는데 어찌나 고통스럽고 고독하게 전달이 되던지..눈물이 막 주체할수 없이 하염없이 흘러내렸어요
전 원래 별명이 울보인데 잘 안 운지 7,8년은 됐거든요
삶이 너무 힘들어서 잘 울지 않게 됐어요.
타인이 일궈낸 삶을 .. 우리는 결과만 보고 판단하죠
저도 몇년전 처음에 검색한 내용만 봤을 때는
쳇 어차피 이런 애들은 금수저 집안이라
인생 아무 굴곡 없이 탄탄대로를 주욱 걸었겠지. 꽃길만 걸었겠지. 생각하며 흙수저 우리 집안, 내 처지를 원망하고 그랬었어요.
남의 삶을 결과만 보고 쉽게 판단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그리고
저 또한 잘 안 풀리는 삶을 버텨내고 있는 중인데
그래 그동안 이만하면 잘 버텼다 하며 이쯤에서 손을 탁 놔버릴까도 생각했었는데 .. 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더 버티고 열심히 살았어야 했나 봐요 ..얘에 비하면 내 삶은 많이 나태한 삶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험한 세상 겪어내며 세상 저주하며
많은 것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기하고
현재 내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
염세적으로 변한 나
고통스럽고 고독한 시간들을 가족의 사랑과 애정 속에서 버텨내고 버텨내서 자기 가족도 일궈내고 제2삶을 산뜻하게 시작한 동창.
세상이 원래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란 생각을 늘 하긴 했지만
근래 내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어요
그리고..덧붙이자면
제가 살면서 갑자기 사고나 중병으로 몹시 힘들어진 남자분들을 몇 분 본 적이 있는데 .. 결국 모두 결혼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요. 공통점이 모두 원래 잘난 분들이었다는 거긴 하지만.. 아내분들이 참으로 훌륭하신거 같아요
남들은 우여곡절 생로병사 끔찍하게 겪고도 가정 일궈내고 2세 만들고 열심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데 .. 전 겨우 내 한 목숨 연명하고 사는데 급급하면서 뭐가 그리 힘들다는 건지.. ㅠ 이번 생은 참 씁쓸하네요
누가 내 등좀 토탁토닥 해줬으면 하는 가을밤이에요
창너머로 귀뚜라미 풀벌레 찌찌 구슬픈 소리만 더해가네요
1. 어론 어게인
'16.10.10 9:55 PM (27.81.xxx.177)젊어서부터 열심히 살아왔는데
그럭저럭 자식 낳고 알콩 달콩 살아왔는데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오십줄 들어 모든 것을 잃고
인생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어요
혼자면 어때요
건강 지키면서
너무 열심히 말고 설렁설렁 살아보세요
인생 길어요2. ..
'16.10.10 10:08 PM (124.61.xxx.49)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네요.
잘 댓글 안다는데..
인생은 또 한편으로 공평하다 생각드는게 잘났든 못났든 잘살았든 못살았든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거...
뒤돌아보면 인생의 찬란함도 비참함도 모두 순간이 되어버리는 때가 온다는거죠..
부디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3. ㅎ
'16.10.10 10:18 PM (223.62.xxx.178)저도 눈물이 핑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ㄱㄴ
'16.10.10 10:29 PM (175.223.xxx.253)시간 내셔서
들어보세요
유튜브..검색
세상을 절대 못 바꾸는 15분.
정신과의사선생님..말들 참 편안해요5. 글을
'16.10.10 10:33 PM (90.205.xxx.115)참 진솔하게 쓰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6. 동감
'16.10.10 10:36 PM (113.10.xxx.150) - 삭제된댓글완전이요. 맨날 골골 투덜... 저도 반성하고 갑니다. 성숙하져야겠어요.
7. 동감
'16.10.10 10:37 PM (113.10.xxx.150)완전이요. 맨날 골골 투덜... 저도 반성하고 갑니다. 성숙해져야겠어요.
8. ㆍㆍ
'16.10.10 11:07 PM (119.192.xxx.247)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결과나 현재모습만을 보게되고
타인의 삶의 뒤안길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은데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9. ;;;;;;;;;;
'16.10.10 11:09 PM (222.98.xxx.77) - 삭제된댓글그 동창분 이야기 지우세요. 누가 원글님 이야기 이렇게 자세히 묘사하면 좋으신가요?
일기는 일기장에 씁시다. 세상 좁아요10. 좋은글
'16.10.10 11:12 PM (61.76.xxx.197)잘 읽었어요
11. 22
'16.10.10 11:39 PM (121.129.xxx.40) - 삭제된댓글친구분은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배우고싶어요
우울증으로 힘들어요 학교 생활이 가능했으면 약으로 좋아진건지 ,,
가까운분이 갑자기 사고나서 사회 생활을 못한다면 저같음 포기할텐데 더 잘나갔으면
주변에서 보는 눈 기대도 더 힘들었을텐데 과거에 집착하고 세상 원망했을텐데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궁금합니다12. ...
'16.10.11 1:18 AM (125.31.xxx.12)유튜브 검색- 세상을 절대 못바꾸는 시간들
나중에 찿아 보려 저장 합니다~^^13. ..
'16.10.11 3:54 PM (223.62.xxx.124)좋은글 감사합니다.
14. ...
'16.10.11 4:13 PM (220.123.xxx.112) - 삭제된댓글저도 이름 특이하고 잘나가던 애 검색해보니까 나오네요^^
신기~15. ...
'16.10.11 4:17 PM (183.104.xxx.14)3년전 부터 삶을 대하는 자세가 나태해지고 우울해 졌습니다. 님과 같은 이유였겠지요...20대에 무언가 이루고 싶은 욕망에 폭주하듯 열심히만 살아서 그런지 언젠가 부터 방전된 밧데리 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습니다. 우울증 탓 환경 탓 하며 그냥 편하게 무언가를 내려놓고 포기하고 살다보니 내 자신도 놓아버린듯 합니다. 님의 글 보고 정신이 확들었습니다. 오늘부터 조금더 제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야 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6. 감사
'16.10.11 4:21 PM (183.109.xxx.87) - 삭제된댓글님도 잘되시고 행복해지실거에요
서로 힘이 되어줄 누군가를 만나시길 빕니지17. 감사
'16.10.11 4:22 PM (183.109.xxx.87)님도 잘되시고 행복해지실거에요
서로 힘이 되어줄 누군가를 만나시길 빕니다18. 감사함
'16.10.11 4:55 PM (112.161.xxx.17)원글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고 인생의 스승님들이 여기 계셨네요
공감가는 글과 댓글들 감사해요19. 가을타다
'16.10.11 5:53 PM (123.228.xxx.223)힘내세요 저도 글 읽고 힘내보려고요 되돌아보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 순간만이 후회없더라고요
20. ㄱㄴ님
'16.10.11 8:01 PM (175.115.xxx.92)감사인사 드릴려고 로그인했어요.
20분짜리 유툽 먼저보고 참 좋구나싶네요. 구독할거 같애요.^^21. ..
'16.10.11 9:56 PM (123.109.xxx.183) - 삭제된댓글저도 갑자기 초등 동창들 검색해보고 페이스북에서 몇십년만에 사진들 보고 했네요.
기분이 참 묘하네요.. 어릴 적 모습만 기억에 있던 친구들의 제각각의 현재 사는 모습을 보고 나니..
원글님 토닥토닥 해드릴께요.
저도 40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 싱글에.. 뭐 이뤄놓은것도 없고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아직 늦지 않았어요.. 우리 함께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