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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늑실 늑실한 도둑고양이

순이엄마 조회수 : 1,153
작성일 : 2016-08-16 17:31:47

주택으로 이사한지 2년 되어갑니다.

저희집은 도둑고양이들의 식당이자 잠자리이자 휴식터이자 놀이 공간입니다.

저는 고양이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한겨울에 고양이들이 울어대길래 얼어죽을까봐 헌옷 깔아주고

굶어 죽을까봐 생선 구워서 준 죄밖에 없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이 애들이 저를 보고 도망을 안가는겁니다.

나는 고양이가 무서워 죽겠는데 가라고 했더니 가는척 하면서 돌아서서 절 보고 있습니다.

갈때도 화다닥 절대 안갑니다.

살이 디룩디룩 쪄서 늑실늑실 걸어갑니다.

거기에다가 고양이 똥도 쌉니다. 냄새 지독합니다.

저는 처음에 강아지 똥인줄 얼마나 굵으시던지.ㅜ.ㅜ

어느날 대문에 들어서는데 대문 기둥에 고양이 한마리가 앞발을 내밀고 허리를 쭈욱 늘어 뜨린채

허공을 향해 눈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어머나 저는 호랑인줄 알았습니다.

천하를 호령하는듯한 눈빛 기세 늠름함. 어머나 야옹하고 울지만 않았다면 저는 호랑인줄 알았을것입니다.

드디어 저희 베란다 쪽으로 침입.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저는 그 애들을 쫓아 내려고 애썼습니다. 털도 날리고 냄새도 나고

엄마 고양이도 너무 무서웠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의 타박이(털달린 짐승을 집안에 들이면 본인이 뛰쳐나가겠다고 함)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쫓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고 나니 참 미안합니다.

어린것들이 이 더위에 어디서 무얼할까...

IP : 211.253.xxx.8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16.8.16 5:43 PM (112.160.xxx.226)

    기를 쓰고 쫓았다고 하시니 냥가족으로서는 참 안타깝지만 원글님 마음도 한편으로 이해됩니다.
    저희 부모님이 참 고양이를 요물이라며 싫어하셨는데 30년 전 고드름이 덕지덕지한겨울 마당에서 야옹야옹 하는 소리가 있어 아버지께서 나가보니 지하실에는 새끼고양이 죽은 사체가 3마리 있고 어미고양이가 자기새끼 구해달라고 마당 한 가운데서 서릿발 맞아가며 그렇게도 울더랍니다. 어미옆에는 살아남은 손바닥만한 새끼고양이 한 마리 있구요. 그때는 저희 식구들이 고양이 혐오가 좀 있었고 그래도 안타까워 보여 사람 먹는 우유를 먹여도 되는 줄 알고 국그릇에 크게 한 국자 떠서 주었는데 새끼도 어미도 안 먹고 계속 야옹야옹만 하더니 아버지께서 지하실 죽은 사체 치우러 내려가니 어미고양이가 불같이 아버지께 덤비면서 싸움을 걸어 결국 물리시고 국에 밥이라도 말아주려 준비한 어머니가 마당으로 나오기도 전에 살아남은 새끼 한 마리 입에 물고 바리바리 사라지던 그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네요….. 아버지께서는 고양이에게 물린 그날 이후로 아직까지도 고양이에 대해 별로 안 좋아하시지만 암튼 전 냥이 가족으로서 참 만족스럽고 위안되는 삶을 살고 있어서인지 길냥이들 볼때마다 너무 안됐고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다고 꼬박 챙겨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보니까 그들의 운명이 참...

  • 2. 우리
    '16.8.16 5:49 PM (5.51.xxx.107) - 삭제된댓글

    우리 엄마의 상황과 약간 비슷해요. 제 부모님이 새 집 지어서 귀촌하셨는데 집 근처에 들고양이들이 있대요. 우리 엄마도 고양이 엄청 무서워하시고 싫어하시거든요. 특히 원글님처럼 호랑이 무늬 고양이가 무서우시대요. 그런데 고양이들이 여러 번 쓰레기봉투 뜯어놓으니까 차라리 고기 같은 음식 남는 걸 아예 따로 빼서 수풀에 두셨대요. 집 앞이 논이라서 다른 주민들한테는 피해없을 거고요. 그 후로 쓰레기 봉투도 무사하고 고양이 덕인지 쥐는 한 마리도 없대요. 요새는 여름이라 그런지 고양이들이 너무 말랐더라....봄에 새끼들 데리고 다니던 커다란 어미고양이는 안 보이더라....연한 노랑 고양이가 참 예쁘더라....하세요. 조금씩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시는듯.

  • 3.
    '16.8.16 5:55 PM (112.154.xxx.136)

    진짜 길고양이들 너무 불쌍해요
    왜 태어나서 그렇게 힘들고 비참한 운명이 돼야하는지
    길고양이들때문에 마음 한자락이 항상 그래요
    억지로? 데려온 우리노랭이 길고양이는 맛있는거
    달라고 사료는 입에도 안대고
    시위하는데ㅜ

    이번 여름휴가때 한4개월정도 돼보이는 냥이가
    사람손탔던데 편의점에서 캔이랑 물사서 주니
    허겁지겁 먹던데 편의점 아줌마 저 멀어지니
    다른데 가서 먹으라고 쫓아내던데ㅠ
    데려오려했으나 남편이
    길고양이도 다 각기 운명이 있는거라며ㅠ
    가슴아픕니다

  • 4. ..
    '16.8.16 6:00 PM (121.65.xxx.69) - 삭제된댓글

    길에서 사는 그들의 삶이 참 고단하고도 애처롭지요..글읽다 눈물이 나네요..ㅜㅜ

  • 5. ..
    '16.8.16 6:00 PM (121.65.xxx.69) - 삭제된댓글

    길에서 사는 그들의 삶이 참 고단하고도 애처롭지요..원글,댓글 읽다 눈물이 나네요..ㅜㅜ

  • 6. ㅠㅠㅠㅠ
    '16.8.16 6:01 PM (180.66.xxx.241) - 삭제된댓글

    정말 길고양이 불쌍하죠 ㅠㅠㅠㅠ
    세상에 어찌 그리 태어났누 할때가 많아요
    전 길고양이 위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 더위에 물갖고 사료위에 깡통 나누어 부어 나누어 주러 다녀요
    하루만 빠져도 마음이 아주 불편하고
    다음날 가보면 다 비워진 음식통 보면 안 갈수가 없어요
    앙상한 모습을 보았기에 힘든데도 안할수가 없네요
    너무 불쌍해요

  • 7. 180윗님 대단하십니다.
    '16.8.16 6:03 PM (112.160.xxx.226)

    아…… 매일 챙기지 못하는 저로서는 양심에 가책이 느껴지네요

  • 8.
    '16.8.16 6:33 PM (119.214.xxx.66)

    엄마냥이가 글쓴님 베란다에 새끼낳은건 그만큼 안전하고 괜찮은 사람이 다 생각해서 그런걸꺼에요
    그만큼 글쓴님을 믿었달까요
    이이 내보내신거 어쩔수 없죠
    불쌍한 애들이에요
    그냥 요즘같은때 깨끗한 물한그릇만 놔주셔도 복받으실꺼에요

  • 9. 저도 두부통에 물 한그릇
    '16.8.17 1:29 AM (211.178.xxx.206)

    부탁드려요..자연이 모두 어울려 살지 못하고 모든 게 인간 위주라

    다른 생명들이 고달프죠..저는 고양이 건사료 싸들고 다니고

    3년째 길냥이들 밥주고 있습니다만..싫어하시는 분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학대만 말아주셔도 고맙겠습니다.

  • 10. 순이엄마
    '16.8.17 12:43 PM (211.253.xxx.82)

    고양이 쫓으면서 말했어요. 난 너희가 싫은거보다는 너희 엄마가 무섭다고

    어제 고양이 울음소리 들려서 나가보니 어미 고양이가 밥 달라고 하더군요.

    그런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조기 구워서 일회용 접시에 놓아두고 들어왔더니 가지고 사라졌네요.

    거의 일주일만에 온것 같아요. 새끼들은 어디에 뒀는지 보이지 않았고 엄마만 왔어요. 2마리였는데

    제가 사진을 찍어 뒀거든요. 남편에게 보여 주려고 하나는 영특하게 생겼고 하나는 착하게^^;; 생겼어요.

    마음이 쏴아 하네요.

  • 11. 아이고, 조기씩이나..
    '16.8.17 9:51 PM (211.178.xxx.206)

    걔들이 말입니다..천사를 알아봐요..그래서 왔나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길냥이 엄마의 세계로 들어오시는 겁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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