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잘난척을 많이 하며 살았구나 싶더군요.
물론 잘난거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 은연중 잘난 척, 아는 척을 많이 하는
소위 재수없는 사람이었음을 속 깊이 부끄럽게 절감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은 별로 잘난 것도 없으면서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들을 팔아서
잘난척을 좀 많이 했습니다.
남 팔아 나를 돋보이려는 짓은 여섯가지 천한 행동 중 하나라던데.
제가 딱 그런 천한 짓을 하며 잘난 척을 했습니다.
가령 이렇게 말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묵주 반지를 끼고 있습니다.
성당 다니시는 분들은 다 알지요.
그럼 물어 봅니다.
성당 다니세요?
네.
아... 저도 성당 다녀요.
유아세례 받았아요.
어느 성당 다니세요?
oo동 성당이요.
네... 전 방배동 성당 다녀요.
...
우리 큰오빠가 신부에요.
...
이런식이지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은연중 잘난 척을 하는 거지요.
아는척은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 읽지 않는 사회비판 서적을 섭렵합니다.
티비는 혁명을 말하지 않는다 라던가
불안증폭사회 같은 책들을 읽어두었다가
티브 프로그램 어떤 것이 재미있니 없니 라며
한참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아는척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착한 지배계층의 선택을 받고 싶어하는
신데렐라 성공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나쁜 기득권은 반드시 그 댓가를 받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무언가 나는 니들이 모르는 현상 너머의 것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허세가 깔려 있지요.
뜬금없는 아는 척이지요.
물론 의도해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진심입니다.
그러나 지나고 놓고 가만히 보면
깨닫게 되더군요.
이게 다 잘난척이구나.
내가 정신적으로 부족했구나.
허위의식이란 게 날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더군요.
이런류의 잘난척은 82같은 넷상에서도 많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진심을 말한다고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고 봅니다.
저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