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교통범칙금

절약 조회수 : 830
작성일 : 2016-10-05 00:40:22

퇴근길에 대개 헬쓰를 하는데 오늘은 그냥 맘이 어수선해서 마트에서 간단한 장 보고 그냥 왔어요.

집 현관에 등기를 경비실에 보관했다고 쪽지가 꽂혀 있더라구요.

보낸 곳이 **경찰서이니 아마도 교통범칙금이겠지 싶어요.

남편한테 오면서 경비실에서 등기 받아와 달라고 카톡했어요.

그러면서

돈 없어 죽겠는데 교통범칙금까지 내야 하니 한숨난다.. 이렇게 썼어요.


장본거 정리하면서 속으로 생각했어요.

내가 카페 커피도 이젠 완전히 끊고 캡슐커피로 대체했다가

이젠 캡슐커피마저 끊었고 카누로 마셔요.

캡슐커피 집에 다 떨어져서 장보면서 캡슐커피 들었다가 그냥 다시 그 자리에 놓았어요.

내가 지금 이거 마실때가 아니지 싶어서요.

더더 절약해야 하면 아마도 맥심으로 그 다음엔 맥스웰로?


제가 미각이 고급이예요.

백선생식 단맛으로 버무려진 음식으로는 전혀 먹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미각입니다.

저희 친정어머니는 집에서 간단하게 갈비찜을 해도 은행까지 꼭 넣으셨죠.

이런 걸 집에서 만들 수 있을까 싶은 것도 그 옛날에 모두 집에서 만드셨어요.

1960년대에도 집에서 가스텔라도 위에 계란 줄 친거 만드셨고

새봄이면 여린 쑥잎을 뜯어서 데쳐서 냉동하셨던 분이었어요. 일년 내내 쓴다고요.

이런 친정어머니 덕인지 제 미각은 최대로 발달해서 웬만한 외식으로는 음식 맛보는 즐거움을 못 느낍니다.


하다못해 와인도 그래요.

커피도 그렇구요!

그냥 매일 먹는 음식도 다 그래요.

그것 뿐 아니라 옷 입는 것도, 색상도...


그렇게 다 느끼는 내가 즐기고 싶은거 사고 싶은 거 모두 다 마음을 접고 안사요.

안 아끼는 건 마트에서 식재료 뿐입니다만,

그것도 호수산 쇠고기에서 이젠 돼지고기로 다 대체했어요.

대신 야채볶음은 원없이 해서 먹어요.


장본거 정리하면서 눈물이 조금 났는데

제가 정신차리자.. 이건 암것도 아니야... 이렇게 되뇌었어요.

난 더한 것도 다 이겨냈어.

사람이 견디기 힘든 것도 다 이겨내고 살아온 난데 이깟 교통범칙금이 뭔 대수라고..

내가 이겨낼거야. 다 이겨낼거야.


남편이 오면서 교통범칙금 통지서를 안 가져오네요.

왜 안가져왔어? 하니까 당신이 속상할까봐서 그냥 차에 뒀어.

내가 낼테니까 걱정 말아.. 이러네요.

뭐였어? 하니깐 60Km 제한속도인데 당신이 80Km 로 몰았대..

아마도 내가 출근길에 늦어서 속도를 내서 그랬나 봅니다.

내가 안전운행의 모범이라 자신하면서 살았는데 나도 모르게 과속했나봐요.


그냥 너무 속상한 날이네요.

내가 이렇게 절약하고 살면 뭔 끝이 보일까요?

남편 말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절약이 왕도가 아니래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최대한 신장시켜야 하는거래요.

내가 더 이상 뭘 할 수 있을까. 나도 그걸 알고 싶어... 이러고 말았어요.

전 너무 힘드네요.

IP : 121.188.xxx.5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존심
    '16.10.5 12:44 AM (14.37.xxx.183)

    커피는 드세요 그정도 사치는 누려도됩니다
    횟수를 줄일지언정

  • 2. 그래도
    '16.10.5 12:50 AM (219.249.xxx.119) - 삭제된댓글

    남편 말씅을 참 이쁘게 하시네요
    배려심 많으신 분인듯
    조금만더 시간 지나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거에요
    열심히 사시는 원글님
    봉다리커피면 어때요
    커피 한잔에 머리도 맑아지고 기운 샘솟으면 되는거죠

  • 3. 그래도
    '16.10.5 12:51 AM (219.249.xxx.119)

    남편 말씀을 참 이쁘게 하시네요
    배려심 많으신 분인듯
    조금만더 시간 지나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거에요
    열심히 사시는 원글님
    봉다리커피면 어때요
    커피 한잔에 머리도 맑아지고 기운 샘솟으면 되는거죠

  • 4. 흠..
    '16.10.5 9:18 AM (121.132.xxx.241)

    자본주의 사회에서 절약이 왕도가 아니라....
    남푠되시는 분이 저런말 하는걸 보니 좀 철이 없네요.
    넉넉한 사람들 얘기지, 없는 돈 쓰라는 얘긴가 ?

  • 5. ㅠ.ㅠ
    '16.10.5 11:44 AM (218.159.xxx.34)

    저희두 지난주 한꺼번에 두건이 날라왔어요.
    저희 남편 운전을 참 예쁘게 하는 스타일인데 가끔 한번씩 이러네요. 근데 몇년에 한번씩 꼭 2~3장이 같이 날라옵니다.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4106 제 생각엔 집값은 앞으로 15년은 오를겁니다. 30 ... 2016/10/05 7,872
604105 똑똑한 중 2 남학생 청화대 맞장 9 중힉교2 남.. 2016/10/05 2,555
604104 제가 나쁜건가요? 2 ㅇㅇ 2016/10/05 1,378
604103 부산 바닷가 아파트에 사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36 부산 2016/10/05 26,671
604102 아주 가는 냉면 어디서 파는지 아시는 분 6 ㄷㅈ 2016/10/05 1,062
604101 조기유학한 아이들 성인되서 부모와 덜 가깝나요? 8 질문 2016/10/05 3,003
604100 구르미..질문이요 11 ?? 2016/10/05 1,873
604099 맨인더다크 보신분 계세요? 2 영화 2016/10/05 506
604098 저탄수고지방식에 마요네즈는 어떨까요? 11 happy 2016/10/05 3,402
604097 수영모자 색상 뭐가 예쁠까요? 7 쎈스있으신분.. 2016/10/05 1,686
604096 가을 겨울 옷 정리하다 몸살나겠어요... 2 정리하다 죽.. 2016/10/05 2,197
604095 동작구 상도동 집값 상도동 2016/10/05 2,744
604094 신발2000 만원짜리 자랑하지말고 그돈으로 불우이웃 돕고살면 박.. 6 yellow.. 2016/10/05 3,545
604093 김영란법 - 단체 축의금액 질문드려요 9 10만원 2016/10/05 1,053
604092 왜 집값 얘기만 하면 낚시? 9 이상해요 2016/10/05 1,648
604091 식용유 뭐가 대세인가요 ? 7 요즘엔 2016/10/05 2,429
604090 벽걸이 선풍기 활용도가 높을까요? 5 ... 2016/10/05 772
604089 젓가락질 못하는 사람은 왜 그런 거에요? 32 2016/10/05 8,370
604088 중3 ㆍ초6 아들이랑 첫 해외여행지 4 어디로 해야.. 2016/10/05 1,273
604087 감기로 고열나는 아이가 피자먹고 싶다고 --; 24 ㅇㅇ 2016/10/05 5,809
604086 회사 행사 때마다 휴가내는 직원 10 00 2016/10/05 4,244
604085 혈압약 끊었는데 조언해주세요 ^^ 7 혈압 2016/10/05 2,218
604084 코스트코에 파는 치즈 추천부탁드려요 3 .. 2016/10/05 2,207
604083 알바비 받는데 등본은 왜 필요할가요? 3 ^^* 2016/10/05 2,845
604082 폐암으로 9번 항암주사 맞았는데요 효과가 없데요 7 항암포기 2016/10/05 6,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