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데리고 어제 친정에 다녀왔는데.. 아줌마 (아빠랑 같이 계시는 분)랑 한판 싸우고 왔네요..
엔간하면 목소리 높여서 싸우는거 하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제 5개월 넘은 둘째가 잠을 설치는 바람에
저도 잠을 채 못 잔 예민한 상태로 갔었어요.
친정엄마와는 아기때 이별하고.. (아버지랑 이혼..)
저랑 제 여동생 둘다 할머니 손에서 컸거든요.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아줌마 한분과 함께 지내고 계세요.
조선족이신데, 이분이 좀 말씀을 거칠게 직설적으로 하는게 있어요.
사람 감정 상하게 찌르는게 있다고나 할까...
저번에도 봤을때 모유수유 관련 이야기로 사람 속 긁더라구요.
그때 분유 한번씩 먹이면서 끈질기게 모유 먹이고 완모로 가고 있었는데,
"이때쯤 되면 모유가 철철 흘러넘쳐야 된다. 젖량 부족한거 아니냐?.." 해서
큰아이도 결국 완모 오래 했었고 또 끈기 가지고 하면 된다고 말씀드렸거든요.
그리고 조리원 사람들중에 젖량이 너무 많아서 고생하는 이도 있다고 하니,
"아이고 그게 축복인데 복받은건데 그걸 모르네" 이런 식으로 고집을 피우더라고요.
그러면서.. 넌 지금 편한거라고.. 자기는 예전에 일다니고 밭일하면서 아이둘 업고 안고 키웠다고
집에서 애 둘 키우는게 뭐 그렇게 힘드냔 식으로 이야기해서
열받게 만들더니..
어제 또 이 얘기를 하는거예요.
물론 예전 자기 상황이랑 비교해서 나은거지만 그래도 저렇게 말하는건 아니지 않나요.
혼자 아이 둘 키우기 힘든건 맞는데...
더운데 애 둘 키운다고 고생이지? 힘내라, 이렇게 말을 해 놓고 나선
병주고 약주고인지
그 말에 이어서 또 그러는거예요 ㅋㅋ
자기가 키울때에 비하면 넌 둘 키우는거 일도 아니란 식으로...
참.. 어이가 없어서... 고래고래 고함지르면서 결국 대판 싸웠네요.
예전에 힘들게 키운건 그거고, 그런 말이 어딨느냐고..
혼자 애 둘 키우는거 힘든건 당연한건데 말을 꼭 그렇게 해야겠냐고.. 하니까..
어디서 어른한테 대느냐는둥.. 위아래도 없느냐는둥 끝까지 물고늘어지면서 소리지르더군요.
안그래도 싫었는데 정이 확 떨어지더군요.
가뜩이나 못사는 친정....
저랑 동생은 둘이 노력해서 서울 중위권 대학 졸업하고 둘이 직장다녀서 학자금 갚고..
정말 힘들게 힘들게 살아왔어요..
저도 월세 원룸에서 신혼 시작해서, 혼자 악착같이 알뜰하게 돈모아 놓은 신랑 덕에
(우리 시댁도 어른이 안 계세요..) 작은 빌라이지만 우리집을 사서 살고 있네요.
친정 가면 한숨만 나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월셋방에.. 지금 집주인이 집을 팔아서 어제 다른 월세 계약하고 왔다더라구요.
그 보증금 3천만원도 저랑 제 여동생이 마련했던거고..
아직도 울 아버지..
빚에 쫓기고 우리 자매와 사이 안 좋고
심지어 제동생은 거의 투명인간 취급하고 살아요
한집안에 살지만..
동생은 그래도 성실하게 직장다니고 있고,
제 남편도 미래를 위해 직장다니며 전문자격증 준비하고
저도 아이들 키우며 미래를 위해 조금씩 준비중이고..
가난의 대물림이 지긋지긋하게 싫네요..
부모복이 지지리도 없으니 우리 아이들에겐 좀이라도 나은 미래를 주려면
더 노력해야한다는걸 아니까..
열심히 살아보려고 해요.
정말 빈곤층이었는데.. 이제야 서민으로 살고 있거든요, 말하자면..
무식하고 목소리만 큰 그 아줌마 정말 진절머리나네요..
울 아버지가 능력, 성실성은 떨어지는 분이지만 그래도 사람 맘에 쏙 들게
위로도 잘하시고 말씀도 잘하시는데
아버지 하시는거 보시고 좀 절반이라도 배우세요!! 하고 감정이 격해서 소리질렀더니..
무슨 학력 이야기한거 아닌데 자기 열등감에..
저보고 너가 대학 나왔다고 뭐 그렇게 대단하냐? 너 그렇게 유식한거 아니야~!
이러면서 소리치더군요.. 나참...
마음이 답답해서 이 새벽에 푸념 늘어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