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번 총선 분석글 중 가장 합리적 내용(펌)

추천 조회수 : 2,199
작성일 : 2016-04-14 09:34:38
김동환

<20대 총선 후기>

1. 새누리당은 과반을 차지하던 의석을 잃고 원내 2당으로 쪼그라들었다.

원인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진했던 친박공천에 대한 반발심 정도로 추정된다.

재미있는 것은 새누리당이 이번에 망했지만 원유철,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등 망함을 초래한 친박들은 거의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워낙 단단한 지역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황우여 정도를 빼면 애꿎은 비박들만 실직자가 된 셈.

이는 새누리당이 이번에 바닥을 쳤지만 아직 지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하나의 문제는 사실상 개헌이 물건너간 상태에서 1년 8개월 후면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번 총선을 거치며 대권주자가 전부 나가리됐다.

김무성은 선거 참패했으니 책임론이 불거질거고, 종로에서 정세균에게도 넉넉하게 뒤진 오세훈은 관뚜껑 닫힌 셈. 유승민은 귀환에 성공했지만 도와줄 사람이 없는 상태다.


2. 더불어민주당은 역대 최대 어부지리를 차지하며 원내 1당이 됐다.

정당 지지율 3위 정당이 지역구를 휩쓸며 원내 1당이 된 비결은 유권자가 가진 일종의 관성 덕분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대승은 '야당밀어줘야지'라는 유권자 의식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얻어걸린 결과지 이 당의 온전한 실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을 상실한 상황에서 이 123석중 상당수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이 당의 총선 이후 관전포인트는 김종인이다.

김의 가장 큰 무기는 '중도층 흡수와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는 거였는데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그게 안 먹힌다는 게 드러났다.

오히려 외연확장과 중도층 흡수에 성공한 건 안철수 쪽이다.

공천 컨트롤 미숙으로 호남도 거의 통째로 날렸다.

김종인 영입으로 당이 뭘 이득봤는지가 분명치 않기 때문에 리더십에도 금이 갈수밖에 없다.

오합지졸의 명가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더불어 입장에서는 이제 대선에 먹히는 컨셉 하나 골라내고 당을 하나로 모아야하는 시점인데 의원이 123명이나 있지만 그 안에 그걸 해낼 인물이 딱히 안보인다는게 문제다.

호남 지지와 본인의 정치생명을 결부시켰던 문재인은 당분간 휴식이 불가피한 상태다.

과연 김종인이 빠르게 자신의 패착을 인정하고 컨셉을 다시 잡을 수 있을지?


3.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좀 골때리는 득표를 했다.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을 보면 19대 국회는 범진보(새누리당 자유선진당)와 범보수(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가 46.75%대 46.03%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런데 국민의당이 20대에 튀어나오자 이 구도가 59.50%대 33.52%로 재편됐다.

아리까리한 상태에서 범보수 쪽으로 가있던 중도층을 상당부분 국민의당이 흡수했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국당이 이번에 획득한 38석중 1/3인 비례 13석은 대부분 보수성향 표다.

그런데 지역구는 수도권 2석 빼고 23석이 모두 호남에서 나왔다.

비례대표 득표율을 보면 호남 지지자들은 수도권의 야권지지자들처럼 교차선택(2-3 혹은 3-2)를 보낸 게 아니라 대부분의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3-3'을 적은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 왜 안철수를 지지했느냐와 별개로 이 표들은 어쨌거나 보수성향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표다.

결국 상이한 취향의 지지자들이 하나의 당에 모여있는 셈인데, 이는 국민의당이 생긴지 2달밖에 안 된 신생정당이라 가능한 일이다.

20대 국회가 들어서고 이들이 뭔가 일을 하면 할수록(물론 별다른 일을 안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 한쪽은 떨어져나갈 것이다.

이번 총선 결과로 안철수의 대권 도전은 상수가 됐다.

안이 당선가능성을 높이려면 자신이 평소 주장해왔던 결선투표제부터 시동을 거는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안이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그간 난망할 것으로 보이던 선거구제 개편이 얻어걸릴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4. 정의당은 이번에 6석을 얻었다.

이번 선거 득표율을 보면서 내린 개인적인 결론이 하나 있는데, 유권자는 자신의 상황이 빡셀수록 불확실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당과 녹색당도 마음속으로 비례 1석을 획득하길 기원했는데 생각보다 성적이 저조했다.
기독자유당은 비례 득표 2.63%로 이번에는 비례 1석 획득에 실패했지만 전신이었던 19대 기독자유민주당(1.20%)에 비해 2배 이상 표를 불렸다. 21대에는 원내 진출이 정말로 이뤄질수도 있다.


5. 자업자득인 측면이 있지만 아무튼 이번 20대 선거의 최대 피해자는 여론조사 업체들이다.

새누리 180석은 개뿔... 앞으로는 좀 제대로 된 여론조사 방법들이 도입되면 좋겠다.

IP : 121.131.xxx.10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추천
    '16.4.14 9:35 AM (121.131.xxx.108)

    원글 주소
    https://www.facebook.com/donghwan.kim.14/posts/984684748245592?pnref=story

  • 2. 추천
    '16.4.14 9:36 AM (121.131.xxx.108)

    이런 정교한 내용의 글들을 다양하게 접하며 우리 82 자게도 감성 보다는 이성을 바탕으로 대선을 준비하자구요.
    아잣!

  • 3. ..
    '16.4.14 9:40 AM (210.217.xxx.81)

    잘 읽었습니다

  • 4. 새누리 180석은 개뿔222222222222
    '16.4.14 9:41 AM (218.52.xxx.60)

    여론조작 업체들 다 망해라

  • 5. 국민의당
    '16.4.14 9:47 AM (210.178.xxx.51)

    이번 대선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나 참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네요.
    김종인은 사실 민주색도 아니고 그 사람이 영입공천한 사람들도 그렇고 국민의당은 정말 그렇고....
    어쨌든 새누리가 아니면 된다는, 박그네당은 아니다는 국민의 요구는 어느정도 관철된 듯한데 잘 조율해서 대선때는 제발 지금같은 악수가 아니길 기대해봅니다.

  • 6. 추천
    '16.4.14 9:47 AM (121.131.xxx.108)

    이 글을 가져 온 이유는 지금 게시판에서 호남에 대한 원망과 문재인 님의 거취 등을 놓고 예민하게 서로 상처를 주는데 조금 냉정하게 사태를 보자 싶어서예요.

  • 7. 추천
    '16.4.14 9:47 AM (121.131.xxx.108)

    그런데, 이런 글은 조회수가 낮다는게 함정..ㅠㅠ

  • 8. ㄷㄷㄷ
    '16.4.14 9:48 AM (222.112.xxx.26)

    ///오합지졸의 명가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 당의 지지자들을 욕보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아무리 그렇더라도 한 정당의 구성원들을 선택한 유권자들은 그렇다면 머저리라서 오합지졸들을 선택하여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줬다는 건데

    씨 ㅂ
    개눈에는 똥만 보여 더러운 욕구만 커진다더니
    그렇게 타인들의 권리를 개무시하니까
    민주주의에 심각한 타격을 입지.

    과일 중에서 바나나가 가장 맛있다고 강변하는 꼬락서니 글이 가장 합리적이라면

    다른 과일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럼 불합리한거냐???

  • 9. 추천
    '16.4.14 9:51 AM (121.131.xxx.108)

    ㄷㄷㄷ님, 사실 필리버스터 정국 이전에 국민들에게 비친 더민주의 이미지는 그렇지 않았나요?
    단어 하나 하나에 화 부터 내지 마시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 복습도 잘 해 봅시다.
    전교 1등 하는 애들의 특징이 뭔가요??
    틀린 문제 꼭 다시 풀어서 다시는 틀리지 않는 거잖아요?

  • 10. 지나가다
    '16.4.14 9:52 AM (219.251.xxx.231)

    저도 잘 읽었어요.현명하고 예리한 분석 감사합니다.

  • 11. ㄷㄷㄷ
    '16.4.14 10:00 AM (222.112.xxx.26)

    민주주의는 다양성 혹은 다원성이 그 핵심가치임에도 오합지졸 이미지?

    그래...오합지졸이라면 분열을 일으키고 철새가 되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한 지역에 갇힌 인간들이 탈당하며 온갖 쏟아낸 시궁창배설물을 뒤집어 쓴 당이란 말로 들린다.

    캐스팅 보트를 인정하나
    대승적 차원에서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풀어가지 않으면
    오히려 사라질 정치생명을 가진 당이 안철수당이란 점만
    기억하길 바랄 뿐...

    그리고 지역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면
    광주의 민주화의 역사적 의미도 그만큼 협소하게 비쳐질까 두려울 뿐이다.

  • 12. ..
    '16.4.14 11:29 AM (221.146.xxx.25) - 삭제된댓글

    여론조사업체 다 문닫아야하구요. 그런의미에서 정봉주가 밀고있는 윈즈코리아? 거기 대박이네요. 새누리과반 무너진다고 전전날부터 예측함.

  • 13. //
    '16.4.14 11:39 AM (110.8.xxx.28)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원글 보수와 진보 성향 정당 위치가 뒤바꼈네요..

    민주당의 김종인 영입의 결과는 확연히 알 수 있죠. 호남에서의 참패.
    새누리당의 가장 큰 패인은 자만..자기들 입으로 150석 어쩌구 했으니 갈팡질팡하던 사람들 중 많은 수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야당편 들어준 것이고요.
    국민의당은 중도보수와 중도진보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정말 잘해야 할 겁니다. 괴물신인이 내내 불펜에만 있다가 드디어 마운드에 오른 것이죠..

  • 14. ..
    '16.4.14 12:13 PM (118.32.xxx.89) - 삭제된댓글

    예리한 분석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7229 터키 항공 타보신분‥ 7 여행 2016/05/14 1,639
557228 머리감았는데 안감은것처럼 기름진 느낌이 되었어요ㅠㅠ 4 아휴 2016/05/14 1,932
557227 중2인데 영어원서를 처음 읽어봐요.. 5 영어원서 2016/05/14 1,924
557226 이쁜 오해영 질문이요 7 또 오해영 2016/05/14 3,717
557225 참외의 계절---참외 피클 담아요 10 *** 2016/05/14 2,586
557224 죽은 개,절에서 등을 달아준 사람도 있네요. 14 석가탄신일~.. 2016/05/14 3,792
557223 5월22일 결혼식복장 조언부탁드려요 2 이런 2016/05/14 1,161
557222 중성화 고민 13 고민 2016/05/14 1,504
557221 요즘 티비를 보며 드는 단상 3 하하 2016/05/14 1,379
557220 김희애씨 19 vv 2016/05/14 15,384
557219 옥시불매에 동참 원하는 분들 오늘이 마지막 기회 1 옥시불매 2016/05/14 994
557218 청경채를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나요? 6 샐러드 2016/05/14 10,037
557217 확실히 연애를 하면 자기한테 쓰는시간이 줄어드네요 1 ㅇㅇ 2016/05/14 1,292
557216 6살 유치원에서 친구가 이제 친구하지말자고 했다는데.. 5 엄마 2016/05/14 1,980
557215 길고양이 고민입니다 11 돌니 2016/05/14 1,641
557214 음식물 쓰레기로 거름만들기? 10 화초키우기 2016/05/14 3,380
557213 휴럼쥬스기 잘짜지는 모델 써보신분 추천해주세요 6666 2016/05/14 568
557212 잡곡밥만 먹으면 위가 너무 어파요 7 의문 2016/05/14 2,598
557211 고1 아들 중간고사 끝나고 하는 말이요,,,, 5 고딩 2016/05/14 3,224
557210 이태리여행후 세관신고 6 곰곰이 2016/05/14 2,197
557209 우리나라에 오래전부터 살던 중국인들 2 ..... 2016/05/14 1,762
557208 목소리 좋으신 분들 에피소드^^ 28 ㅇㅇ 2016/05/14 4,810
557207 선봤는데 또 차였어요...배고프네요....ㅠㅠ 10 ,,, 2016/05/14 6,153
557206 호텔 3박예약에 1박 취소가능한가요? 2 하얏트 2016/05/14 913
557205 한국 기독교, 어떻게 '기득권 종교'가 되었나 - 4 쿡쿡이 2016/05/14 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