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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소진된 느낌이네요...

루비사랑 조회수 : 2,035
작성일 : 2016-03-02 10:33:02
학위받느라 늦은 나이에 결혼했고 임신도 늦어져 만 두돌 지난 아들있는 40대 중반 워킹맘이예요..
공공기관 연구직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오늘은 몸도 마음도 딱 정지된 기분이라.. 활기차게 시작해야할 삼월임에도 휴가를 내버렸네요..

체력도 능력도 안되는데 노력만으로 달려온 삶..
아직 인생 길게 남았는데 벌써 다 소진해버린 느낌..
학업도, 아이도, 직장도 자연스레 다다르기보다는 지극정성으로 힘들게 얻었네요.. 큰 욕심에서라기보다는 시작하면 끝까지...책임감, 성실성 등의 결과라고 해야할까요... 힘들게 얻은 만큼 소중함이야 이루말할수 없지만 뭐랄까... 소중함을 충분히 즐기고 느낄만큼의 애너지도 남아있지 않은 듯한...

학위도 십년세월, 아이도 결혼하여 십년만에.. 직장도 입사하여 십년걸려 팀장되었네요... 스스로를 위하면서 현재를 즐길수 있으면 좋으련만... 지쳐버린듯해요.. 오히려 모든것이 부담스럽게만 느껴지고 지금까지보단 앞으로가 더 중요할텐데 현재로선 한발자국도 더 내딛기 힘든 기분이예요..

내가 할 수 있는건 여기까지인가.. 싶은 생각을 하네요
무언가 더 이루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나 자신에게도 아이에게도 직장에서도 점점 제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이미 전 소진되어버려 오히려 역할을 못하지나 않을지.. 제 그릇에 맞게 아이에게만이라도 엄마를 충분히 누리게 해주는게 좋지 않을지...

세상 엄마 마음엔 내아이는 모두 보석같겠지요..
28개월된 아들.. 밝고 영리하고 야무진 아이지만 엄마를 한순간도 놓치지않고 스캔하는 녀석이예요.. 그리고 필요한 만큼은 엄마를 절절하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줄 알고 충족이 안되면 불만족을 표현하는..
우직하게 일만 할줄 알지 관계에 대한 스킬이 많이 부족하여 팀장으로서 팀원을 관리하는 것이 또다른 일이라는걸 실감하면서 제 용량에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에서 인생은 조화로움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조화로움의 관점에서라면 제삶은 제대로이지 않은 듯해요.. 천사표 남편과 시댁은 이해해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정말 최소한의 도리도 못하고 사는듯 하고 나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정말 낯선 느낌처럼...

이런 넋두리도 참 이기적이고 배부른 소리같다고 타박하실분 많을텐데
왠지 오늘 하루 휴가를 보내고 조금 천천히 여유를 가진다해도 내안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듯한 지친 느낌은 사라지지 않을듯 하네요..
IP : 121.137.xxx.8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럼
    '16.3.2 10:37 AM (175.126.xxx.29)

    이 상태에서 이미 다 이룬거 같은 느낌이 드는건가요?
    이제 시작인거 같은데
    앞으로 6-70년은 더 살아내야하는데...

    힘들면 육아휴직이라도 내든지해서
    재충전해야할듯하네요..

    팀장이라 휴직하면 자리 뺏기나요?
    하여간....직장밖은....정글에 전쟁터라고 생각하심 될듯합니다.

    음...아들에게는 몰라도
    직장에서는 힘들면
    너무...잘하려고 하지마세요.

    어쩌면....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게 제일 잘하는것일수도 있어요.

    님의 직장정도면...뭘하지 않아도 돌아가는 시스템 아닌가요
    뭐 영업이 있는것도 아니겠고...굳이..손대지 않아도 될거 같은데...

  • 2. 그게요,
    '16.3.2 10:43 AM (112.186.xxx.156)

    원글님 상황이 애가 어려서 그래요.
    팀장 자리도 사실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겁니까?
    저도 애들이 어릴 때 그렇게 힘들더라구요.
    애가 유치원만 가도 조금 낫고 학교 들어가면 원글님 마음고생 어느 정도는 끝나요.
    고지가 바로 저 앞입니다.
    조금만 홧팅!

  • 3. 루비사랑
    '16.3.2 10:49 AM (121.137.xxx.88)

    댓글 주신 두분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제가 조금더 여유있고 느긋한 성향이라면 힘들 수 밖에 없는 현 상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텐데요.. 매사에 신중하다못해 심각하고 양육이든 일이든 맡은 바에는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게 몸에 베여서 더 지쳐버린 듯하네요...

    댓글 주신것 처럼 이럴땐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게 현명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 4. 47살
    '16.3.2 10:56 AM (182.211.xxx.203) - 삭제된댓글

    그 마음 이해가 됩니다. 그 자리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사셨을까 저는 그런 입장이 아니지만 저 또한 삶의 에너지가 다 소진되어 넋놓고 있네요. 갱년기도 다가오고 .
    막내만 대학가면을 목표로 살았어요. 이제 막내까지 대학생 오늘 첫 등교했네요. 세 아이 거의 나이가 붙어있어서 셋다 대학생 키우는동안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연연생 아이들 사춘기 몇번을 겪고 정신적으로 제가 지치더라고요.
    아이를 셋이나 키울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힘겹게 키우다보니 지금은 아무것도 하기 싫고 혼자 떠나고 싶네요
    이제 할일을 다 한듯 , , , . .

  • 5. 직장그만두고
    '16.3.2 10:59 AM (211.36.xxx.60)

    자영업하고 있지만
    죽지못해서 억지로 하고 있습니다.

    직장은 전쟁터
    밖은 지옥..

  • 6. 루비사랑
    '16.3.2 11:04 AM (121.137.xxx.88)

    윗님... 세아이를 모두 대학생까지...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지치고 고닮프셨겠지만 정말 값진 님의 삶의 시간들에 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힘드셨다 했지만 다시 자신을 수없이 일으켜세우셨을 텐데 어찌 하셨는지요? 각자 삶의 목표가 있고 그를 향해 달려가지만 소진된 상황에서는 그 목표조차도 무의미하게 느껴져서요...

  • 7. 그냥 힘들어서 그래요
    '16.3.2 11:24 AM (125.142.xxx.56)

    저는 30대 후반 미혼인데 원글님 맘 이해되요.
    저도 이 상태에서 결혼하고 애 낳고 직장 생활까지
    하면 얼마나 힘들까 상상이 되요.
    할 일은 많은데 육체적으로도 힘이 들고 정신적인
    에너지는 계속 소모되니 지치는거죠
    사람이 기계가 아닌데 평생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이 되있어요.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할 수없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내려 놓을 수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내 의지대로 안되고 해야할 일 투성이이니
    몸과 마음이 힘든거지요. 이럴 때는 무조건 쉬면서
    재충전 해야 하는데 암튼 최대한 해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 8. ..
    '16.3.2 11:27 AM (61.102.xxx.45)

    육아가 가장 힘든시기에요..특히나 아들이고 두돌 지났으니...
    거기에 원글님은 40대 시고...워킹맘이니...힘든게 당연해요

    전업도 그 시기는 너무 힘들 시기거든요

    일단...육아는 피할 수 없는것이기에
    멘탈 무장이 필요합니다

    다행이 좋은 직장이라고 위안을 하시면서
    본인이 다하려고 하지 마시고
    최대한 자신을 도울 수 있는 모든것을 다 동원 하세요

    남편이 많이 도와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부부싸움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에
    다른 도우미를 쓰도록 권해요

    일단 보약을 좀 드시고...자신의 체력을 위해 운동도 하시고,비타민 미네랄 챙겨 드시고요
    또...스트레스를 날려줄... 주기적인 취미나 레져나 여행등을 꼭 하도록하세요

  • 9. 루비사랑
    '16.3.2 11:36 AM (121.137.xxx.88)

    제 넋두리에 따뜻한 댓글 주셔서 감사해요... 말씀들처럼 힘들수 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앞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그조차도 해야할 일처럼 부담스럽다면 어찌할까요... 요령없이 살아온 탓인지 남에게 부탁하고 부담을 나눠지고 하는것도 쉽진 않다라구요... 자꾸만 제 그릇엔 감당하기에 벅차다는 생각이 많아서...

  • 10. ..
    '16.3.2 8:02 PM (110.70.xxx.120)

    나이들어 도파민이 부족해져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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