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가기 너무 무섭네요. 국내 탑인 아산병원조차 저렇게 한다니...아직 감염병 안걸린채 살고 있는게 용한거 같음
[앵커]
국내 최대 병원 가운데 하나인 서울아산병원이 실제 구매하지도 않은 내시경 도구로 환자를 시술한 뒤 건강보험 급여를 허위로 타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문제가 된 시술 도구는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하는 것이어서 기존 제품을 재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진원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굴지의 의료기기 업체가 작성한 내부 문건입니다.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 납품한 '췌담도 내시경' 시술 도구 내역입니다.
조영제를 투입하기 위해 근육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시술 장비를 판매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업체의 실제 출고 품목 목록에는 같은 기간 서울아산병원에 전혀 다른 의료도구가 공급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의료기기업체 전 관계자 : (췌담도 내시경 시술 도구의) 상당 부분은 다른 품목으로 대체해서 납품된 것으로 파악됐고요. 일부 빼돌린 시술 도구는 관계자들이 유용했던 것으로….]
서류로만 건네진 시술 도구는 내부 문건을 통해 파악된 것만 수천만 원어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 도구로 환자를 시술했다며 건당 24만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급여를 꼬박꼬박 챙긴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허위로 서류를 제출해 혈세와 다름없는 건강보험료를 타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감염 우려 등으로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 시술 도구의 재사용 가능성입니다.
시술은 이뤄졌는데 납품이 안 됐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병원 측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 : 한 번 쓰고 나면 칼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무뎌지거나 휘어져서 안전성이 떨어져서 한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제품입니다.]
대형 의료기관에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으며, 의료인들이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시술 도구를 재사용하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했습니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
[앵커]
일회용 시술 도구의 재사용은 감염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소독 과정을 거쳐 시술 도구를 다시 쓰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재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형병원에서 재사용 의혹을 받은 시술 도구는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입니다.
소독해서 다시 쓰는 재사용 도구와 달리 한 번만 사용하고 폐기 처분해야 합니다.
[엄중식 /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된 기구를 재사용하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혈액이나 체액에 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될 우려가 있습니다.]
병원 측은 이 도구를 다시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명확한 근거를 내놓진 못 했습니다.
일회용 기구를 다시 사용했다는 의혹은 이 병원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지난 2014년 내시경학회 설문조사 결과 일회용 부속 기구를 사용하는 기관 가운데 60% 이상이 기구를 재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단 일회용뿐 아니라 소독해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 제품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에서는 재사용 도구로 내시경을 받은 환자 7명이 장내 세균에 감염됐고, 이 때문에 2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강원도 원주와 충북 제천에서 C형 간염이 집단 발병해 일회용 주사 등 의료기구 재사용이 잇따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사기 재사용 금지 법안이 입법 촉구된 상황에서 다른 의료 기구에 대한 재사용 문제도 함께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