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45,
시어머니=친정 어머니= 72, 친정 아버지 75
시어머니 혼자 사시고 친정 부모님 두분이서 사시고요.
시어머님은 10분 거리에 사시고, 친정 부모님은 해외 사시고요. 아니고 제가 해외 사네요.
시어머님은 자식이 셋...딸 아들 아들, 딸은 멀리 살고, 아들 둘은 가까이..
친정 부모님은 자식이 둘... 아들 딸...아들은 가까이 딸은 멀리...
시어머님은 지금 둘째 아들 애들을 봐주로 그 집에 자주 가세요. 그런데, 둘째 아들 부부 편의를 봐주러 다니시기 시작 했지만, 자주 다니시다 보니, 필요치 않을때도 불쑥 가시곤 해서, 둘째 아들 부부가 오지 마시라는 말을 돌려 돌려 했는데도 많이 섭섭한 눈치에요. 시어머님도 짠~ 하고, 둘째 아들 부부 마음도 이해 되고요. 왜? 10년을 모시고 살았었거든요.
지금은 어머니는 학수 고대 하던 노인 아파트로 독립 하셨어요. 나름 정말 좋은 사이라고 생각 했지만, 좋은 사이는 항상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라 생각 해요. 문제는, 그 희생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사람인지라 불만 불평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얼굴이 굳어져 있고 말 하기가 싫고... 그러면 상대방도 알게 되는 거겠죠. 어머님도 싫으셨겠죠. 그러니, 노인 아파트에 이사 가시는 걸 그렇게 원하셨겠죠. 그런데, 이사 가셔도 거의 매일 불쑥 오셔서 밥도 저희 집에서 드시고 잠도 자주 주무셨고요. 그러다, 시어머니 모시고 살던 집은 너무 컸으니, 작은 집 방 두개 짜리로 이사 왔어요. 어머님이 이사 가셔서도 계속 오셔서 주무시고 가시는 게 싫었던 점도 사실 있고요. 저희가 이사를 하고 나서는 어머님 발 길도 많이 줄었죠. 이러는 과정에 저희 부부에게 많이 섭섭하셨겠죠? 요즘 제게 항상 둘째 아들 부부 욕 시는 걸 듣다 보면, 아~ 내 욕 많이 하셨겠다 하는 생각 해요.
친정 오빠는 친정 부모님 근처 사는데 무심하기도 하고, 못 됐어요. 부모님에게 빨대 뽑고 살면서, 부모님 얼굴을 올해 들어 딱 두번 봤답니다. 한시간 반 정도씩 두번... 물론 제 친정 부모님이 성격이 온화 하고 온순하고 그런 분 들은 아네요. 목소리도 크고 의견도 많고... 딸이라도 참 피곤해요. 그래도,..... 싶네요. 시대가 변했고 어쩌고.....그러면 받지도 말던가... 받기는 엄청 받고는...진짜 못돼쳐먹어서, 조카들도 보기 싫을 정도에요.
엄마의 한숨/눈물/분노/체념 이 가득한 전화를 받고 나서, 시어머니 생각을 해 봐요. 누구 욕하기 전에 나라도 잘 하자... 하는 맘에 잘 해 보다가 생각 나는게..... 이건 뭐 너무 불공평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 부모는 밥상 한 번 제대로 못 차려 드리고, 내 부모를 내 대신 해 돌봐 주는 사람도 없는데.... 난 또 여기서 뭐하나 하는 생각.... 그래서 적당히 하고 삽니다만...
딸 이자 며늘, 며늘 이자 딸.... 욱 하기도 하고, 가슴 찔리기도 하고....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