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임신 7개월이에요. 배도 부를만큼 불렀구요.
집에 호박고구마 사다놓은 게 있는데 날씨가 추워져 짓물러서 삶고 있었어요.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들어오니까 신랑이라는 인간이 그런 거 하지 말고
고구마 튀김이나 하라는거에요...
저 진짜 튀김이라면 지긋지긋하거든요. 신랑이 고구마튀김에 환장하는데 자긴 손 끝하나 안대면서
늘 한소쿠리씩 하라는데 그렇다고 형편이 좋아 기름을 한통 다 들이부어 튀겨낼 수나 있나
후라이팬에 기름 둘러 하나하나 다 구워내는데 진짜 한번 굽고 나면 사람 진이 다 빠질 지경이에요.
그런데 그걸 저보고 만들라는데 너무 열받아서 아 진짜 그만 좀 하라니까
자기 화난다고 집 나갔어요. 진짜 기도 안차서 ..
제가 그렇게 임산부한테 음식연기 해롭다 해롭다 . 뭐 굽는 연기 엄청 해롭다 말로 하면 뭐하나요
지 먹고 싶은 건 먹어야 되는데.
어제는 돌잔치 갔다와서 밤 10시에 설거지하고 얼음장 같은 베란다서 손시려 발시려하면서
빨래 한짐 널고 있는데 도와주지도 않더라구요 . 그것 때문에도 서운한 상탠데
오전에 자고 일어나서는 손이 없나 발이 없나 배고프면 냉동실에 밥 있겠다 냉장실에 국 있겠다
데워 먹으면 되지 저 일어날 때 까지 기다렸다가 라면을 끓여달라는데
하아.. 진짜 임신해서 이럼 안되지만 귓방망이 한대 날리고 싶더라구요..
그렇다고 고구마 튀김을 요근래 안먹은 것도 아니에요.
꼴도 보기 싫은 시누이가 자기 동생 위한답시고 엊그제 만들어놨다고 가지러오라 그래서
양껏 먹어놓고서는 기어이 저 시켜서 한소쿠리 더 잡숫고 싶은 모양이네요.
뭐 좋아하는 것도 파전 , 튀김 안 먹인 것도 아니고 회사 갔다오면
밥도 꼬박 챙겨먹이고 군것질 거리도 주는데 자꾸 저렇게 사람 허파 뒤집을 땐
인간같지도 않게 보여요.
임신 7개월이면 뭐하나요. 꼴에 장남이라고 이번 명절도 저 시켜서 할 도리는 다 하고 싶어할텐데
저 짜증나서 이번엔 음식 안하려구요.
매년 명절마다 한번도 안빠지고 당일에 지 친정에서 전 부치고 새언니 감시하다
저희 집 내려와서는 손 하나 까딱안하고 쳐자빠져 있는 동서라는 인간도 꼴보기 싫고
종교에 미쳐서 시도 때도 없이 전도하는 시누이도 꼴보기 싫고
진짜 명절 다가와서 스트레슨데 별 시답지도 않은 남편이란 인간이 사람 더 미치게 만드네요.
진짜 다 내보내고 혼자 살았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