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섯
몇 달 전부터 독립해서 사는데 첨엔 정신없더니 이젠 정말 행복하네요.
대학때부터 기숙사에서 지냈고 친구들과 자취도 하고 혼자도 살아보다가
다시 부모님들과 합쳐서 3년을 살았는데 편하긴 했어요.
아침에 나가서 밤에 들어오니...ㅠ ㅠ
올해 큰 맘 먹고 독립을 했어요 결혼은 아직 생각없구요
부모님들은 돈 모으기 힘들다고는 하셨지만 제가 거의 15년 넘게 자취 부모님과 동거 친구들과 동거 등등
거쳐오면서 뼈저리게 느낀 건 남자든 여자든 나이들면 부모로부터 경제적 정신적 자립을 해야된다는 겁니다.
물론 같이살면 돈은 모이겠죠...생활비 따로 안드리면
그런데 정신적인 독립은 힘들더라구요.
다행히 부모님들 두 분 사이좋으시고 힘들지 않으셔서 죄송한 맘도 있었지만
(지역을 옮겨서 자주 못 볼 것이기에) 더 늦기전에 독립했습니다.
결혼하면 어차피 따로 살거니 같이 사는게 좋다는 말 저는 조심스럽게 반대합니다.
자주 찾아뵙고 하는 건 좋지만...남자든 여자든 자립심을 키워야 되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에선 이런 인식 아직 좀 힘들고 더군다나 혼자사는 여자들 우습게 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암튼 모은 돈 탈탈털고 부모님한테도 좀 빌려서 괜찮은 아파트 구입했습니다.
빚이 많아지고 고생길도 훤하지만...ㅠ ㅠ그래도 정신적으로 참 충만해집니다.
간단한 가구며 가전제품도 구입했네요.
엄마는 시집갈 때 살건데 아무거나 사라고 중고사지 왜 좋은 거 사냐고 뭐라하셨지만...ㅎㅎㅎ
혼자라 더 좋은 거 맘에 드는 거 사고싶더라구요.
이것저것 사다보니 카드값도쌓이고 대출금 포함...갚고 살려면 일은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
혼자 여유시간도 보내고 일도 하고 맛있고 건강한 음식도 만들어먹으며...
청소도 더 열심히 하며 멋지게 살아야겠습니다.
일에 치여 씻지도 못하고 잠들 때도 있지만 ㅠ ㅠ 그래도 주말에 대청소 하고 환기시키고
남은일 가져와서 혼자 앉아 하는데...참 좋더라구요.
부모님 또는 형제...그리고 나중에 언제가 될지 모르고 또 안될 수도 있지만 남편이랑 자식이랑 살기 전
혼자만의 시간...혼자 경제를 책임지고 살림을 하고 힘듦의 무게를 버티고 때론 외로워서 우울하기도 하지만
이런 순간들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거 같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