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는 모양이 다 달라서...

@@@ 조회수 : 901
작성일 : 2016-06-16 09:16:54
저희 시댁은 돈은 없지만 부모님이 자식들을 최선을 다해 키우셔서 자식들 모두 쓸만하게(?) 잘 자랐어요. 
학교다닐때 공부는 다들 전교권으로 잘했고 대학도 다들 명문대 아니면 의료전문직 뭐.. 이정도로 키우시고 다들 사회에서 자기자리 잡고 잘 살고 있어요. 
항상 성실하고 반듯하고 모범적인 생활만 하는 집안이어서 약간은 대충 자유롭게 살았던 저와는 다른 점이 처음에는 좋았었고 부모님이 성실하시고 한결같이 자식들만 위한다는 것도 좋았어요. 
며느리들도 다들 착하고 얌전해서(저를 포함ㅎㅎㅎ) 집안에 분란날 일도 없고요. 부모님이 자식에게 올인하신 터라 노후 생활비는 드리지만 자식들이 다들 잘나가니 별 부담없이 나눠서 내고 누가 얼마내는지 서로 물어보는 일도 없어요. 알아서들 잘 하죠. 
정말 이상적이고 화목한 가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결혼생활을 이제 거의 23년쯤 하고 시댁문화에 아주 익숙한데 요새는 좀 갑갑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누군가는 배불러서 호강에 겨운 소리라 할 수 있겠지만 그냥 제 마음에 드는 생각이니 너무 뭐라하지는 마시고;;;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답답한 거는 부모님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성실을 강조하시고 또 가족간의 우애를 강조하시고 또 그분들이 그렇게 너무너무너무 진지하게 심각하게 사시고.. 하는 것들이죠. 이게 참... 글로 쓰려니 표현에 한계가 있어서 오해하실지 모르지만.. 

예를 들자면,,, 우선 손자들이 가끔 덤벙대서 실수하거나 하는 것을 저는 웃자고 말씀드리면 안색이 달라지세요. 금새 심각해 지셔서 내 손자가 그럴 애가 아닌데 어찌 그럴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시죠. 당신 자식들이 재수같은 거 안하고 좋은대학 척척 갔던거 생각하시며 그게 당연한건데 왜 손자들이 재수를 할까에 대해서도 아주 심각하시고요;;; 
며느리에게도 비슷하시죠.. 맏며느리가 해야 할 당연한 일들이 있고 그게 안되면 왜 우리 며느리가 그런가에 대해 심각하게 말씀하시고요;;; 며느리들끼리 차라도 한 잔 마시러 가면 왜 남편들은 놔두고 너희들만... 뭐 이런 식이세요. 
아뭏든 매사에 진지함이 넘치는 분들이세요. 공부 못하고 자유분방한 거를 거의 이해받을 수 없는 집안이죠. 
가끔은 부모님이 안계신 자리가 훨씬 재미있어요.  집안 청소나 요리이런것도 너무나 성실하게 하시기 때문에 항상 깨끗하시죠.  한 마디로 그냥 모범생 기질이 온 집안에 넘치는 거죠;;; 
그런데 요새 저는 이런게 가끔 답답한 거에요. 

부모님보다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저도 나이를 어느정도 먹고 보니 세상 그리 심각하게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많으며 제 성향상 좀 가볍게 살아도 서로 이해받고 즐거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점점 들고요. 살면서 즐거운 일 하고싶은일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것.. 좀 자유롭게 사고하는 것.. 이런 것이 점점 저에게는 중요해져요. 갱년기가 본격적으로 왔나봐요. 복에 겨운 푸념이었다면 죄송합니다.



IP : 121.131.xxx.12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요
    '16.6.16 10:13 AM (121.200.xxx.160)

    공감합니다
    좀 갑갑함도 있죠

  • 2. 일장일단
    '16.6.16 10:36 AM (59.8.xxx.122) - 삭제된댓글

    저는 너무 자유로운 영혼이라 그런 분위기랑은 안어울려요
    시댁 친정 다 그런분위기ㅡ
    제가 눈치없는 스타일에 남편은 내가 하는거 터치 안하니 맘껏 날수 있었나봐요
    저도 결혼 22,3년차 돼 가는데 친정 시댁 통틀어 젤 잘 살아요
    그래서 모범생 가족들이 공부만 잘하라고 하는게 능사는 아니구나 배워요
    첨엔 좀 기에 눌려 살았는데 지금은 기 펴고 삽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2900 안과? 피부과? 2 ... 2016/08/06 851
582899 에어컨 없는 집이 더 많겠죠? 11 더워서 뻘글.. 2016/08/06 7,286
582898 나홀로육아...남편에게 분노 6 ... 2016/08/06 2,617
582897 출산 시 운동하는게 영향을 많이 끼치나요? 9 op 2016/08/06 1,550
582896 SBS 빅뱅스페셜 하네요 3 ^^ 2016/08/06 2,347
582895 무당은 어떠한 인연으로 무당이 되나요? 8 궁금해서 2016/08/06 4,358
582894 바람 한점이 안부네요..ㅜㅜ 2 ㅜㅜ 2016/08/06 1,109
582893 예전에 비버리힐스아이들에 나온 11 2016/08/06 3,790
582892 에어컨 꺼도 될까요? 8 서울한복판 2016/08/06 2,230
582891 진짜 우병우의 믿는 구석은 올림픽이었네요. 5 닥통 2016/08/06 1,460
582890 폼롤러를 살려는데 어떤 브랜드가 괜찮나요? 하드?소프트?도 궁금.. 7 폼롤러 2016/08/06 3,481
582889 김어준의 파파이스 한전의 엄청난 누진률정책 꼭보세요 5 깊은빡침 2016/08/05 1,397
582888 임신 중에 피비치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5 .. 2016/08/05 1,517
582887 성형외과 상담 도와주셔요 5 딸 맘 2016/08/05 2,255
582886 지하철에서 독도는 일본땅 이라고 주장하는 여자 2 2016/08/05 1,190
582885 근데 선진국 남자들의 남녀평등 사고방식요 62 ㅇㅇ 2016/08/05 5,581
582884 사드배치론자 유승민, "국내 좌파들이 사드 반대해&qu.. 8 새누리대구 2016/08/05 1,418
582883 20년간 여고동창 노예처럼 앵벌이시켜 8억대 사치 5 ㅇㅇ 2016/08/05 2,754
582882 실손보험 청구기한이 2년인가요? 3년인가요? 3 기간 2016/08/05 3,705
582881 두타에서 기본티 구매하려구 해요. 4 ... 2016/08/05 1,098
582880 얼굴살 빠졋다는 사람이랑 vs 안빠졋다는 사람이랑 7 딸기체리망고.. 2016/08/05 1,788
582879 주재원 떠나는 친구에게 7 친구 2016/08/05 2,720
582878 저렴한 빌라 매매 가계약을 했는데요.. 도움좀 12 도움좀 2016/08/05 4,735
582877 국방부 "사드로 탐지한 정보, 일본과 공유 가능&quo.. 1 사드목적 2016/08/05 461
582876 올여름은 정말 미치게 덥네요ㅠ_ㅠ 참을성이 점점 없어지.. 25 왜이러남 2016/08/05 6,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