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야만의 시대가 막을 내렸으면

3월 조회수 : 427
작성일 : 2016-03-12 10:45:25
저는 어릴 때 친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자랐어요. 
매일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 집으로 동네에서 유명했죠.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엄마가 피해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그걸 믿고 저를 문제아 취급했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이나 다른 어른들이나 다 그랬죠. 
툭하면 학교 찾아가 니네 담임한테 이를 거다 뭐 그런 말로 협박하곤 했어요.
저는 그러면 큰일 나는 건 줄 알았고요. 
저도 제가 문제가 많다고 믿고 있었어요.
고분고분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열 살 아이가 머리 한 뭉탱이 뽑히고
카페트에 둘둘 말려 밟히고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잘못한 일이 대체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미친년인 게
제 머리를 신나게(네, 신나게. 별다른 이유가 없을 때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화풀이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를 때렸습니다. 슬픈 동화를 읽고 울고 있는 걸 보고는 '지 엄마 죽으라고 우는 거다'라고 뒤집어씌워 때리더군요)
한 뭉탱이를 뽑아 놓고서 잠시 뒤에 표정을 바꿔
'아이고~ **아~ 왜 너 니 머리를 뽑았어어~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이런 연기를 하는 인간이었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 맞는 아이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 맞는 까닭까지 자기 잘못이 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 자체가 잘못이고 미안한 일이라는 걸 주입받으면서 자랍니다.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겠죠.
요즘도 그닥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유독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감정이입하고 피해자에게서 잘못의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게 아동학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엄마가 때렸을까. 
때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주위 사람도 맞는 아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IP : 121.132.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16.3.12 11:09 AM (222.112.xxx.26) - 삭제된댓글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뒤집어야 할까요?????

  • 2. 333
    '16.3.12 11:12 AM (222.112.xxx.26)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고문 기술자인 이근안이라는 악마도
    단죄하지 못했던 '야만의 세상'도 누가 나서서 단죄하는 세상으로 바꿨나를 추론해본다면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나서서 뒤집어야 할까요?????

  • 3. ㅇㅇ
    '16.3.12 12:15 PM (219.240.xxx.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 맞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죠.
    가해자에 대해 감정이입 심한 건 지금도 많은 것 같고요.
    주말 안 좋은 소식들로 우울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2616 야권연대... 10 안철수 씨 2016/03/29 606
542615 울산 살기 어때요? 2 holly 2016/03/29 1,647
542614 냉동실에 넣어둔 순대. 맛있게 볶음하는 비법 좀 알려주세요 12 2주전 2016/03/29 2,196
542613 늦둥이 고딩맘인데 학부모 반 모임 가기 창피?하네요 11 늦둥이맘 2016/03/29 5,489
542612 사고싶어요 추천좀 3 흰색 원피스.. 2016/03/29 648
542611 회사에서 비교 당하는거. . . 4 2016/03/29 1,312
542610 울릉도 첨가보는데 12 처음 2016/03/29 2,319
542609 발냄새)그랜즈레미디 사용해 보신 분,,, 3 궁금 2016/03/29 1,468
542608 경주에 완전 민속촌 분위기 한정식집인데, 상 채로 들고와주는 24 혹시 2016/03/29 5,417
542607 소녀시대 07년도 영상대박이네요진짜 1 sdf 2016/03/29 3,065
542606 가족중에 신장이식 하신분계신가요? 8 모모 2016/03/29 2,641
542605 귀가 가려워서 4 궁금 2016/03/29 1,038
542604 미국 '인공지진' 위험 지역 거주민 700만명 2 인공지진위험.. 2016/03/29 1,274
542603 실비보험 들어야하나 고민입니다 11 ,, 2016/03/29 3,404
542602 스트레스성 폭식...울고싶네요 정말 3 ,,, 2016/03/29 2,552
542601 만삭...힘드네요 3 ㅠㅜ 2016/03/29 1,187
542600 봄철 좁쌀여드름과 안면홍조에 스테로이드 로션? 3 ,,, 2016/03/29 3,505
542599 물귀신 알바들에게 먹이주지 맙시다 dfgjik.. 2016/03/29 419
542598 웅진 공기청정기 렌탈해서 쓰고 있는데 2 .. 2016/03/29 1,354
542597 대학교 교사들은 논문 표절, 책 표절이 그냥 다반사인가 봐요 3 ..... 2016/03/29 997
542596 일본, 전쟁 가능한 ‘집단자위권법’ 발효 6 후쿠시마의 .. 2016/03/29 504
542595 초3...얼마나 공부하나요? 19 ... 2016/03/29 3,489
542594 방사능과 코피의 관계 1 맛의달인 2016/03/29 1,280
542593 쌩얼이 이쁜사람 세상에서 젤로 부러워요 10 ㅇㅇ 2016/03/29 5,366
542592 봄옷 쇼핑하러 가기 좋은 5곳. .. 2016/03/29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