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_:*:_:*:_:*:_:*:_:*:_:*:_:*:_:*:_:*:_:*:_:*:_:*:_:*:_:*:_:*:_:*:_
언젠가 때늦은 순례길에 오르면
북촌에 가리.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삼청공원 쪽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
높은 석축 밑을 파고 금박 글씨로 거창하게 주차장 지은 집
작은 숲 하나를 온전히 울안에 들여논 대가(大家)들을 지나
차가 드나들 수 없는 골목으로 빠져들리.
그 언젠가 들어가 기웃거린 골목이면 어떠리.
담 밖에 한 뼘 남은 흙에도 꽃을 심는 곳,
국화들이 환하다.
한 집 대문이 열려 있어 들여다보면
조그만 마당에 나무판자 둘러 겨울 동파를 막은
환갑 훌쩍 넘겼을 수도가 박혀 있고
코스모스와 구절초 모여 선 조그만 꽃밭에 물을 주는지
알맞은 길이로 고무호스가 달려 있다.
닳고 닳은 문지방 너머로 나이든 삽살이 하나가 다가와
'어떻게 오셨습니까?'
목에 줄만 없었다면 머리 쓰다듬어주고 들어가
주인과 인사 나누고 잠시 툇마루에 걸터앉아
오가는 생각들을 하나씩 둘씩 뭉개고 싶은 곳.
모르는 새 너와 나가 사라지고
마당과 가을빛만 남는다.
끄트머리 딱히 없을 기다림의 마지막 무렵 같은 곳.
- 황동규, ≪북촌≫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6년 2월 2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6/02/01/20160202929292.jpg
2016년 2월 2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6/02/01/20160202525252.jpg
2016년 2월 2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28910.html
2016년 2월 2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93a244a6fe024ed29490bb780be55b27
"진"字를 너희가 진짜 위해야 하는 사람들한테 좀 그렇게 붙여봐라.
―――――――――――――――――――――――――――――――――――――――――――――――――――――――――――――――――――――――――――――――――――――
지키기는 어렵지만
꼭 잊지 말아야 할 것.
당신답게, 오늘도, 유일하게.
- 우근철, ˝그래도 괜찮아˝ 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