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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이오십줄 참 험난도 합니다

ㅁㅁ 조회수 : 3,516
작성일 : 2016-03-15 12:53:23
실수든 사고든 질병이든 
대체 난 얼마나 더많은 경험들을 할건지 

아홉살쯤 대추나무에 쌍매미잡으러 올라갔다가 
콩뛰어내린것이 다리가꼬이면서 떨어져 
땅짚었던오른팔이 반대로 퍽 꺽여 등에가 붙어봤다 
장에갔다오신엄마한테 조심성없다고 비오느날 먼지나도록 
맞았다 

열살즈음 
비오느날 강아지 밥주려고 소여물바가지 가지러 내려가면 
비맞아야해서 꾀부리다가 
한쪽발 살포시 소여물가마솥단지 옆탱이 밟았다가 
펄펄끓는 소여물에 풍덩 

놀라서 양말 후닥 벗고보니 발 목까지 홀라당 허물 
벗겨졌다 
아파서 빗물에담그니 또 날벼락 
엄마와 오빠가 조선간장 반동이 퍼다가 발집어넣고 
밤새 부채질 하셨다 

열다섯살즈음 ㅇ 
좁은농로에서 자전거타다가 고무신에땀차 미끄러지며 
개울가시덩쿨로 슝 ㅡㅡㅡ 
다이빙 
발목 나가봤다 

십대 중반 
성폭행안당하려 두시간 버티다가 팔 부러져봤다 

역시나 십대중반 
손에 동상걸려 손이 부어서 손가락 다섯개가 구부러지지않았었다 

십대후반 
못생긴이빨사이로 복나간다고 
야매아저씨한테 앞이빨 강시이빨로 왕창 갈아버리고 
씌웠다 

스무살즈음 
문열린 만원버스에서 떨어져 바퀴밑으로 들어갈뻔 
명줄은 긴갑다 
창피함에 후다닥 올라타고 

뒷목뜨끈하길래 더듬으니 흥건했던피 
몇바늘인지 모르지만 꿰맸다 


역시나 이십대초입 
문짝에 손바닥 쿵 치인후 손바닥가운데가 
무지막지염증생겨 째고 반컵정도의 고름을 짜고 
애기주먹만한 심지를 박아주는데 
손바닥에 광산굴이 생겼었다 

결혼후 식당을할때 
불판뒤로 빠진 주방기구 찾다가 
사재싱크태엉성한마무리 철판모서리에 
샤 ㅡㅡㅡ악 
아주 눈깜빡할사이 손등 귀퉁이 
또 그렇게 몇바늘 꿰매고 

서른후반 
머리와 정강이에 어떤이물질이 자꾸커져서 
수술권고 
정강이는 단순비지 
머리것은 상피내암이었던걸로 
수술후 조직검사결과였고 

식체를 시작으로 반복 만성 위염 위괘양으로 
밥 두숟갈 먹어야하는 저질로 바뀌었고 

몇개의 혹과더불어 간안좋아 석달에 한번씩 검사권유받지만 
그래야하나 미련중인데 
불쾌한 우측 복부통증이 두렵기만 하고 
죽는건 괜찮은데 아픔이 두려운 ㅠㅠ 

갑상선 못생긴 혹이 세개 
역시나 육개월에 한번 검진얘기 
그것도 십수년 
팔과 발등과 손가락 원인못찾는 염증으로 
삼년을 병원전전 장애인 수준으로 절룩이며 출퇴근하다가 
진단이라고 받은게 뒤꿈치인대 완전 파열에 발변형으로인한 
수술권고 

변형된 발등뼈 잘라내고 
뒤꿈치뼈잘라 앞으로 당기고 
인대잡아당겨 무너진 평발아치 세우고 

일주입원 
8주 깁스 
재검진 재깁스 다시 4주 중 

오랫동안 걷지못하는고로 
발회복전에 사람꼬라지가 폐인수준 

어릴때 기억도 안나는 흉터들보면 
사건 사고는 더 있었단 뜻일터 

앞으로 얼마나 더더 많은 통증들에 시달리다가 
가게되는걸까요 ㅠㅠ 

백수하는분들 존경스럽습니다 

 
IP : 175.193.xxx.5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
    '16.3.15 1:24 PM (175.193.xxx.52)

    엄두 못내다가 정리해놓고보니 내글 내가놓고봐도

    곱게,라는 단어와는 구만리쯤 되네요

    인생이 고운분들 자랑좀 해주세요

  • 2. 토닥토닥
    '16.3.15 1:33 PM (14.41.xxx.2)

    저도 50대 중반, 요몇주 유난히 여기저기 쑤시고 저리고 해서 힘들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원글님 한테 대니 불평하기가 죄송하네요. 아유... 힘드신데 잘 참으시네요.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ㅠㅠ 저 아는 동생 하나도 어릴 때부터 많이 자주 여기저기 아팠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아픈 걸 잘 참아요.

  • 3. 해피
    '16.3.15 1:36 PM (221.151.xxx.86) - 삭제된댓글

    앞니때문에 고생한 부분에서 공감 팍^^
    저는 의사한테 햇는데도 엄청 고생했어요.
    자전거 타다가 또랑으로 굴러서
    다치기도 했구요

    인생 고운편은 아니였는데도 글쓰신분에 비하면 엄청 고운것 같네요 ㅠㅠ
    님 남은 인생은 곱게 살게 되셨으면 좋겠네요.

  • 4. ㅁㅁ
    '16.3.15 1:37 PM (175.193.xxx.52) - 삭제된댓글

    그렇지요?
    제가 좀 많이 이상한거지요?

  • 5. 50중반
    '16.3.15 1:42 PM (59.9.xxx.49)

    아이구야...원글님 너무 너무 파란만장하시다...
    너무 활동적인거 아닌가요?
    전 어릴때 급경사 언덕길을 자전거로 내려가다 다친 기억 (잊고 살았는데 지금 생각나네요).
    40대에 컴앞에서 뜨거운 커피 쏟아 허벅지 안쪽 화상 입은 정도.
    비교적 사건 사고 없이 살았는데 이즘 뒷통수가 짜릿 짜릿한 두통에 시달려 힘들어요. 이게 뭔일인지...

  • 6. 샤베
    '16.3.15 2:28 PM (202.136.xxx.15)

    소설가 하셔도 되겠어요. 어찌 이리 재미나게 묘사하시는지..

  • 7. 샤베
    '16.3.15 2:29 PM (202.136.xxx.15)

    글이 고와요. 그리고.. 앞으로 곱게 사실거에요.

  • 8. ㅁㅁ
    '16.3.15 2:45 PM (175.193.xxx.52)

    그나마 다행인건
    정신이 거칠어지진않았습니다

    약해져가긴 하네요

  • 9. ㅡㅡㅡ
    '16.3.15 4:56 PM (222.110.xxx.100)

    뭔가 님의 글은 판소리가락처럼 읽히네요. 님 말대로 육체적으로 힘드셨지만 정신이 거칠어지진 않으셨나봐요.
    힘들었던 고통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면서, 정면승부를 통해 이겨낸 저력이 느껴집니다.
    장수하실 것 같으십니다. 눈빛이 좋은 노인이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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