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날이지만 저녁시간도 지난 때라 사람은 많지않았어요.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들어가서 문을 닫으려다가 깜짝 놀라 돌아보니,
어떤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쩌렁쩌렁 울리도록 큰소리를 지르며 화장실로 들어오고 있었어요.
어찌나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는지 화장실로 들어오려던 사람도 멈칫할 정도.
곧 멈추겠지 했는데 볼일 다보고 나와서 손을 씻고 있는 내내 그 신경질적인 큰 소리가 계속되었어요.
저는 잠시 기다렸다가 멈추면 '너무하시네요.조용히 하시죠'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가
그 소리 지르는 내용을 듣고는 기가 막혀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아이는 초등 일이학년 정도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였고, 잔뜩 겁에 질려있었어요.
아마 화장실 볼일을 보고 손을 씻은 아이가 수도꼭지를 닫고 엄마에게 갔나봐요.
엄마는 아이 코를 풀게하고 비누칠을 해서 손을 박박 닦이고 아이를 가르치려는지
그 자리에 계속 서서 수도꼭지 만지지 말라고 다시 소리소리 지르더라고요.
그러는사이 수돗물은 내내 펑펑 쏟아지고 있었고.
저는 "수도꼭지 닫으셔야죠" 하고 작게 옆에서 알려주었고, 여자는 못들은 척 하다가 저를 슬쩍 쳐다보더니
그냥 아이손을 끌고 나가더라고요.
저는 다시한번 "수도꼭지 잠그고 가시라고요!" 외쳤죠.
여자는 저를 째려보며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 하고는 떠나버렸어요.
아이는 거의 끌려가는 형국.
여자의 표정은 정말이지 짜증이 뚝뚝 떨어지는 듯.
결벽증이라서 그렇겠지만 저는 아이가 오늘까지도 내내 걱정이 되네요.
어디 사는지도 모르지만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라기가 힘들 것 같고,
그 짜증과 큰소리를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아무런 상관없이 내지르는 상태이니
평소에 아이를 어떤 식으로 대할지 예상이 되고.
불쌍한 그 아이 어쩌나요.
수도꼭지는 결국 제가 닫았는데 함께 보고 있던 사람도
어처구니없어하면서 "별미친사람 다보네요. 아이가 불쌍하네" 하더라고요.
혹시 이런 사람 아시면 정신과 치료받으라고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