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에 앉아있는 직원...
제가 느끼기에는 저를 자꾸 따라하는데, 어디 말하기도 유치하고 그렇다고 그냥 넘기자니 은근히 짜증이네요..
지나가면서 제 컴퓨터에 있는 화면을 보고는 뭘하고 있는지 뭘보고 있는지 자꾸 체크합니다.
제가 있는 직종이 계속해서 자격증과 교육-연수 같은게 필요합니다.
딱히 '뭘해라'라고 정해져있기 보다 자기역량에 따라서 필요한거 찾아서 자기돈으로 교육받고 자격증도 따고 그렇게 해야하는데, 좀 괜찮은 (스펙에 영향을 끼치는 )교육을 찾아서 다니는 것도 은근히 에너지가 많이 쓰이지요..
1. 제가 받은 교육과정 중에 과제가 있는데, 본인은 과제를 제출안해서 통과를 못하고 저는 그 과제를 다 했다고 하니 참고하겠다며 자료를 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어차피 통과하는 것이라서 쿨하게 그냥 usb에 담아서 줬더니, 내용을 보고는 '자기는 그냥 책에서 ctrl c - ctrl v 해서 줄줄 베꼈네.'라고 하더군요.. 저는 몇 년전에 제출한 자료라서 그 내용도 생각이 잘 안나고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좀 당황되었지만, 그냥 '그런가요..'라고 이야기하고 말았는데, 속으로 '다시는 자료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2. 얼마전에는 제가 자격증관련해서 평생교육원에서 수강하는 것이 있는데, 그걸 보더니 자기도 해야겠다고 같은 사이트에 등록하더군요..
3. 자기는 별로 필요없다고 이야기했던 교육을 제가 듣기 시작하니, 그때서야 부랴부랴 들으러 다닙니다.
4. 여름이 되어서 패션시계랑 이것저것 악세서리를 직접만들어서 고 다니니 자기도 비슷한 악세서리 하고 다닙니다.
5. 제가 차를 바꿀때가 되어서 점심먹고 이것저것 사이트 뒤지다가 '폭스바겐 뉴비틀' 사이트를 계속 켜놓고 있었는데, 일주일 후쯤에 자기는 폭스바겐 뉴비틀로 차를 바꿀꺼라고 하더군요.. 저는 예전부터 뉴비틀이 이쁘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폭스바겐이 우리나라에서 철수한다는데, 굳이 그 차로 바꿀이유도 없고 사실 외제차는 수리비등의 이유로 그다지 생각은 하고 있지않았지만, 그냥 차 구경만 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6. 인터넷 강의를 1월부터 등록해놓고 보지도 않고 있다가, 얼마전부터 제가 틈틈이 인터넷강의 듣기 시작하자 지나가면서 '자기는 어느과목 들어?'라고 하더니, 곧바로 제가 보는 과목을 같이 보더군요..
7. 저희 아이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어서 같이 공연보러 갈거라고 했더니, 자기도 남편이랑 갈거라며 홈페이지 뒤지더군요.. 우리는 자리를 못 구해서 S석도 겨우 구했는데, 자기는 R석 아니면 안본다고 하더니 결국 안가더군요..
8. 제가 사무실용 여름 슬리퍼를 핏플랍으로 구입하니, 똑같은 모양으로 따라서 구입해요..그 사람은 핏플랍이 뭔지도 몰랐다가 제가 '저는 발이 잘 아픈편이라서 편한 신어야 해요.'라고 하니 그자리에서 인터넷 사이트 돌아보다가 주문하더군요.
9. 지금도 제 모니터 화면 흘깃거리면서 뭘하나 지켜보고 있어요.. 아마도 제가 인터넷강의 듣기시작하면 바로 따라서 들을것 같아요.. 그래서 모니터화면서 쓸데없는(안보는) 화면을 3~4개 띄워서 복잡하게 만들어 놓고 이 화면은 손바닥만하게 만들어서 글 쓰고 있어요.. 다른 건 다 알려줘도 82쿡만은 절대 알려주기 싫어요..
---- 얼마전 이런 일이 자꾸 신경쓰여서 제가 아예 아무말도 안한적 있어요..
제가 숨쉬는거까지 따라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러다가 사무실분위기가 너무 안좋은거 같아서 제가 입조심하기로 마음먹고 다시 이야기는 하는데, 제가 말을 잘 안해주니 계속해서 관찰하는 느낌...
저는 편안하게 에코백을 들어다니고, 옆자리직원은 가죽백팩을 가지고 다니는데 몇 일전부터 자꾸 가방이 무겁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마도 조만간 에코백으로 바꿀 듯...
요즘은 제가 개인적으로 보는 책은 일부러 겉표지를 종이로 싸서 봅니다. 무슨책인지 모르게...
그리고는 무거워도 일부러 집에 가지고다닙니다. 그러니까 결국 묻더군요.. 보는 책이 뭔지...
아~~~~ 정말 하나하나 관찰당하고 감시당하는 느낌...
직장은 괜찮은데, 저 사람 때문에 쓸데없는 에너지소비하는 것 같아요..
---저런 사람은 어떻게 다뤄야 하나요.. 제발 좋은 아이디어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