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으로 이사한지 2년 되어갑니다.
저희집은 도둑고양이들의 식당이자 잠자리이자 휴식터이자 놀이 공간입니다.
저는 고양이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한겨울에 고양이들이 울어대길래 얼어죽을까봐 헌옷 깔아주고
굶어 죽을까봐 생선 구워서 준 죄밖에 없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이 애들이 저를 보고 도망을 안가는겁니다.
나는 고양이가 무서워 죽겠는데 가라고 했더니 가는척 하면서 돌아서서 절 보고 있습니다.
갈때도 화다닥 절대 안갑니다.
살이 디룩디룩 쪄서 늑실늑실 걸어갑니다.
거기에다가 고양이 똥도 쌉니다. 냄새 지독합니다.
저는 처음에 강아지 똥인줄 얼마나 굵으시던지.ㅜ.ㅜ
어느날 대문에 들어서는데 대문 기둥에 고양이 한마리가 앞발을 내밀고 허리를 쭈욱 늘어 뜨린채
허공을 향해 눈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어머나 저는 호랑인줄 알았습니다.
천하를 호령하는듯한 눈빛 기세 늠름함. 어머나 야옹하고 울지만 않았다면 저는 호랑인줄 알았을것입니다.
드디어 저희 베란다 쪽으로 침입.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저는 그 애들을 쫓아 내려고 애썼습니다. 털도 날리고 냄새도 나고
엄마 고양이도 너무 무서웠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의 타박이(털달린 짐승을 집안에 들이면 본인이 뛰쳐나가겠다고 함)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를 쓰고 쫓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고 나니 참 미안합니다.
어린것들이 이 더위에 어디서 무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