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82에서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 안좋은점에 대한 얘기들이 많은데(확률적으로 많을수밖에 없겠지만)
그나마 나는 비교적 만족한다 하시는분들 얘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저는 32살 공기업다니는 여자예요.
대학다닐때부터, 입사후부터 지금까지도 평생 남자때문에 고민해본적도 없었고
고르고 골라서 사귀었어요. 제 현재상황을 설명하기위해 다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초미인은 아니지만 참하고 단아하다는말 많이듣고 목욕탕가면 아주머니들이 엄마랑 같이 안왔냐고
반말하시고 (대학원생정도로 보더라구요) 피부도 좋고 몸매도 괜찮고 그렇습니다.
키는 약간 작지만(160) 저는 나름대로 만족하구요.
다만 제가생각하는 저의 단점이 있다면 친구들이 얘기하기를 약간 진지한 스타일이라서
좀 재미가 없다고... 저는 제가 재미있는데...ㅠㅠ 뭐 의리는 둘째가라면 서럽다고들 얘기하네요.
(책, 영화 정말 광적으로 읽고 해외여행은 휴양지말고는 거의 혼자다녀요. 박물관, 미술관가는걸 좋아해서...)
작년 가을에 3년사귄 남자친구와 상견례까지 하고 헤어졌는데 대학원 CC라 거의 매일 학교에서
공부하는게 일상이었고 붙어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석사를 3년넘게 했기에(정말 겨우 졸업했네요) 사귀는 시간 내내 학교공부하느라 취업준비하느라
둘다 사실 정신없었다고 보는게 맞겠죠. 결론적으로 그친구나 저나 좋은데 취직하긴 했습니다만...
문제는 결혼과정에서 저에게 돈이 얼마가 준비되는지 오픈하지 않았기때문에 끊임없이 싸우게 되었고
나중에 알고보니 연애과정 내내 저를 속였다는 것, 심지어 결혼준비과정 동안에도 돈문제로 저를 속이고
결혼 한달전에야 그걸 다 알게되었어요. 저희집보다 조금 못살아서 그런거겠지, 사귀면서 나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참고 참았지만... 결혼 한달 앞두고 다정하고 경우바르신줄로만 알았던 예비시부모들의
언행이며 행동, 그 뻔뻔한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이거는 정말 아니구나 싶어 접고 파혼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정말 내인생에서 가장 잘한 행동가운데 하나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남자들의 전형적인 허세, 이중적인 모습(돈벌어오고 집안일은 더하길 바라는),
자기집에 융화되어야하고 자기부모가 가정보다 중요하다는 그런 모습들...
그 민낯을 다 알아버린거 같아요. 우리나라 남자들만 이상하다고 말하고싶은건 아닙니다.
다만 우리나라 남자들의 가부장적인 습성은 정도의 차이일뿐 어느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거예요.
부모세대로부터 학습된 결과이기도 할테고 어찌됐든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남자들이 여자에 비해서
우월감을 가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길었는데 요약정리하자면, 더이상 남자를 못믿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결혼이라는게 결국은 여자의 희생을
더 필요로 한다는것(저는 결혼후 계속 일할생각이고 제가 집비용 더부담할수도 있습니다),
어느 남자든 "자기집에 잘 융화될수있는 여자"를 원하는게 첫째 결혼조건이라는것,
이런 이유로 계속 들어오는 소개팅도 거절하고 아무 남자도 안만나고있어요.
제가 남자에 대해 잘못 알고있는건지, 결혼이라는게 정말 할만한 가치가 있는건지,
결혼해서 만족하시는분들 조언 좀 부탁합니다.
참고로 저희 직장에는 40 전후 노처녀분들도 많이 계시고 38까지는 고르고 골라서 결혼하더라구요.
직장이 좋고 다들 집안이 괜찮아서 그렇긴 하겠지만, 주변에 결혼 안해도 만족하고 사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저도 과연 그길을 따라가는게 맞는건지, 이런저런 의견 들어보고싶네요.
컨퍼런스에서 만난 타직장 동갑 남성분이 계속 대쉬하시는데 또 처음에만 이러다가 나중에는 다 식겠지,
이런 생각만 들고... 가끔 만나면 멋있어서 또 설레이고... 저도 참 제가 웃기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