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민]동굴에서 나가는 법?

JJ 조회수 : 1,570
작성일 : 2016-06-03 14:38:26

나이 47, 결혼 13년차 왜 사는지 모르겠네요 ㅜㅜ

우울증, 오춘기, 번아웃증후군.... 한없이 덧없는....

 

34년동안 거의 모태솔로로 살다가(간간히 썸도 타고, 10년간의 지독한 짝사랑도 했었지만..ㅜㅜ)

이렇게 살다가는 왜사는건지 하는 생각에 한 여자를 2년동안 쫒아 다니다 어렵게 결혼은 했습니다

(주변머리가 없다가거나 사회성이 없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여자에 대한 유별난 취향-ㅋㅋ 변태 아님, 너무 낭만적이고, 이상적이라, 나아가 여자 울렁증이 심해서)

 

 원래 성향이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만, 쉽게 마음 열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갈등을 피하는 성격이면서도

일에 대해서는 까칠하고,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라 주변에 친구도 3~4명 밖에 안됩니다(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성격이, 아무도 안좋아 하는 사람이 되 버렸네요)

 

상황을 설명하다보니 서두가 길어졌네요

 

어렵게 결혼을 하였는데

바로 허니문 베이비가 생겼네요...한없이 행복한 일이지만

입덧이 심하고, 처가집이 바로 집앞이다보니

결혼 2개월만에 와이프는 직장을 그만두고 처가집에 가서, 출산 마칠때까지 주말 부부로 살았네요

처가집이 집앞인데, 임신 중의 와이프를 자주 못만난 이유는

- 저는 조금 다정다감하고, 센시티브하고, 쪼금 찌질한 성격 (AAA형)

- 와이프는 조금은 털털하고, 외향적이고, 무덤덤한 성격 (BBBB형)

- 일이나 열심히해라 주말에 한번보면 됐지 뭘더 바라냐(저는 결혼하면 매일 쌍코피 터지는 줄 알았는데)

 

하여튼 냉정한 와이프의 조언대로 신혼 초에 열심히 일만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와이프는 육아와 살림에 힘겨워하고

일중독에 빠져 낮에는 일에, 밤에는 접대에...집에서는 3시간만 자면서 살았죠

유난스럽게도 와이프는 모든것에 관대한대

잠자리에있어서는 굉장히 민감해서... 옆에 사람 숨소리만으로도 잠못드는 성경이라

결혼 후 13년째 각방 쓰고 당연히, 섹스리스죠

큰애가 세돌이 되는 해에, 둘째가 생기고

저는 보다 일에 집중했죠.... 30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400명으로 몸집을 불리고

모든 일을 도맡아서 충성을 했는데

역시... 나이 44에 직장에서 쫒겨나는 상황이

(일만하고 주변사람 괴롭히고, 성과 위주로 살다보니 벌받은 건지

내 회사가 아닌데 내회사처럼 나서다 보니 진짜 주인이 화가 나서 내쫒았다고 생각하는데...모두가 겪는 과장이라고 생각하고 달게 받아 들였습니다)

 

그러나 생활은 현실입니다

당장 직장 구하기도 쉽지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 했습니다

용병으로..설립 초기 회사에 들어가 기틀 잡고, 매출 만들고, 안정화 시키고

그럼도 월급은 기존 회사의60% 수준, 언제나 오너들은 약속했습니다

목표를 이루면 꽃가마 태워 주겠고... 그러나, 항상 오너들은 만족을 못하고

저 역시 내회시가 아닌데, 내회시처럼 생각하다가 마음에 상처만 받고

 

그러는 사이 와이프는 생활고를 이야기하며 불만은 많아지고,

아이들은 커가고....생활고에 못견딘 와이프도 일하러 나가고.... 점점 가족의 해체를 느끼고 있었는데

 

지난해 이맘때부터

왜 이렇게 사는것인지?

나는 무엇인가 하는 15살 감수성에 힘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프하고는 '돈'이외의 대화가 없어지고

아이들은 엄마의 뜻에 따라 잘 자라주고(아빠의 존재가 없어졌죠)

 

이제는 본가 및 처가에 가기도 싫고 가족이라는 굴레에 끌려 다니기도 싫고

나를 고용한 사람의 욕심에 적당히 대응하며 허수아비 처럼 살고 있습니다

 

퇴근하면 가족 누구하고도 이야기하기 귀찮고

와이프는 적당한 화해를 원하는데.... 적당한 화해에 적당히 받아 주기도 짜증나고

일면 아이들이 안돼 보이기는 하나

어차피 나는 가족과는 별개의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말 한마디 나누기가 귀찮아지네요

이런 생활이 1년이 넘어가다 보니

모두 적응해가는 분위기고

저는 벌이가 조금만 더 여유 생기면

집에서 나가 혼자 살고 싶은 생각인데.....

 

지난 13년을 정리하는데 30분밖에 안걸리는 얄팍한 인생이네요

 

지금 제 상황이 정신병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인지, 갱년기 증상인지?

아니면 모두가 겪고 있는 상횡이나 너무 제가 예민하게 굴다보니 못 견디는 것인지?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동굴속에 쳐박혀 산다는기분....가족과 화해하고 나가고 싶은 맘도 간절한데, 너무 깊이 들어와 어떻게 나가야할지 모르겠네요

또 나간다 하더라도, 상황이 바뀔듯하지도 않고...

IP : 180.64.xxx.15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6.3 2:43 PM (123.254.xxx.117)

    답은 없어요.어차피.

    이렇게살다 내년쯤 아내가 차라리 이혼하자고
    냉정하게 굴지않는다는 보장있어요?

    그이후인생.아이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세요.
    그래도 겁안나면 동굴의 반대쪽으로 그냥 나가는
    수순인거구요.

  • 2.
    '16.6.3 2:57 PM (211.114.xxx.77)

    내가 느껴서 나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때까지... 동굴에 있을만큼 있다가 나오세요. 다시는 들어갈 맘이
    안들정도로...
    사는거 자체가 고통이지만. 고통이라고만 생각하고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고. 힘들떈 동굴에도 들어가고...
    헌데 안타깡운게 가족이 님 편이 아닌것 같아 안타깝네요. 힘들어도 가족이 내편이어야 견딜 힘이 생기는데...

  • 3. JJ
    '16.6.3 3:43 PM (180.64.xxx.151)

    입구만 있는 동굴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대편도 열려있는 동굴일수 있겠네요..

    현재 사는것과 이혼 상태가 별로 차이 없을듯해서, 이혼하는것까진 생각 안해봤습니다
    와이프도 현재와 같은 생활이라면 궂이 이혼 보다는
    돈벌어다주는 하숙생 데리고 사는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다만, 아이들에게마저 마음을 닫아버린 내스스로가 답답하네요 ㅜㅜ

  • 4. 팟빵
    '16.6.3 5:07 PM (125.128.xxx.138)

    지금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예요.
    열심히 살아야 하는건 알겠는데
    살다보면 진이 빠져서 더는 어떻게도 하기 싫을 때가 있지요..
    윗분들 처럼 동굴속에서 내 에너지를 내가 채우셔요..

    전 퇴근하고 손끝도 까딱하기 싫을때, 모든게 무의미하게 느껴질때
    tv보는것도 공허하기만 할때
    스마트폰의 팟빵을 듣습니다.
    누워서 이어폰 끼고 법륜스님 얘기중 듣고싶은제목도 클릭하고
    지대넓얕, 황상민의 심리상담소,변상욱의 이야기쇼.
    듣다보면 조금은 지금의 내 자리가 보여집니다.

    다들 그런시간들을 보낼때가 있다 생각하시고
    힘내십시오

  • 5. ..
    '16.6.3 8:54 PM (211.224.xxx.178)

    심리상담같은걸 받아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본인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결과가 허무하니 가정도 놓으신거 같은데. 우울증 초기단계같습니다. 심리학관련책들 일어보시는것도 추천해요. 근데 일단 상담을 받아보세요

  • 6. JJ
    '16.6.3 10:22 PM (122.38.xxx.147)

    조언 감사합니다
    우선 다음주에 심리 상담 받아볼까합니다
    기회 봐사 와이프레게도 함께 가보자고 말도 꺼내보고요...

    오늘도 일하다가 흥분했다가 무력해지는 등 조울 증세를 느끼고
    집에 와서도 윗집 층간 소움을 참지 못하는등
    제가 문제가 많다는걸 느끼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4194 초등 저학년 아이들 무리짓는 경향 좀 알려주시겠어요? 9 dma 2016/06/06 2,188
564193 혹시 산티아고 순례길 다녀오신 분~ 15 여행 2016/06/06 3,537
564192 초6수영체험 가는데 수영복 입히나요? 5 2016/06/06 1,390
564191 BBC 기자 터는 푸틴 1 푸틴 2016/06/06 1,494
564190 십년도 더 지난 구남친이 꿈에 가끔나와요 6 ㄸㄸㅇ 2016/06/06 3,528
564189 최다글 보고 저도 질문드립니다. 사귀지 않는 사이에 스킨십 3 .... 2016/06/06 1,953
564188 외동 남자아이 육아 너무 버겁습니다. 조언부탁드려요. 17 조언구합니다.. 2016/06/06 5,170
564187 겉으로 영세해보여도 장사오래하신분들 돈많으시더라구요. 9 ㅇㅇ 2016/06/06 3,831
564186 범죄경력 알 수 있는 방법 없나요? 6 범죄경력 2016/06/06 1,667
564185 트루릴리전 청바지 해외서 쌀까요? 4 happy 2016/06/06 1,580
564184 미세먼지대책까페 가입해주세요. 1 ㅜㅜ 2016/06/06 730
564183 채크무늬 브랜드 좀 찾아주세요~ 딸기야 놀자.. 2016/06/06 511
564182 항공권 수하물 정보 좀 봐 주세요 2 영어 2016/06/06 685
564181 중등 사회, 국어 인강 1 따사로운햇살.. 2016/06/06 1,341
564180 (약한 19) 이 남자 어떤 심리인지 봐주세요.. 20 Fienk 2016/06/06 8,171
564179 고1 아들이 성악을 전공하고 싶어하는데요.. 전망이 어떤가요 15 성악 2016/06/06 4,280
564178 냉장고 선택 3 정 인 2016/06/06 1,629
564177 아파트2층 이사왔는데 바깥에서 저희집 내부가 다 보이네요 13 월세 2016/06/06 6,147
564176 베스트 글에 올라온 결혼생활 끝내겠다는 원글입니다 137 미칠 것 같.. 2016/06/06 21,169
564175 물김치 담글때 밀가루풀이 가라앉는 이유는 뭘까요? 9 늘 그래요... 2016/06/05 2,464
564174 샌들 안신으시는 분들.. ... 2016/06/05 1,347
564173 극강의 레드립스틱을 찾아랏!!!^^ 29 플로라 2016/06/05 4,935
564172 비닐봉지 담기전 손에 침뭍이는 동네마트 아저씨 7 ... 2016/06/05 1,845
564171 초4 딸한테... 1 겨울좋아 2016/06/05 1,350
564170 여긴 백인외모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지만 21 ㅇㅇ 2016/06/05 6,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