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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필리버스터 마지막 발언

명문이네요 조회수 : 4,060
작성일 : 2016-02-24 17:17:43
명문이고 감동입니다.
길지만 순식간에 읽힙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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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48분 은수미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끝났습니다. 국내 필리버스터 기록 경신입니다. 하지만 더 눈길을 끄는 건, 은 의원의 마지막 전한 토론 내용입니다. 그의 마지막 발언을 그대로 전합니다.

"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지 않는 게 아니라, 나서야하기 때문에 나섭니다. 그게 참된 용기입니다. 참된 용기를 가진다는 것과 참된 용기를 왜 가지게 되었는지는 정치인한테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초선 비례의원에게는 ‘내가 이 자리에 서야 되는지’ 혹은 ‘내가 용기를 더 내야하는지’ 항상적인 질문을 합니다. 내린 결론은 20대 때 간절한 것 이상으로 간절하다는 사실입니다.

더 이상 청년들이 누구를 밟거나 밟힌 경험만으로 20대를 살아가지 않기를 원합니다. ‘청년’을 넣고 네이버 검색을 해봤습니다. 검색어 1위가 ‘알바’일거라고 추정했는데 ‘글자 수 세기’였습니다. 20대 청년한테 이 이야기하면 다 웃습니다. 회사에 지원하는데 1000자 이내로 써라고 해서 글자 수 세기 프로그램 돌린다는 겁니다. 청년하면 떠오르는 게 젊음도 아니고, 정열도 아니고, 축제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고, 욕망도 아니고, 그런 모습으로 살게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자기 인권과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를 뿐만 아니라 타인 권리를 보장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 미래가 그렇게 되어서는 안됩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에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나이가 들면 우리 아이들이 저보다 훨씬 더 찬란한 세상을 향해 나아갈 거라고 믿었습니다. 제가 처음 대학 들어갔을 때봤던 장면은 전경으로 대표되는 독재였지만, 더 나은 미래가 열릴 거라고 믿었습니다.

1987년 (민주화항쟁) 20주년 기념식에 있었던 2007년, 그때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건너편에서 비정규 노동자하고 모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참으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세상이 민주화되는데 기여했고 할 만큼 했노라 했는데 그렇지 않구나. 그 민주화된 세상에서 누구는 비정규직으로 살고 누구는 청년 실업자로 살고, 누구는 자살해야하는구나.’

대테러방지법을 이야기하면서 왜 이런 이야기를 드리냐하면,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밥 이상의 것을 배려해야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헌법이 그래서 있습니다. 헌법에 일자리, 노동, 복지 또 그 이상의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불가침의 인권,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도 탄압받아서는 안 되고, (눈물로 잠시 말을 잇지 못함)

누가 그래요. 대테러방지법 되어도 사람들이 밥은 먹고 살겠지. 다시 말씀드리지만, 헌법에 보장된 시민․주인으로서의 국민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언론의 자유를 누려야하고,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하고, 어떤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합니다. 자기 운명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을 못하고 할 수 있게 하는 법이라고 그렇게 누차 이야기하고, 제발 다른 목소리 들어달라고 하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다른 방향이 있습니다. 나와 박대통령이 다름을 인정하거나 여당과 야당이 다름을 인정하고 제발 이야기를 해보자는 겁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단 한명도 인권을 훼손당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자기 운명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지. 대테러방지법을 비롯해서 다른 법에 대해 그렇게 박근혜 정부에게 요구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능하고 제가 무능한 탓에 항상 발목을 잡는 것으로 소개가 되지요.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못합니다. 저의 주인이신 국민이 살아가야 되니깐요. 그분들은 포기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저는 돌아설 수 있는 자리가 있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그분들은 아닙니다.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들은 도망치는 거 외에는 둥지가 없는 사람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자기 둥지를 부러뜨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고 대통령도 둥지를 부러뜨리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좀 버틴 게 당에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고요.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믿습니다. 통과되어도 언젠가는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또 누군가, 고통을 당해야할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도 덜 고통 받는 방법을 제가, 정부․여당이 찾읍시다.

약자를 위한 정치에는 여당도 야당도 없고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국민을 위해서 생각하고요. 박근혜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생각하는 국민과 제가 현장에서 직접 뵙는 국민이 다르다,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하면 같이 살까. 이 생각 좀 합시다. 피를 토한다던가, 목덜미를 문다던가, 이런 날선 표현들 말고 어떻게 하면 화해하고 함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응원하고 격려할 수 있는지, 힘내게 할 수 있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저의 필리버스터를 끝냅니다."

IP : 112.145.xxx.27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수미 의원님
    '16.2.24 5:19 PM (180.69.xxx.218)

    정말 고맙습니다

  • 2. 은수미의원
    '16.2.24 5:20 PM (211.52.xxx.22)

    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꼭 기억해야할 여성 정치인일것 같습니다.

  • 3. ...
    '16.2.24 5:24 PM (58.230.xxx.110)

    닭은 백만년동안 읽어도 이해못할 명문이네요...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 4. 역사에
    '16.2.24 5:25 PM (118.44.xxx.48)

    기록될것입니다
    은수미 의원님 꼭 당선되셔서 열일해주세요
    고마워요

  • 5. 주소를
    '16.2.24 5:26 PM (211.52.xxx.22)

    성남인가요? 옮겨서라도 찍어드리고 싶은 1인 입니다..

  • 6. 11
    '16.2.24 5:29 PM (183.96.xxx.241)

    겪어온 만큼 행동하는 정치인! 훌륭합니다!

  • 7. ..
    '16.2.24 5:30 PM (59.12.xxx.92)

    멋진 분이시네요. 감사합니다.

  • 8. ㅇㅇ
    '16.2.24 5:32 PM (222.112.xxx.245)

    정독했어요...응원합니다.

  • 9. ㅠㅠ
    '16.2.24 5:33 PM (116.127.xxx.191)

    고맙습니다

  • 10. 아까 들을때도 눈물났는데
    '16.2.24 5:46 PM (221.138.xxx.13) - 삭제된댓글

    다시 읽어도 뭉클하네요. 우리나라 청년들 너무 불쌍하고 미안합니다.

  • 11. 뭉클
    '16.2.24 5:50 PM (222.107.xxx.182)

    이런 마음이 없이
    공천 받으려고 그 자리에 섰다면 할 수 없었을 일입니다.
    대단하시고 앞으로도 물론 잘 하시겠지만
    정치 초년생으로 혹 잘못하시더라도
    제 몫의 영원한 까방권 한장 드립니다

  • 12. 아아아아
    '16.2.24 5:51 PM (182.231.xxx.159)

    이야...진짜 명문이네요. 참...우리 자식들도 이렇게 올곧게만 커준다면..ㅠ

  • 13. 응원합니다
    '16.2.24 5:59 PM (223.62.xxx.104)

    짝짝짝~~~
    감동입니다~~~

  • 14. 아-
    '16.2.24 5:59 PM (58.235.xxx.47)

    어린 나이에 서울대생이라는 기득권도
    버리고
    험한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나같은 새가슴은
    상상도 못할 두러움인
    공포스런 고문도 이겨내신 분 답습니다~~
    온유한 카리스마 그 자체이십니다
    정말 존경스럽네요
    저런분들이 계셔 아직도 더민주를 버릴수 없네요^^

  • 15. ..
    '16.2.24 6:06 PM (220.71.xxx.211)

    응원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16. ,,,
    '16.2.24 6:07 PM (180.229.xxx.50) - 삭제된댓글

    은수미 의원이 노태우때 사노맹사건 피해자였군요..

    나를 고문하면서 그대들이 한 말 기억하는가?
    http://www.squarelab.net/FreeBoard/252961

  • 17. 어제
    '16.2.24 6:13 PM (211.202.xxx.200)

    김광진의원을 검색해봤었습니다.
    저렇게 긴시간동안 원고없이 발언할수있는 힘은 무엇인가를 알기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은수미의원을 알게되었습니다.
    집안일이다, 영화다 등등 할일이 있어서 저분들이 말하는거 집중해서 듣는건 고작 10분...그리고 또 딴일하다 10분인데 원글님이 올리신 대목에선 정말 운좋게도 제대로 경청할수있었습니다.
    무려 10시간동안 서서 발언하면서 체력도 안되고 힘들었을텐데 저런 명문을 할수있다는것은 그만큼 그사람이 살아온 세월이 그랬을것이다 그랬는데.....
    프린트해서 되새겨서 읽어볼랍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알려줄랍니다.
    이순신, 안중근,유관순들이 아직도 현재에도 존재하고 계시다는걸
    그리고 그분들이 저렇게 싸우고 있다는것을..

  • 18. 명문 맞아요
    '16.2.24 7:05 PM (222.233.xxx.22)

    이거 들으면서 은수미 의원 울때..저도 같이 엉엉 울었어요.
    감동이었네요

  • 19. 아까
    '16.2.24 7:13 PM (211.179.xxx.210)

    마지막 저 연설 들으면서 눈물이 났는데
    글로 읽어도 역시 감동이네요.
    국민을 발톱의 때만큼도 안 여기는 현 정권 꼬라지들을 보다가
    저 연설을 듣는 순간 뭔가 치유받는 느낌이었어요.
    저의 주인이신 국민들이 살아가야 한다...그네들은 저 말을 듣고도 아무 것도 느끼는 게 없겠죠.

  • 20. 82
    '16.2.24 7:16 PM (211.228.xxx.154)

    글로만 읽어도 이렇게 눈물이 나는데...
    직접 은수미의원의 목소리로 들어야겠네요~
    가슴 절절히 울리는 진심이 무엇인지 깨닫게 합니다.
    전생에 분명히 독립군이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게 합니다.

  • 21. 다같이
    '16.2.24 7:29 PM (183.98.xxx.215)

    일독 권합니다. 네이버에 청년 치면 글자수 댓글 1위인 거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사랑도 청춘도 꿈도 열정도 아니구요. 저도 눈물이 나네요. 더 이상 이렇게는 아닌 거 같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뽑아야해요. 인간은 밥만으로 살지 않는다. 존엄으로 삽니다.

  • 22. 인터뷰
    '16.2.24 8:16 PM (211.209.xxx.138)

    딴지일보에 실린 인터뷰 읽고 눈물 흘렸어요.
    인간의 존엄성을 아는 사람이더라구요.나같으면 그런 상황에서 인간에 대한 정이 떨어질 거 같은데.

  • 23. 명문
    '16.2.24 11:39 PM (211.207.xxx.122)

    깊은 울림이 있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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