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회사 직장 동료로 알던 A라는 사람이 있어요.
같이 일한 건 2년 남짓인데 알고 지낸 기간은 벌써 10년이 넘네요.
한 7년 전인가, A가 결혼하면서 다른 도시로 갔거든요.
가고 나서도 1-2년에 한 번씩 제가 있는 도시로 놀러와요.
여기서 꽤 오래 살았고 아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얼굴도 볼 겸 오더라구요.
저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 A랑 특별히 친한 B가 있는데 B집에서 숙식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시간이 되면 저한테도 연락해서 만나자 하더라구요.
처음 놀러왔을 때는 처음이니까 제가 밥을 샀어요.
두 번째/ 세 번째 왔을 때 얘기 들어보니 남편이 실직 상태에 이런 저런 상황이 안좋은 거 같아 얘기하며 밥 먹다 또 제가 밥을 샀지요.
네 번째 왔을 때는 A가 병을 얻었더라구요.(일종의 불치병이에요) 병치레 하면서 남편 벌이도 시원찮고 고생하는 얘기 늘어놓길래 또 제가 밥을 샀어요.
그리고 며칠 있다가 이전에 알던 사람들하고 다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거기도 나와서 밥을 얻어 먹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A의 상황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고, 오랜만에 만나니까 A 빼고 밥값계산을 하자..뭐 그런 거에요).
매 번 올 때마다 저한테 먼저 연락하구요, 제 직장 근처까지 와서 절 만나고 가요.
상황이 어떻던 우선 제가 있는 곳까지 수고스럽게 찾아오는 게 그래서 밥을 산 이유도 있어요.
근데 카스나 다른 SNS를 보면 또 형편이 그렇게 어려운 거 같지 않은 거에요. 간간히 해외여행도 다니고 그렇더라구요.
이번에 또 온데요.
이전 직장 동료 통해서 들었어요. A 오는 김에 다같이 한 번 만나자 뭐 이런 단톡방이 오가더라구요.
근데 기분이 오묘하게 불편해요.
이번에도 A는 얻어먹고 가겠지..라는 생각에..
나쁜 사람은 아니고 순하고 착한데다가 사는 게 어려워 안쓰럽다 생각들다가도
본인은 또 나름 즐기면서 사는데 내가 왜 안쓰러워해야하나 싶고..
암튼 만나고 나면 마음 복잡해지는 사람이라, 이번엔 만나지 말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