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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살 아기랑 비를 쫄딱 맞았네요^^;

조회수 : 4,693
작성일 : 2016-08-26 00:33:32


3실 딸아이 하원 시키고 병원을 갈까 말까 하다가
가는 걸로 결정 지어서 우산 없이 진료를 보고 나오는데
비가 한 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아이 아빠는 야근인데 데릴러 오라고 하느니
어서 가는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편의점도 안 보여서 서둘러 가는데 점점 비가 거세졌어요

다행히 아이는 햇빛가리개창이 큰 유모차형 자전거를 타고 있긴 했지만
감기걸릴까봐 최대한 나무들 사이로 이리저리 가는데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


피했다 갈까 어쩔까 하는데 답이 안 나와서 일단 고!

근데 문제는... 제가 3개월 전에 중급 다리 수술을 했고
여전히 걷는게 힘들거든요
그야말로 이동만 되고 뛰기 빨리 걷기 전혀 안 되는..

나름 최선을 다해 빨리 가면서

-00아 다왔어 다왔어 조금만 참아줘!

하니까 아이가

- 다왔어! 다왔어!!

하는데 웃음이 풉 나데요? ㅎㅎㅎ

아이가 워낙 비를 좋아하긴 하는데
상체는 그대로고 아래 바지쪽으로 비가 들이쳤나봐요

혼자 꺄아꺄아 거리면서 비를 만지고
제가 또 다왔어 다왔어!! 미안해!!
하니까

-꺄 다왔어 다왔어!!

따라하는데 누가 보면 이런 와중에 걸어가는 내가 이해 안 되고
나 스스로도 이런 내가 너무 비참하긴 하지만
아이가 상황을 즐겨주니 이 또한 나중에 둘만의 추억이겠구나
하면서 이내 재밌어 지더라고요

겨우 엘리베이터 들어와서
아이를 보니 무릎에 묻은 물을 손으로 휘저으며 방긋 웃는데
아우.. 사랑해 소리 절로 나와요^^;

다행히 얼굴이랑 상체는 자전거가 다 막아줘서 안젖었네요^^

요놈의 자전거 핸들링 안 좋아 버릴라고 했는데
너무 소중해 졌어요 ㅎㅎ

들어오자마자 둘이 따뜻한 물로 같이 씻고 콩나물 국에 밥 말아 먹는데
우산 미리 못챙긴거 더 빨리 달려주지 못한거 여러가지 미안하지만
참.... 행복이 별건가 싶고 새삼 아이가 있어 행복한 하루네요^^



IP : 115.161.xxx.73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리
    '16.8.26 12:36 AM (125.191.xxx.220)

    아웅 저도 행복해지네요. 귀여운 아가~~^^

  • 2. 뭐가?
    '16.8.26 12:36 AM (223.62.xxx.76)

    그게 왜 행복이죠?

    아이가 안타깝기만한데...ㅠ.ㅠ

  • 3.
    '16.8.26 12:37 AM (180.230.xxx.161)

    너무 이쁜 엄마와 아이네요^^
    덕분에 행복해졌어요~~~~
    감사♡

  • 4. oo
    '16.8.26 12:39 AM (110.11.xxx.165)

    콩나물 국으로 마무리하는 잔잔한 여름 동화~
    꺄~다왔어 다왔어! 물방울 톡톡 털며 방긋!
    아이들은 정말 예쁘네요.

  • 5. ㅔㅔ
    '16.8.26 12:40 AM (175.223.xxx.53)

    행복한 추억이 될거에요
    잊으면 안되니까 꼭 기록에 남기세요
    그리고
    아가랑 더 행복하세요~~

  • 6.
    '16.8.26 12:40 AM (115.161.xxx.73)

    상황은 아이에게 저도 무척 미안하고 안타까웠지만
    그 상황에서 조차 해맑은 아이를 보고
    둘이 악조건을 함께 견뎌낸 전우애가 생겼다고 할까요? ㅎ
    모르겠어요 분명 상황은 안 좋았지만 이상하게 마냥 짜증이 나지는 않더라고요 ㅎ 아이는 참고로 감기 증세는 없습니다 ㅎ

  • 7. @@
    '16.8.26 12:40 AM (211.36.xxx.153)

    살면서 이렇게 무더운날 비쫄딱 맞는 경험이 왜
    안타깝나요?자동차로 모셔오고 모셔가고 비한번 안맞아보고 살아야 행복한건가요?

  • 8. @ @
    '16.8.26 12:41 AM (119.18.xxx.100)

    아기가 재미있었겠어요...
    윗님..아이들 비 맞는거 좋아해요...엄청.
    원글님 아기는 병원도 가야하고 어리니깐 좀 그렇지만...

    우리 아이 주말마다 축구하는데 영국사람한테 레슨받아요...예전 우리나라 축구팀은 눈비 오면 무조건 취소인데...영국샘은 무조건 해요...눈이 와도 비가 와도...지금 8년째 하고 있는데...아이들 눈비오면 얼마나 좋아하는데요...처음엔 살짝 걱정됐는데 이젠 뭐...즐깁니다....다만 그럴 기회가 거의 없어서 아쉽지요.

  • 9. ㅇㅇ
    '16.8.26 12:44 AM (211.36.xxx.22)

    그러네요.
    정말예쁘고 가슴 따뜻해지는
    짧은 여름 동화 한 편 보고난 느낌..
    두 분의 행복 응원합니다. 쭉~~~!^^

  • 10. ^^
    '16.8.26 12:45 AM (175.201.xxx.117)

    아기가 너무 귀엽고 착하네요~~
    짜증나고 힘들수도 있었던 상황을
    행복한 에피소드로 만들어버리네요 ^^

  • 11.
    '16.8.26 12:49 AM (115.161.xxx.73)

    네 저도 아이에게 고마웠어요..
    아이들은 동화 그 자체인 것 같아요 ^^
    혹시 탈 날까 옆에 누워서 끄적여봤는데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12. ...
    '16.8.26 1:04 AM (124.51.xxx.238)

    이제 단어 얘기하는 21개월 저희 딸도
    비 하늘 물 하며 엄청 좋아해요 ㅎㅎㅎㅎ
    이쁜 아이 잘 자고 좋은꿈 꾸길 바래요~~

  • 13. ㅎㅎ
    '16.8.26 1:16 AM (1.236.xxx.30)

    예쁜 동화책 보는듯 그림이 연상되네요
    아기 보고 싶어요~ 귀여워라~

  • 14. midnight99
    '16.8.26 1:19 AM (90.213.xxx.56)

    참, 영혼이 씻겨지는 듯한 사랑스러움이네요.
    원글님이 아이에 대한 사랑도 예쁘고, 아이도 넘 예쁘고.

  • 15. 이쁘네요
    '16.8.26 1:25 AM (1.241.xxx.222)

    아가한테 배우네요ㆍㆍㅎㅎ 긍정의 힘!!
    좀 더 젖을까 조마조마 하면서 집까지 걸었을 엄마 생각에 짠하긴 해도,아이가 다행이 즐거워해주니 제가 다 기특해요~~

  • 16. ........
    '16.8.26 1:36 AM (101.55.xxx.60) - 삭제된댓글

    저도 처음 미국와서 문화충격이 비가 와도 우산을 안 써요.
    그리고 비가 오건 눈이 오건 축구를 해요.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치지 않는 한 애들이 밖으로 나와 빗속에서 뛰어 놀아요.
    여기서 그렇게 오래 살았어도 전 아직도 그걸 못합니다만....

  • 17. ........
    '16.8.26 1:37 AM (101.55.xxx.60) - 삭제된댓글

    저도 처음 미국와서 문화충격이 비가 와도 우산을 안 써요.
    그리고 비가 오건 눈이 오건 축구를 해요.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치지 않는 한 애들이 밖으로 나와 빗속에서 뛰어 놀아요.
    여기서 그렇게 오래 살았어도 전 아직도 그걸 못합니다만....

    아무튼 원글님 덕분에 미소 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기에게도 사랑스러운 경험이 될 거예요.

  • 18. ..
    '16.8.26 1:43 AM (115.139.xxx.108)

    티비에 어른을 위한 동화? 이런거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 그림으로 나오는거 있어요 그런거 본듯한 잔잔한 기분이 드네요.. 저도 자전거타고 볼 일 보러 갔다 세워두기 마땅찮아 쫄딱 맞고 왔어요.. 비 맞는거 20년은 됐을라나요? 근데 해볼만 하더라구요 자주는 아니고.. 의외로 기분이 좋았다는..

  • 19. 아아
    '16.8.26 1:45 AM (1.177.xxx.171)

    너무 예뻐서 눈물이 핑~
    비오는 날의 수채화 BGM으로 나오는 느낌!
    아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 20. 닮아서
    '16.8.26 1:57 AM (182.209.xxx.196)

    이런 상황에 짜증내지 않고 행복을 느낀
    원글님 맘이 이쁘네요~
    엄마 닮아 아기도 사랑스러운 거겠죠~^^

  • 21. 그러게
    '16.8.26 1:58 AM (125.134.xxx.25)

    그런것도 추억이죠
    우리 비많이 오는데 자전거타고 걸어왔었지?하며
    낼부터도 아이와함께 이야기할꺼리가 생긴건데

    왜 행복이 아닐까요?

    저도 세살아기있어서 너무 공감되네요

  • 22. 귀여움
    '16.8.26 2:14 AM (173.208.xxx.178)

    아기가 참 명랑하고 귀엽네요.
    글을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집니다.

  • 23. 모카
    '16.8.26 2:47 AM (175.223.xxx.58)

    넘 귀엽고 예뻐요.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24. ...
    '16.8.26 4:46 AM (68.96.xxx.113)

    아웅.
    그 시절이 그립네요^^
    많이많이 사랑해주시고
    절대 공부로 넘 옥죄이지 마시고!^^;
    행복하게 잘 키우세요~~

  • 25. 행복
    '16.8.26 6:28 AM (110.9.xxx.115)

    아이와 둘만의 추억이 만들어졌다에 격하게공감합니다.
    그럴때 느끼는 충만한 행복감은 무엇과도 바꿀수없죠^^
    아이 기억에 이 일이 기억에 남진 않을지라도기분좋은 느낌으로 저장되어있을거예요

  • 26. 애기배추
    '16.8.26 6:39 AM (113.10.xxx.150)

    아가 예뻐요 예뻐~~^^

  • 27. 행복
    '16.8.26 6:45 AM (175.114.xxx.217)

    행복이 별 건 가요? 이런게 행복이죠!!!!

  • 28.
    '16.8.26 8:26 AM (121.166.xxx.118) - 삭제된댓글

    엄마가 고와서 아기가 이쁜걸겁니다!

  • 29. ㅎㅎ
    '16.8.26 9:04 AM (211.109.xxx.170)

    더러 결혼 왜하냐 애 왜 낳냐..하지만 이런 경험 속에서 인생도 깊어지고 잊었던 순수한 시절을 한 번 더 사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아이와 생기는 전우의식은 특히나 참 좋더라고요. 전 어느 정도 커서 둘만 여행가서 생겼네요.

  • 30. .....
    '16.8.26 9:31 AM (222.108.xxx.28)

    어쩜.. 수채화로 그린 동화같아요^^~
    행복하세요^^~

  • 31. ..
    '16.8.26 9:48 AM (223.62.xxx.35) - 삭제된댓글

    그냥 엄마랑 아기랑 비맞은 얘기인데 왜이렇게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걸까요~몇번을 다시 읽었어요 ㅎㅎ

  • 32.
    '16.8.26 10:05 AM (115.161.xxx.73)

    충만한 행복감 맞아요 바로 그거 같아요^^ 여러분들이 공감해 주시니 더 소중한 추억이 되는 거 같아요 ㅎ 오늘은 우비도 입히고 신발도 앞레 막힌거 신키고 안전하게 등원 시켰어요 ㅎ
    오늘은 엄마 다리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비오면 널 안고 걸으리^^..

  • 33. ..
    '16.8.26 10:09 AM (175.116.xxx.28)

    정말 오랫만에 82에서 미소 지어지는 글을 읽었네요.
    지금 아이 어릴때 그 시절을 충분히 즐기세요..몸은 힘들어도 엄마와 아이 모두가 예쁜 시절이에요.

  • 34. ....
    '16.8.26 11:36 AM (49.167.xxx.194)

    글 읽으면서 울컥했어요.
    따뜻한 글 감사해요.
    세살 예쁜 아기가 감기 걸리지 않고
    언제나 행복하기를...
    그리고 원글님 다리도 빨리 낫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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