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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반려동물 처음 데려오실 때 어디에 계셨어요?

내 서열은? 조회수 : 1,247
작성일 : 2016-08-31 21:33:06

20년 전인가....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니 치와와 한마리가 소파 한가운데 앉아있어요.

들어서는 저를 보더니 왈왈 짖더라고요.

엄마가 말씀하시길 큰 외갓집에서 데려왔다고 예쁘지않냐고 하시면서 좋아하셨어요.

작은 외갓집에서 처음 키운 치와와가 새끼를 낳아 큰 외갓집에서 그 새끼를 키우셨고,

큰 외갓집의 치와와가 새끼를 낳아 저희집으로도 한 마리가 온거였어요.

그래서 그 후로 저희는 명절이나 어른들 생신 때 꼭 이 멍뭉이들을 데리고 다녔어요.

얘네들도 이럴 때 가족 모임해야한다고요.

설날에는 큰 외갓집과 저희집 멍뭉이들에게 각각 할머니와 엄마에게 절해라~ 이런 것도 하고요.


이 녀석이 엄마를 무척 따랐어요. 전 그게 엄마가 밥을 주시니 순종하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언니도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언니가 산책을 자주 시켜주니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 말은 죽어도 안듣더라고요. 저도 힘든 직장일해서 버는 돈으로 온갖 공물을 바쳤는데 소용없었어요.

불러도 가던 길 마저 가거나, 자려고 할 때 옆에 누우면 크르르~ 하는 소리도 냈어요.


그러다가 제가 다니던 직장의 상사분께서 코카 한 마리를 분양해주셔서 집에 데려왔어요.

다행히 이 녀석은 절 좋아해주는데 뭔가 다른 가족들을 대하는 것과 다르더라고요.

다른 가족이 화장실에 있으면 그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데

제가 있으면 앞발로 문을 쿵쿵 찍어요. 그리고 들어와서 저랑 화장실을 같이 써요.

산책도 엄마나 언니가 시켜주면 같이 걷는데 제가 데려가면 조금 걷다가 무조건 안으래요.

그래서 그 무거운 코카를 안고 산책을 시켜주고 헉헉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와요.


그리고 이 두 녀석은 한 번도 저에게 손을 내밀거나 배를 보여준 적이 없어요.



그런데 어떤 모임에서 만난 분이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반려동물을 데려올 때 전 어디에 있었냐고요.

그래서 치와와 데려올 때는 바깥에 있었고, 코카는 내가 직접 데리고 들어왔다고 하니

반려동물들은 자기들이 집에 올 때 집안에 있는 사람의 서열을 더 높게 생각하고,

자기보다 늦게 들어온 사람은 자기 아래 서열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치와와는 저에게는 자기가 언니인거고,

코카는 저와 동갑내기 친구라고 여기는 거래요.

그말을 듣고나니 마치 퍼즐맞추듯이 그 두 녀석이 저를 업신여기던 것이 딱 이해가 되더라고요. ㅠ ㅠ


치와와는 몇 년전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이제 코카만 남았는데

여전히 엄마와 언니에게는 정답게 엉덩이를 들이밀며 옆으로 앉고, 저는 깔고 앉습니다.

누워있으면 밟고 지나가기도 하고요. 배게도 절 밀어내고 자기가 베고 자요.

크흑....


여러분은 반려동물 데려오셨을 때 어디에 계셨어요?

특히 저같은 입장에 계신 분들이요.

IP : 119.71.xxx.14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
    '16.8.31 9:37 PM (49.175.xxx.137) - 삭제된댓글

    냥이와 멍이는 상전입니다 섬기셔야죠
    ㅋㅋㅋ 농담이고 그래도 둥실한 엉덩이는 실컷 만지겠네요
    저도 집에선 제일 만만한 호구인데 그래도 멍멍이가 너무 좋아요

  • 2. 가족모두
    '16.8.31 9:48 PM (58.227.xxx.173)

    충무로 애견센타에 가서 사왔는데욤?

    요키였는데 (작년에 무지개다리 건넜어요 ㅜㅜ) 서열 정확히 알더라구요
    남편이 보스인줄 알아 제일 충성했고
    전 밥주니까... 아쉬울때 복종했고
    명목상 개주인이었던 큰애는 친언니처럼 따랐고

    데려올 당시 어렸던 둘째 셋째는 죽을때까지 동급 내지는 지 아래로 알고 갔네요...

    아휴 보구싶다.

  • 3. 아 귀엽다
    '16.8.31 9:51 PM (223.62.xxx.23)

    강아지는 사랑이예요 ❤️❤️❤️

  • 4. 재밌어요
    '16.8.31 10:03 PM (121.160.xxx.222)

    맞는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재밌네요 ^^

    저는 동물보호소에서 그지꼴 쭈구리로 있던 아깽이 두마리 입양했는데
    이동장에 넣고 끙끙거리면서 같이 들어와서 그런가요?
    이녀석들이 밥주고 키워주는 나를 동급으로 취급해요 ㅠ.ㅠ
    반면 고양이들보다 늦게, 저녁때 들어와서 내다버리라고 난리친 남편에게는 되게 애교부림. ㅠ.ㅠ
    그래도 귀여워서 갑질 당하고 살아요 ㅋ

  • 5. 강아지
    '16.8.31 10:04 PM (121.187.xxx.167)

    만큼사랑스러운 글이네요 글자체가 너무이뻐요

  • 6. 강쥐맘
    '16.8.31 10:12 PM (175.117.xxx.75)

    원글님도 귀엽고 강아지들도 귀엽구...
    다 사랑스럽네요.

    녀석들이 서열 정리는 기가 막히게 하죠.

  • 7.
    '16.8.31 10:28 PM (119.14.xxx.20)

    정말 동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데, 이 글은 정말 귀엽네요. ㅎㅎ

    아, 생각해 보니, 이런 글로만 보면 재미있고 동물들 너무 귀엽다 싶다가도...
    막상 실지로 보면 왜 그렇게 무섭고 싫은지...ㅜㅜ

  • 8. 우리강아지
    '16.9.1 12:02 AM (115.136.xxx.93)

    무지개다리건넌 우리강아지
    제가 데리고 들어왔어요
    우리 아빠 무서워하면서도요

    아빠가 절 깨우려고 이불 잡아채거나
    또 우리오빠랑 저랑 싸우면 그 온순하던 개가
    죽일듯이 짖고 오빠 바짓가랑이 물고 흔들고 그랬어요

    착한 녀석이었는데 ㅜㅜ
    좋은 곳에서 잘 살고 있어라 꼭 다시 보자

  • 9. 저는 프리도그에서
    '16.9.1 12:11 AM (175.226.xxx.83)

    분양받았어요
    어린놈 키우다 일년쯤되니 시들해서 무료분양한다더니
    데리러가서 우리가 예뻐라하니 십만원을 달라더군요.
    삼십대주부던데 참 얍삽하다싶었지만 이미 보자마자 정들어
    그돈주고 지금 육년째 키우고 있는 그아이는 숫컷 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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