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10년차 부부에요.
결혼하자마자 애 들어서서 신혼이고 뭐고 없이 정신없이 살았어요.
남편은 항상 바쁘다고 새벽에 나가서 밤 12시 넘어야 들어오고
결혼하고 4~5년간은 주말, 명절도 없었어요.
시부모님 생신도 혼자 모시고 가서 식사하고
제사때도 퇴근하고 혼자 애들 데리고 가서 밤 늦게까지 일하다 오고
명절때도 혼자....
그러고 좀 사정이 나아졌는지 주말에 하루, 명절에 이틀 정도는 집에 있네요.
그렇다고 돈을 저보다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혼자 쓰는 돈이 많아서 집에 가져오는 돈은 제가 버는거의 반 밖에 안돼요.
거기서 전 시댁 생활비보내고 애들 교육비 쓰고 생활비 하고.
남편이 버는 돈 = 자기 혼자 쓰는거 시댁 생활비
이젠 남편이 같이 있는게 너무 불편해요.
어쩌다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밥먹자 하면 짜증이 나요.
애들이랑 간단히 먹으면 좋은데 남편 오면 꼭 먹을게 없다고 투정하니까요.
그리고 애들 숙제하고 공부해야 하는데 자기 혼자만 재미있는 폭력적인 미드 크게 틀어놓고 보거나 컴퓨터 게임이나 하니
애들이 보기에도 아빠가 좋을 리 없죠.
명절때도 남편 없이 가는게 좋아요. 남편이랑 시댁가면 남편은 상전취급받고 저는 종년으로 순식간에 극과 극이 되니까요.
돈도 내가 더 잘벌고 집안일도 내가 다 하고 애들도 내가 다 키웠는데 왜 대접은 자기용돈이랑 시댁 생활비만 벌어오는 남편이 받는지 이해가 안가요.
그 꼴이 눈 앞에 보이니까 너무 신경질나고 짜증나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서 테레비나 보다가 먹을거 갖다 날라주면 그거나 받아먹고.
한번은 너무 화가 치밀어서 일어나서 애라도 좀 보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시어머니가 "어떻게 혼자 애를 보니" 라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그럼 전 어떻게 혼자 애 셋(시누네 애까지)을 보며 전을 부치나요....정말 정떨어져서....
애들 아빠가 혼자 애들이랑 놀아주지도 못하면 그게 아빠인가요? 삼촌만도 못한 아저씨지...
이젠 너무 불편하기만 해서 왜 같이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남편이 가정을 너무 안챙겨서, 최소한의 신경도 안써서 애들도 아빠한테 정이 없고 저한테 오히려 그냥 우리끼리 살면 안되냐고 할 정도에요.
저도 차라리 혼자 애들 키우며 사는게 좋겠다 싶어요. 그럼 남편땜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시가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을거고....
낼모레가 제 생일인데...시어머니는 다음주인 자기 생일 식사를 이번주 주말로 하자 하시고
남편은 출장이라고 또 저혼자 애들 데리고 가라네요 ㅎㅎ
진짜 출장이 맞긴 한건지 원.
이젠 화낼 애정도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