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담 보바리,이게 왜 고전이죠
고구마 100개먹은 듯 해요.
이 소설의 주제는 뭘까요? 어떤 메세지를 주고 싶은 걸까요?
답답하고 짜증나서 원..
요새 막장 드라마가 할배요하고 가겠네요..
읽다가 도저히 못 봐 주겠어서 덮었어요
작품해설을 봐도 이해가 안갑니다..
이 소설이 카프카의 바이블...?
문체니 구조니 다 필요없고..내용이 정말
너무 너무 막장이에요..
혹 제가 이해못한 심오한 무언가가 있는 걸까요??
1. ...
'16.3.4 10:47 PM (59.15.xxx.86)그 이전의 소설은 얼마간의 환타지가 있었는데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최초의 사실주의 소설이라는데 의의가 있는거죠.2. 갸또
'16.3.4 10:51 PM (59.27.xxx.9)잘은 모르지만
내용보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작품이래요.
내용보다 그걸 담는 형식/틀 같은 것이 더 중요한 작품.
어디서 읽었는데(건망증 심해 책제목도 기억이 안나요) 내용 자체는 한 줄로 요약가능하죠.
쇼핑 중독 간통녀, 비소먹고 음독자살하다.3. 흠
'16.3.4 10:53 PM (116.34.xxx.96) - 삭제된댓글뭐 그 정도 가지고^^그리스 신화 한 번 가만 생각해보세용.
예전 어릴 땐 신화의 특징상 그 지명 이름 외우면서 제대로 읽어 내려가기도 어려워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
나중에 여러번 읽고 곱씹어 생각해보고 줄거리 정리해보니 퐈아.~대박.ㅋㅋ막장도 그런 막장이 없어요.ㅎㅎ4. 갸또
'16.3.4 10:58 PM (59.27.xxx.9)윗분, 같은 시각으로 정말 이해안되는게....
요즘 유치원 애들 그리스신화 엄청 읽히거든요.
내용이 정말 막장스럽고 성적인 게 많자나요...
전 대충 조각조각으로 얻다가 대학때 영문학 전공이다보니 제대로 읽었어요.
서양문화와 문학의 근간이라 빼놓을 수 없긴 한데
어린 애들한테 굳이 읽기엔....5. blueu
'16.3.4 11:02 PM (211.36.xxx.237)저도 그런 생각했어요.
불륜소재가 왜 고전인지..6. .....
'16.3.4 11:03 PM (110.70.xxx.137)저도 그리스로마신화 애들한테 읽히는 부모들이.제일이해안가요..애들용은 많이완화되서 나오긴하겠지만요.
인간가 치졸더럽욕망의 응집체가 그리스로마신화라서요7. 아고..
'16.3.4 11:09 PM (223.62.xxx.200) - 삭제된댓글방금 작품해설 한 번 더 읽었어요. 1857년를 마담 보바리의 해라고 하고 이 소설으로 풍기문란죄를 얻어 법정에도 섰네요, 현대 사실주의소설의 성서라는 장르의 선구가 되었다는 이유 또 이 소설의 주제와 스타일의 독특성때문에 내용이 주는 불쾌자극의 충격이 그닥 상쇄되지는 않네요
아...호기심에 일어보라고도 권하고 싶지 않은 소설이었어요 ㅠㅠ8. 아고..
'16.3.4 11:10 PM (223.62.xxx.200)방금 작품해설 한 번 더 읽었어요. 1857년을 마담 보바리의 해라고 하고 이 소설으로 풍기문란죄를 얻어 법정에도 섰네요, 현대 사실주의소설의 성서라는 장르의 선구가 되었다는 이유 또 이 소설의 주제와 스타일의 독특성때문에 내용이 주는 불쾌자극의 충격이 그닥 상쇄되지는 않네요
아...호기심에 읽어보라고도 권하고 싶지 않은 소설이었어요 ㅠㅠ9. ㅇㅇ
'16.3.4 11:11 PM (84.241.xxx.106)고전은 문학사, 인류사를 놓고 맥락을 봐야하는 데요.
플로베르 이전에는 소설이 허황된 장르였어요.
현실을 바로 다루지 않고 관념 속에 있었어요.
우리나라 소설의 금오신화 생각해보시면...
그리고 당시 유럽엔 낭만주의 소설이 사조였어요.
그건 더 재미없죠 지금 우리기준으로는.
근데 보봐리 부인은,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거죠.
그 소설 자체가 위대하다기 보다는
처음이라서 의미있는 거고요.
당시엔 법정까지 갔어요. 그만큼 인류의 문학세계가 다채롭지 않았습니다. 지금 보면 당연한 것이요.
막장성 속에 당대 사회 반영, 비판이 들어있죠.10. 엠마
'16.3.4 11:19 PM (203.229.xxx.4)고전 반열에 오른 작품들은,
인생의 가장 끔찍한 면들에 대한 내성이 있고
가장 아름다운 면들에 대한 감수성도 있는 이들이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겠죠.
그렇지 않다면,
인생의 공포, 추악한 면에서 눈을 돌리고 싶고... 그렇다면
깊이 있게 읽어갈 수 없을 겁니다.
마담 보바리는, 플로베르 자신이 "보바리는 나다"고 하기도 했지만,
시공간의 엄청난 차이를 떠나서, 불륜이고 결혼이고 자기 삶이랑 아무 상관없이 살아온 독자여도 놀랍게 공감할 수 있는 면면들이 있어요. 글고 그런 공감이 아니더라도, 문학적 성취가 엄청난 작품이기도 해서 어떤 대목들은 진짜 경이의 한숨, 쉬어가면서 읽어야 하는 책. 입니다. ;;11. 그리고...
'16.3.4 11:22 PM (180.224.xxx.207)저는 좋아하는 소설이예요.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심리묘사가 옛날 소설같지 않게 너무 사실적이고
소소한 사건들에 대한 반응은 현재 사람들이랑 큰 차이도 없는 것 같아요.
본인의 희망과 현실의 차이로 인한 절망감..
그걸 이겨내는 근기가 없고, 타락하는 사람에겐 결국 비극이 찾아 오고 ( 소설은 좀 과장된 면도 있지만)
이건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이고, 인간 사는 거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죠.12. 12월의 꿈
'16.3.4 11:25 PM (125.131.xxx.145)형식에 있어서의 혁신이었죠.
유명한 프랑스 평론가가 이 소설을 두고 '묘사가 서술(내용) 을 잠식한다' 라는 평을 했어요. 당시 내용도 파격적이지만, 보바리 부인이 느끼는 권태나 허무함 이런 감정들을 정말 정교한 묘사로 잘 담아냈거든요.
(주인공이 느끼는 나른한 권태감이 아침 식사 장면에 묘사된 건 아직도 인상적이에요)
게다가 주인공은 남편인 듯 시작하는데 소설의 처음과 끝에만 등장하는 듯한 새로운 구조 등등... 소설 형식사에 있어서 뛰어난 획을 그은 작품이긴 합니다;;;
저야 학교때 전공이라 공부하는 심정으로 읽다가 형식적으로도 정말 매력있는 서설이구나 점차 알아가긴 했지만, 플로베르의 이런 느려터지는 듯한? 꾸준한 묘사가 싫으시면 광적인 이야기꾼 발작의 작품들을 추천해드릴게요. 훨씬 재미는 있어요 ^^13. ㅇㅇ
'16.3.4 11:27 PM (94.214.xxx.31)저도 플로베르 소설 아주 좋아하는데요.
플로베르를 전범으로 삼은 작가들도 많죠.
감정교육 도 좋구요.
줄리언 반스의 플로베르의 앵무새 도 생각 나네요.14. ㅇㅇ님
'16.3.4 11:28 PM (223.62.xxx.92)친절한 해설 감사합니다..소설속 풍경이건 심리건 상황이건 아주 짜증날 정도로 디테일하더군요. 이왕이면 다른 색다른 소재로 사실주의획을 그을 것이지..간통에 빚에 자살..남편마저, 딸도 불쌍하고.. 문학외적인 것보다 내적인 것에 몰입되니 고전이 막장이 돼 버리네요.
15. 막드의 고전
'16.3.4 11:30 PM (91.109.xxx.103)그런 식의 막장 여주인공이 거의 없잖아요. 막드를 승화시킨...
남자가 희생양이 되는...
마농 레스코도 비슷하지만 인물의 입체감이 덜해요.
저도 답답해서 싫었어요. 오히려 발자크 소설이 더 현실적이고 재미난 듯.16. 제게는 명작
'16.3.4 11:32 PM (116.36.xxx.73)주인공들의 성격 상황 주변풍경 묘사 모든것이 좋아요. 토마스 하디의 귀향. 주드. 로렌스 소설도 좋아합니다.
17. ㅇㅇ
'16.3.4 11:33 PM (121.168.xxx.41) - 삭제된댓글원글님... 지금 제가 넘 피곤해서 옮기지를 못하겠어요.
알랭드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에서
불안의 해법으로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를
예로 들고 있는데요
보바리 부인은 그 중에서 예술(문학)에 들어가는데
왜 이게 예술인지 기가 막히게 설명해놓았어요.
내일 아침에 타이핑 쳐서 올려놓을게요.18. 사랑이여
'16.3.4 11:35 PM (222.112.xxx.26)문학은 시대적 상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토마스 하디가 19세기 말의 영국의 남녀간의 사회적 도덕성을 상징적으로 그린 소설이 '더버빌가의 테스'라면 (물론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체털리 부인' 이란 소설도 있지만...)프랑스에서는 플로베르가 '보부아르 부인'으로 그것을 또한 나타냈다고 봅니다.
보부아르가 우리처럼 그렇고 그런 학창시절을 마치고 의사로 직업을 가지면서 그의 부인이 당시 유럽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를 하디처럼 마찬가지로 그렇게 그렸다고 봅니다.
모두 고전반열에 오른 것은 당시 사회상을 그린 과정이 문제적 구조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파헤친 수작이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 아닝까 합니다.19. ㅇㅇ
'16.3.4 11:35 PM (121.168.xxx.41)왜 불륜이냐면요,
당시 내용의 요약이 실제 신문에 난 기사였거든요.20. 막드의 고전
'16.3.4 11:36 PM (91.109.xxx.103)그리고 원글님이 어떤 지점에서 혐오감을 느끼셨는지 대충 알 것 같아요. 플로베르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너무 없어요. 타인의 삶에 공감이 좀 안 되는 인물이었나봐요. "내가 보바리다"라고 했지만 그게 연민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결점을 지닌 인물이 보바리라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요. 또 자기가 얼마만큼 작가 자신과 동떨어진 인물이나 소재로 잘 쓸 수 있는지 과시하려는 심리? 키이츠가 말한 '부정적 수용능력'과 더 관련이 큰 문구입니다.
21. 어맛
'16.3.4 11:45 PM (223.62.xxx.92)어맛..댓글등 모두 감사해요^^, 고구마 100개먹은 것 같던 체기가 님들의 친절한 해석덕분에 내려가고 있는 듯 해요, 여자 성격도 너무 비현실적이고 남편도 그랬어요, 사실 덮고 안읽으려다가 다 읽어봤어요 제가 이해못한 어떤 부분들을 읽다보면 깨달을까 싶었네요. 소설이 답답해도 몰입감은 있었고요 내용자체가 넘 충격이라.. 댓글들 읽으면서 학구파가 되는 것 같아요 ㅎㅎ 님들 감사합니다^^
22. 엠마
'16.3.4 11:46 PM (203.229.xxx.4)사실 플로베르나 프루스트같은
고전 중 고전, 거장 작가들을 즐겁게 읽으려면
꽤 오래 수련이 필요한 거 같기도 해요. 그 작가들이 보냈던, 엄격함을 단련한 세월. 그 정도는 못하더라도.
고전을 읽는 즐거움 중엔, 내 자신의 인생을 되찾음, 이런 게 있고요. 마담 보바리도 읽으면서 수없이 그럴 수 있는 작품입니다. 나도 이걸 안다고, 이런 일이 내 인생에서도 일어났어.. 반드시 그런 방식은 아니라는 게, 그게 문학의 매력인 거고요.23. ...
'16.3.4 11:47 PM (223.33.xxx.237)덕분에 배웠네요
저도 이게 왜 고전인지 의야했는데
스토리가 아니라
여러가지를 봐야하는거군요
묘사가 서술을 잠식한다
이건 저도 어디선가 들은말인데
제가 들었을정도면 엄청 유명한 말인듯 ㅎ24. 와
'16.3.4 11:49 PM (211.109.xxx.112)좋은 댓글들
댓글들 하나하나 다 읽은 거 너무 오랜만이네요25. 고전
'16.3.5 12:07 AM (116.39.xxx.210)댓글 중 내 자신의 인생을 되찾음, 이거 푸악 꽂히네요!
어떤 글을 읽다보면 정말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스스로도 모른 채 넘어갔던
그걸 선명하게 언어로 잡아채놓은 문장을 만나는.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좋네요. 막 책읽고 싶어져요!!!^^26. 음
'16.3.5 12:12 AM (183.101.xxx.9)허영과 바람끼로 사람이 어디까지 치닫을수있는가 뭐 그런거?
심오한 의미는 모르겠고
그여자가 왜 그렇게까지 됐는지 한심하면서도 그심리가 다 느껴지기는 하던데요
중학생때 처음 읽으면서
외도랑 사채는 인생망치는 지름길이구나
청산가리먹으면 이렇게 끔찍하구나 싶었는데...
전 지금도 궁금한게 청산가리먹으면 소설처럼 그럴까요?
먹으면 죽는거라 알려줄사람이 없을텐데
어쩜 그렇게 자세히 묘사하는지 궁금해요27. ..
'16.3.5 12:17 AM (119.18.xxx.198) - 삭제된댓글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주인공은
지금 기준으로는 스토커 미친* ;;28. ㅇㅇ
'16.3.5 12:51 AM (124.50.xxx.166)그냥 답답하게 대충본 1인
댓글로 이해함29. 보봐리즘
'16.3.5 1:02 AM (223.62.xxx.74)우리나라 최고의 평론가 김윤식 왈 대한민국 작가들은
보봐리를 품평하면서 겸손하라고 일갈합니다.
번역자 김화영 교수의 평론이 빛이 났다던.30. 지루한 묘사를
'16.3.5 1:08 AM (175.223.xxx.121)읽으면서 지루한 주인공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안나까레리나를 읽으면서 비슷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었고요.
31. ---
'16.3.5 1:17 AM (91.44.xxx.169)젊은 베르테르는 300년도 넘은 소설아닌가요.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 끌었고, 괴테는 톱스타가 되었는데 걸작 중의 걸작이죠. 시대를 뛰어넘는.
32. 저도
'16.3.5 1:38 AM (1.250.xxx.234)대학때 분명 읽었는데 왜 하나도
생각 안난다는..바부팅이33. 헐...
'16.3.5 1:55 AM (59.2.xxx.134)댓글들이 정말 좋습니다. 전 안 읽은 책인데, 어서 빨리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댓글들이에요.
저도 읽어보고, 이 글 다시 보면서 다시 한번 책에 대해 곱씹어보겠습니다.34. ㅇㅇ
'16.3.5 2:05 AM (84.241.xxx.106)한 자 더 쓸게요.
고전이라는 게 읽고나서 내게도 고전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보봐리 부인, 플로베르 다 좋아하지만 받아들이는 건 다 다르니까요.
오히려 님처럼 이게 왜 고전일까 하고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따져보면 문학사에서 고전으로 인정하는 이유를 찾아보구요. 수긍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그러면서 나만의 고전을 만들어가는 것이 고전 읽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자기를 세워나가는 것요. 세상이 고전이라고 하지만 난 이런 부분이 동의가 안되는 걸, 하고 자기 의견을 세워나가는 과정이 고전의 현재적 의미라고 생각해요.
고전뿐 아니라 모든 책이 그렇죠.
근데 고전이라고 정해진 것은 공통의 기준이 되는 텍스트랄까요. 그래서 자기만의 고전, 자기만의 책을 만들어가는 데에 좋은 교과서 내지는 기준이 된다고 생각해요.
고전이라는 무게에 짓눌릴 필요없이, 플로베르에 대한 자기 생각을 가지는 것요. 플로베르가 맘에 안들면, 그럼 발자크를 읽어봐야겠다, 하고 다른 고전을 또 찾아보구요.
그러다보면 플로베르에 대한 생각이 또 달라지기도 해요.
그럼 또 돌아와서 다른 책 한 번 읽어보구요.
암튼 고전이라는 게 재밌거나 감동적인 책이 아니라, 독서와 사유의 기준이랄까 그 정도로만 생각하시면 되겠죠. 방대한 인류 문화사의 길라잡이랄까 하는 정도로요.35. 와
'16.3.5 3:22 AM (95.224.xxx.197)이런 이야기 좋아요! 더 해 주세요! 숨은 고수분들이 역시 많구나....
혹시 시대별 길라잡이 역할을 했던 고전 이런 거 설명해주셔도... 굽신굽신36. ㅇㅇ
'16.3.5 3:54 AM (94.214.xxx.31) - 삭제된댓글아는 척 조금 더 ㅎㅎ
보봐리 부인이 19세기 중반에 나왔잖아요.
이때가 현대의 목전이거든요.
영국엔 이 시기를 빅토리안 문학 사조로 따로 다루기도 해요.
시대의 징후들이 있으니까요.
하디, 오스카 와일드....
프랑스에선 플로베르가 사실주의문학을 내놨어요.
사실주의란 게, 작가가 소설에 개입을 안하는 거거든요.
그 전에는 작가가 선악 결론을 내요. 줄거리를 다 끌고 가구요.
근데 플로베르는 어떤 판단을 안 내리고 사실을 그냥 보여줘요. 엠마의 내면과 불륜과정을요.
이런 게 당시엔 처음이었던 거죠.
거창한 줄거리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 사는 모습, 단면을 보여주기만 하는 거에요.
줄거리나 주제가 별로라도 계속 틀어놓고 싶은 영화가 있죠? 그 형식이 좋아서요. 그런 걸 플로베르는 스타일이란 이름으로 추구한 거거든요. 주인공에 이입되거나 주제에 감화되거나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플로베르 이전엔 낭만주의가 유행이었어요.
엠마가 그 상징이죠.
엠마가 읽는 책들...로빈 후드, 아이반호의 작가 소설을 읽으면서 낭만적 열정을 키우잖아요. 아벨라르를 사랑한 엘로이즈 같은 비운의 여인을 꿈꾸고...
그리고 남편을 경멸하죠. 플로베르도 의사 집안 출신인데요, 의학, 과학이라는, 객관적 사실주의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죠. 실제 플로베르는 그 두 측면이 공존, 대립하는 사람인데 소설에서 그걸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엠마가 속물적인 것 같지만 또 내게도 그런 면이 있어요. 책에서 봤던 사랑, 정열, 그런 게 진짜 있는지 확인해보고싶은 욕망.37. ㅇㅇ
'16.3.5 3:55 AM (84.241.xxx.106)아는 척 조금 더 ㅎㅎ
보봐리 부인이 19세기 중반에 나왔잖아요.
이때가 현대의 목전이거든요.
영국엔 이 시기를 빅토리안 문학 사조로 따로 다루기도 해요.
시대의 징후들이 있으니까요.
하디, 오스카 와일드....
프랑스에선 플로베르가 사실주의문학을 내놨어요.
사실주의란 게, 작가가 소설에 개입을 안하는 거거든요.
그 전에는 작가가 선악 결론을 내요. 줄거리를 다 끌고 가구요.
근데 플로베르는 어떤 판단을 안 내리고 사실을 그냥 보여줘요. 엠마의 내면과 불륜과정을요.
이런 게 당시엔 처음이었던 거죠.
거창한 줄거리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 사는 모습, 단면을 보여주기만 하는 거에요.
줄거리나 주제가 별로라도 계속 틀어놓고 싶은 영화가 있죠? 그 형식이 좋아서요. 그런 걸 플로베르는 스타일이란 이름으로 추구한 거거든요. 주인공에 이입되거나 주제에 감화되거나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플로베르 이전엔 낭만주의가 유행이었어요.
엠마가 그 상징이죠.
엠마가 읽는 책들...로빈 후드, 아이반호의 작가 소설을 읽으면서 낭만적 열정을 키우잖아요. 아벨라르를 사랑한 엘로이즈 같은 비운의 여인을 꿈꾸고...
그리고 남편을 경멸하죠. 플로베르도 의사 집안 출신인데요, 의학, 과학이라는, 객관적 사실주의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죠. 실제 플로베르는 그 두 측면이 공존, 대립하는 사람인데 소설에서 그걸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엠마가 속물적인 것 같지만 또 내게도 그런 면이 있어요. 책에서 봤던 사랑, 정열, 그런 게 진짜 있는지 확인해보고싶은 욕망.38. ㅇㅇ
'16.3.5 4:03 AM (84.241.xxx.106)소설이란 뭔가....이런 별 것 없는 이야기로도 소설이 되는구나. 그리고 작가가 선악을 결론 내리지 않아도 되는구나. 그렇게 문학사에서 처음 나타난 거구요.
제임스 조이스는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진짜 별 일 없는 사내를 주인공으로 아무 내용 없지만 기막힌 소설 율리시스를 썼죠.
사실과 환각의 대립이라는 주제는 카프카가 자기 것으로 만들었구요.
엠마의 뚜벅남에 대한 생각 (마차가 없는 남자), 마차 섹스신 (요즘 같으면 카 ㅅㅅ), 이런 것 재밌잖아요.ㅎㅎ
엠마의 눈동자 색깔, 목덜미 묘사 이런 것도....39. 오~
'16.3.5 4:47 AM (110.12.xxx.14)해설이 이렇게 재밌다니.. 책 소개에 나온 글도 이리 흥미진진 하게 읽어 본 적 없는것 같아요 제목이나 작가는 다 들어서 알고 있지만 한권도 읽어본 적 없는데 한권씩 읽어보고 다시 이 글 보고 싶어요
40. 딜라이라
'16.3.5 8:54 AM (219.251.xxx.231)자세한 문학 작품 소개 감사드립니다.
41. 롤리타
'16.3.5 9:08 AM (121.160.xxx.222)저는 불륜막장드라마 극혐하는 사람이지만
보바리부인은 정말 가장 좋아하는 고전 중 하나로 꼽아요.
소아성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막장을 넘어선 변태고전 롤리타도 무지무지무지 사랑합니다.
좋은소설 나쁜소설은 없다
잘쓴소설 못쓴소설이 있을뿐이다... 라는 명언이 있죠.
즉 등장인물과 중심사건이 개막장 개변태라도
그 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기막히게 공감가게 혹은 리얼하게 그려낸다면 명작의 반열에 오르는 겁니다.
내적인 공허를 쇼핑과 불륜으로 틀어막아보려 몸부림치다 비극적으로 자멸하는 엠마 보바리
소녀 롤리타를 육체적으로 사랑하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변명으로도 상쇄될수 없는 죄책감을 호소하는 험버트험버트
그들의 치졸한 내면과 외면이 놀랍도록 신선한 방식으로, 파격적으로 인간적으로 그려지면서
결국 인간은 모두 치졸한 면이 있지 않던가, 나의 내면에도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지
그런 공감과 연민을 끌어내는것 심지어 아름다움을 획득하는 것
그게 고전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42. 릴리안
'16.3.5 10:15 AM (211.36.xxx.2)고전해설. 저장해두고 두고두고 봐야겠네요.댓글들 놀랍습니다.
43. 나
'16.3.5 10:49 AM (175.195.xxx.92)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인데 꼭 읽어야겠네요! 책 읽고나서 댓글들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44. 소설은
'16.3.5 12:01 PM (14.52.xxx.171)동시대 관점으로 해석하시면 안돼요
춘향전은 뭐 있나요?
16살 먹은 애들이 갈데까지 다 간 얘기죠
안나 카레리나 보바리 적과흑 춘희 채털레이부인의 사랑...이런건 시대랑 연결해서 봐야해요
그래도 나중에 슬금슬금 없어지는건 명작이 아닌거고요
지금 누가 반노라던가 장미여관 기억하나요...화제성을 뛰어넘는 힘이 있어야 명작이에요45. dd
'16.3.5 1:06 PM (219.240.xxx.37)와! 이래서 82가 좋아요.
주옥같은 댓글들 저장합니다.
나도 한 마디 거들고 싶지만 넘 바빠서~46. 마리스텔요셉
'16.3.5 3:15 PM (211.63.xxx.211)원글님의 예리한 질문과 주옥같은 댓글들 ㅎㅎㅎ 멋져요 ^^ 이런 글들이 많이 올라오면 좋겠어요 ^^
비가 많이 내리는 오후입니다. ^^47. 참나
'16.3.5 8:21 PM (220.123.xxx.189)보봐리부인 참고합니다
48. ...
'16.3.8 12:08 AM (221.139.xxx.19)보봐리부인 저장합니다
49. 지나가다
'16.3.11 5:02 PM (223.62.xxx.104)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이래서 제가 82를 못떠납니다.
50. 저도요
'17.3.18 12:57 PM (175.223.xxx.185) - 삭제된댓글즉 등장인물과 중심사건이 개막장 개변태라도
그 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기막히게 공감가게 혹은 리얼하게 그려낸다면 명작의 반열에 오르는 겁니다. 222222222222
깊이공감하구요
저는개인적으로 막장이나 고전이나 별다를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차이라면 독자로 하여금 각각의 인물이 된듯한 그런 체험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해주느냐.. 얼마나 각 인물에게 몰입되고 공감가게 해주느냐.. 그런 차이라고 생각해요
표현력의 차이지, 막장도 다양한 삶의 한 단면이라는 점에선 고전과 별다를바 없죠51. 저도요
'17.3.18 12:58 PM (175.223.xxx.185)ㅡㅡㅡㅡㅡㅡㅡ 마담 보바리가 명작인 이유와 해설
즉 등장인물과 중심사건이 개막장 개변태라도
그 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기막히게 공감가게 혹은 리얼하게 그려낸다면 명작의 반열에 오르는 겁니다. 222222222222
깊이공감하구요
저는개인적으로 막장이나 고전이나 별다를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차이라면 독자로 하여금 각각의 인물이 된듯한 그런 체험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해주느냐.. 얼마나 각 인물에게 몰입되고 공감가게 해주느냐.. 그런 차이라고 생각해요
표현력의 차이지, 막장도 다양한 삶의 한 단면이라는 점에선 고전과 별다를바 없죠52. 먹고파
'22.10.15 2:25 AM (108.35.xxx.85)소설을 좋아하고 소설을 쓰기도 하고 등단도 했어요~ ㅎㅎ
'마담 보바리'는 소설가들의 필독서입니다. 현대 소설의 특징이 '서술'을 안하는 건데요. 인물의 행동, 상황으로 대신 보여주기를 해야죠. 말로 썰 풀지 말고요. 쉽게 말해, 영화의 '변사'를 생각해 보세요. 변사가 다 설명했잖아요. 줄거리, 감정. 플로베르 이전은 모든 작가들이...조금 과장해서 '변사'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굉장히 떠들어요. ㅎㅎ
다 말하려 들죠. 그런데 거기 '현실'은 소거됐어요. 낭만주의란 게 비현실적인 몽상에 빠져 그게 '아름다움'이다...이런 사상인데요. 이게 현대로 넘어오면서 더는 꿈속을 헤매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자..이렇게 되는 거죠.
그래서 현실의 조각을 차라리 떠올려봤더니, 더 공감이 되더라 이겁니다. 그들만의 리그,였던 예술(문학도 예술)이 우리들의 리그,로 내려오는 순간이죠.
그 물꼬를 플로베르가 마담보바리로 튼 겁니다.
이 소설에 표현된 그 디테일한 묘사들...감정의 한겹한겹을 조심스레 벗겨가는 묘사들...
이전 낭만주의는 '이러하니 댁은 이렇게 느껴야 돼. 그래야 이걸 이해하는 거야'라고 했다면 '마담 보바리'는 그냥 보여줄테니 댁들 마음대로 느끼셔. 어떻게 느끼든 댁의 몫이여. 난 알 바 없음. 고로 아름다움을 챙겨가는 건 댁 할 탓잉께'입니다.
현대와 와서 이게 더 진보해서 '저자의 죽음'이 거론되기도 합니다.
일단 독자에게 넘어가면...그 소설은, 독자의 것이다.
'마담 보바리'를 읽고 재미가 없으셨나요? 혹은 뭘 건져야 할 지 모르시겠나요?
그렇다면 '독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한 번 되짚어 보세요.
혹시 당신은 도덕을 중시할 수 있습니다. '불륜' 장면을 보는 순간, 거부감이 들어 책장을 덮을 수 있죠.
이해합니다. 그런데 도덕을 중시한다는 건, 그만큼 '악함'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할 겁니다.
도덕적이라 도덕적인 것만 대하다 보면, '악함'의 진의를 포착할 수 없어요.
악인은 왜 악해졌을까요? 그들의 악 속에는 혹시 '도덕'이란 전혀 없을까요?
답은, 있습니다. 그걸 '아이러니'라고 하죠.
누가 보기에도 도덕적인 것만 보고 나는 도덕적이라고 만족하면서 살아갈 지,
누가 보기에도 도덕적이지 않은 것도 경험하면서 도덕적인 것의 가치를 더욱 실감하며, 또 악과 선이 사실은 종잇장 뒤집기일 지도 모른다는 우리 삶의 부조리를 포착하면서 살아갈 지...
그건 독자의 몫입니다.
플로베르는 그렇게, 독자에게 그렇게 살 '권한'을 부여해 준 셈이죠. '마담 보바리'란 소설로요.
참고로, 제 인생 소설입니다! 소설가들의 필독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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