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왕따 얘기하니 떠오르는 아이

DhkdEk 조회수 : 3,059
작성일 : 2016-06-09 01:19:43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을 한 아이인데..그당시 저희 중학교가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있는 곳이어서 애들이 다들 비슷비슷했어요. 그런 중에 그 아이가 좀 눈에 띄었는데 키도 엄청 작고 심한 곱슬에 피부도 안좋고 옷도 좀 이상하게 입고 다니고 목소리도 하스키하고...어린 제 눈에도 좀 부모님이 신경 안쓰시네 싶을 정도..성격도 좀 별난 구석이 있어서 지금으로 하면 딱 왕따 당하기 쉬울만한 아이였을 거 같아요. 실제로 중1때 안좋게 지냈다고 하기도 하고..
암튼 2학년이 되고 당시에 매달 뽑기로 자리를 바꾸는 제도였는데 당시 부반장이었던 저에게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미안한다 ㅇㅇ와 너는 계속 짝을 하면 안되냐고 ㅡㅡ 모범생이었던지라 대꾸도 못하고 그러겠다하고 일년 내내 짝궁에 젤 앞자리에 앉았었네요 전 키도 큰데 ㅡㅡ
제가 좀 활달한 편이어서 그런 부탁을 하신거 같은데 그때문인지 저희 학년에서는 큰 문제없이 잘 보내고..연말에는 그 친구가 장문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무려 저에게만 보내는 영광까지..
난 왜 맨날 제랑만 짝해야 하나 은근히 속상한 작도 많은데 그래도 뭔가 뿌듯한 기분이 아직까지 남아있네요. 30년도 전에 일이..그 선생님도 나름 현명한 결정을 하신 것 같고.
그러고보니 중3이 돼 반이 바꼈는데 그 아이가 같은 반 여자아이들에게 집단으로 맞고 있단 얘기듣고 2학년때 아이들과 우르르 가서 구해준 일도 있었네요. 그 뒤론 저도 고등입시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지내며 잊고 있었는데 문득 그 아이는 뭐하고 살고 있는지 잘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IP : 39.7.xxx.9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래
    '16.6.9 1:33 AM (183.100.xxx.240)

    도움을 받은 사람보다
    도움을 준 사람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해요.
    선생님도 두 친구를 서로 돕고 보호하고 한거 같구요.
    그 친구도 가끔 원글님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 2. ...
    '16.6.9 1:36 AM (121.143.xxx.125)

    원글님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제가 다 고맙네요.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술 먹어서 횡설수설하는데...
    아무튼 참 고맙네요..

  • 3. hanna1
    '16.6.9 1:42 AM (58.140.xxx.120)

    선생님이 참 배려심이 좋으셨네요
    원글님도 착하시고~
    세상이 두분만 같으면,,왕따걱정은 사라질듯한데요..

  • 4. 늘 느끼지만
    '16.6.9 1:58 AM (74.101.xxx.62)

    왕따는 선생님들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예방 가능한 일이예요.
    근데 제 경험과 기억에는
    선생님들이 왕따를 방치하고, 심지어 어쩔땐 왕따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장했던거 같애요.

  • 5. ㅇㅇ
    '16.6.9 2:27 AM (49.1.xxx.59)

    원글님 복 많이 받으세요

  • 6. 중1딸맘
    '16.6.9 3:00 AM (58.127.xxx.5)

    원글님 고마워요~ 그 아이에게 힘이 되었을거에요~

  • 7. 고등학교때
    '16.6.9 5:30 AM (175.223.xxx.238) - 삭제된댓글

    누구의 부탁도 받지 않고 정말 친했던 장애인 친구 둘과 함께 한 아이를 위해, 비슷하게 행동했었어요.
    성인이 돼서는 모임에서도 한사람이 빠지면, 빠진 사람 뒷담화하면서 분위기 몰아가려는걸 (은따의 시작이죠)여러번 상대의 좋은점을 얘기하면서 넘겼고요. 그런데 요즘엔 이런 일이 점점 힘들어지네요.

  • 8. 그 분은
    '16.6.9 9:00 AM (211.201.xxx.147)

    원글님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겠어요.
    어린 나이였는데 참 좋은 일 하셨어요^^

  • 9.
    '16.6.9 9:09 AM (175.223.xxx.14) - 삭제된댓글

    저도 원글님과 더불어 어릴때 생각나네요
    저희때는 다들 어렵게 살았지만 그래도 더 어려운 친구들은 도시락도 미술준비물도 방위성금 몇백원도 못내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초등 때 시골로 전학갔는데 혼자 떨어져 앉아 있던 친구가
    행색이 그야말로 거지차림이였어요
    제가 그 친구자리에 앉자마자 애들이 웃을 정도였는데
    그시절에는 그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네요
    도시락도 같이 먹고 방위성금도 대신 내주고 미술 준비물도 같이 나눠썼어요 소풍 도시락도 두개 가져가고
    5학년 6학년을 같은 짝을 했는데 중학교를 못갔어요
    그 친구 지금 어디서 뭘하는지 갑자기 생각나네요
    잘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 10. 추억
    '16.6.9 10:56 AM (223.62.xxx.111)

    전학온 아이한테 반애들이 텃세부리고 은따일때
    제 짝이랑 같이 점심 같이 먹어주고 편들어줬는데.
    그 뒤로 애들이 조심했던거 같아요.그때까지만 해도
    따돌림은 좋지 않다는 인식이었어서.
    그 친구가 졸업때 선물준것도 기억나네요.

  • 11. 12
    '16.6.9 12:19 PM (211.193.xxx.74)

    원글님 참 고마우신 분이네요 행복하세요

  • 12. 어머
    '16.6.9 2:28 PM (220.71.xxx.23)

    원글님 복 많이 받으시길....

    저도 아이 중2 담임쌤 보면서
    왕따는 선생님의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반 분위기 최고였고 왕따 없이 다들 잘 어울렸고
    모르는 것 같아도 아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더군요.
    선생님의 사랑이 진심인지 대충인지.

  • 13. 저도
    '16.6.9 7:02 PM (219.248.xxx.135) - 삭제된댓글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원글님처럼 제가 대단했던 건 아니고 학기초 함께 도시락 먹던 아이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서 한 아이만 왕따 시키더라구요. 저도 이미 다른 그룹에서 도시락 먹었는데 그 아이 혼자만 밥먹는게 너무 안되어 보여서 나 오늘부터 여기서 밥먹는다. 하고 그 아이랑 학년 바뀔때까지 밥먹고 때로는 저랑 친한 다른 아이들도 와서 함께 먹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저는 계속해서 친하게 지낸게 아니라 점심시간에 딱 도시락만 같이 먹었어요. 저도 제 친구들이 있었으니 왕따랑 같이 다녀서 왕따당하기 싫었어요... 나름 용기를 낸게 도시락까지였어요. 그 아이는 제가 고마웠을까요 야속했을까요 지금 어디서 뭘 할까요 결혼은 했겠지요? 아이도 낳고 평범하게 잘살고 있음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0089 집선택에 도움 좀 주세요 14 .. 2016/08/27 2,937
590088 이번달 전기요금 삼만원 나왔어요 10 주라기 2016/08/27 2,450
590087 김현미의원 지금 트윗에 난리.. 10 ㅇㅇ 2016/08/27 4,578
590086 고양이가 방바닥에 오줌을 쌌어요ㅠ 8 냥이 2016/08/27 2,629
590085 암웨이 정수기 4 암웨이 정수.. 2016/08/27 1,806
590084 중2 여학생들 사진 찍는 거 좋아하나요 2 . 2016/08/27 533
590083 예전 게시판에 올라왔던 보석같던 글 함께 사는 .. 2016/08/27 879
590082 윽 뭔가 허하더라니...굿와이프 3 놓쳤네요 2016/08/27 4,790
590081 법륜..독일,프랑스,영국 케나다,미국 즉문즉설 9월에 2016/08/27 886
590080 추석에 아버지 뭐 해드릴까요? 3 명절 2016/08/27 900
590079 나일론 폴리우레탄이 소재인 원피스에 오일샐러드를 떨어뜨렸어요 3 포보니 2016/08/27 617
590078 여초 직장에서의 반말 1 어이상실 2016/08/27 1,175
590077 이렇게 먹으면 살빠질까요 12 2016/08/27 3,165
590076 노인이 병원에 입원해서 링거맞고 쉬는거는 1차, 3차 그런거 상.. 5 걱정 2016/08/27 1,726
590075 먹거리 x파일..중국산 옥두어가 비싼 옥돔으로 팔린다네요..충격.. 1 두딸맘 2016/08/27 1,341
590074 혹시 염소소주 먹고 살쪘는데 빼신분 계신가요? 5 ??? 2016/08/27 2,059
590073 마흔 미혼여성 2억대초반으로 혼자살곳 추천부탁드려요 34 서울 경기 2016/08/27 6,039
590072 나이들면 한국에서살기? 미국에서살기? 28 노후 2016/08/27 4,487
590071 문재인 전대표 페북입니다. 8 깔끔하네요 2016/08/27 2,279
590070 추석,, 북경과 장가계 중 어디로 가는 것이 진리일까요? 9 어찌하오리까.. 2016/08/27 1,822
590069 여초직장에서 잘살아남는법 조언좀 해주세요 ᆢ 9 2016/08/27 2,289
590068 당근~~오징어김치 3 ㅎㅎ 2016/08/27 2,264
590067 안치환, 사람의 피를 끓케 만드네요~~~ 7 봉화마을 2016/08/27 2,966
590066 강아지 사료춤은 왜 추는 건가요? 18 궁금이 2016/08/27 4,587
590065 세월호865일) 미수습자님들이 바닷 속에서 나와 가족들 꼭 만나.. 10 bluebe.. 2016/08/27 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