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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도 소녀도 아니었던 그 해 여름
처음으로 커피라는 검은 물을 마시고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삐뚤빼뚤 엽서를 쓴다
누이가 셋이었지만 다정함을 배우지 못했네
언제나 늘 누이들의 아름다운 치마가 빨랫줄을 흔들던 시절
거울 속의 작은 발자국들을 따라 걷다보면
계절은 어느덧 가을이고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놓아둔 흰 자루들
자루 속의 얼굴 없는 친구들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스무 살의 나에게 손가락글씨를 쓴다
그러나 시간이 무엇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새들은 무거운 음악을 만드느라 늙지도 못했네
언제나 늘 누이들의 젖은 치마가 빨랫줄을 늘어뜨리던 시절
쥐가 되지는 않았다 늘 그 모양이었을 뿐.
뒤뜰의 작은 창고에서 처음으로 코 밑의 솜털을 밀었고
처음으로 누이의 젖은 치마를 훔쳐 입었다, 생각해보면
차라리 쥐가 되고 싶었다
꼬리도 없이 늘 그 모양인 게 싫어
자루 속의 친구들을 속인 적도 상처를 준 적도 없지만
부끄럼 많은 얼굴의 아이는 거울 속에서 점점 뚱뚱해지고
작은 발자국들을 지나 어느새 거울의 뒤쪽을 향해 걷다 보면
계절은 겨울이고,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시간
나아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어둠 속에서
조금 울었고 손을 씻었다
- 황병승, ≪너무 작은 처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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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3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6/08/02/201608039292.jpg
2016년 8월 3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6/08/02/201608035252.jpg
2016년 8월 3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54888.html
2016년 8월 3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56cad40fee0141ccb3dfeb5bfa1aa434
덥다... 춘하추동 상관없이 이 나라는 참 덥고 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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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는 것은 지금은 너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가슴을 후벼파는 일이다.
가슴을 도려내는 일이다.
- 이정하, ˝그립다는 것은˝ 中 - (from. 페이스북 ˝하루에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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