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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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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 소음이 맨 윗 층이라고 자유로운 게 아니군요.

고양이10 조회수 : 4,819
작성일 : 2015-12-05 00:48:25
대학 졸업 후 혼자 살며 이사를 많이 다녔었습니다. 처음에는 좀 오래된  건물들의 반지하나 일 층에 살았는데, 그 때는 층간소음 문제는 거의 없었습니다. 윗 층에서 진공청소기 돌리는 소리나 가끔 들릴까 그 외에는 윗 층 소음이 크게 들리지는 않았는데요. 문제는 최근(2010년 이후)에 지어진 건물로 이사를 하니까 있더군요. 마지막 세 번 이사한 게 각각 2012년, 2010년, 2015년 지어진 건물이었습니다. 모두 층간 소음이 장난이 아닙니다. 

2012년 지은 건물은 필로티 2층이라 제 밑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밤이나 주말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지 남자가 크게 웃는 소리가 나고 노래 부르는 소리도 나고, 발 소리가 제 방 벽 전체를 울리더군요. 밤이나 새벽에도 진공청소기 돌리는데, 최근 건물은 방 바닥이 장판이 아니고 나무라 그런가, 나무 위에 바퀴가 구르는 드르륵드르륵 소리가 정말 거슬리더군요. 주인한테 말했는데, 주인이 윗 집 사람에게 좋게 말해 보겠다 그러더군요. 그런데 여전히 아무런 차이가 없었고, 또 주인에게 말하자, 젊은 윗 집 남자가 와서는 자기가 아니라고 따지더군요. 그런데 같은 층에 제 집과 다른 집은 엘리베이터로 상당히 분리되어 있었고, 밑은 필로티이니 윗 집 같은데 증명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제가 이사를 나왔습니다.

2010년 지은 건물은 반지하 있는 집의 2층이었는데, 여기 윗 층도 걸으면 쿵쿵하고 벽이 울리더군요,  위에 무슨 아줌마가 여럿 사는지 밤에도 웃고 떠드는 소리가 날 때가 많았습니다 제 밑의 반지하 집에는 조선족 부부가 사는 것 같았는데 이 집은 한 새벽 5~6시 사이에 부부가 집에 돌아 와서는 자주 고래고래 욕을 하며 부부 싸움을 하더군요. 밑 집과 아랫 집의 소음에 끼어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사를 나왔습니다.

이번에 이사 온 집은 꼭대기 층이고 2015년에 새로 지은 빌라라 제가 첫 입주했습니다. 집이 별로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층간 소음은 좀 없지 않을까 했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하더군요. 그런데 얼마 지나자 여기도 마찬가지더군요. 발 소리에 벽이 쿵쿵 울립니다. 그리고 문을 세게 닫는지 쿵거리고요, 기침 소리나 오줌 누는 소리도 들리네요. 아마 같은 층의 옆 집에 사는 남자 소리 같습니다. 그런데 이 발 소리는 잠깐 나면 그치고 그래서  참자 싶었는데, 얼마 전부터 밤에 정말 무지하게 시끄러워지곤 합니다. 아이와 아줌마가 떠드는 소리가 한 시간 가까이 지속되거나, 물건을 떨어뜨리는지 갑자기 쿵하고 벽이 울리거나, 발소리에 벽이 울립니다.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시끄럽길래, 도저히 짜증이 나서 아까 밖에 나가서 봤더니 제 바로 밑 집만 불이 켜져 있더군요. 평소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녀 밑 층에 갈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밑 집 앞에 가 보니 문 앞에 어린이용으로 보이는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여기 방 하나에 거실 겸 부엌이 있는 곳이라 혼자 살 정도의 원룸(인지 빌라인지)라 이런 곳에 아이까지 데리고 있는 가족이 이사올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밑 층 소음이 이렇게 시끄러울 줄도 몰랐습니다. 저번 2010년 지은 집의 밑 층 부부싸움은 조용하면 들리는 정도였는데, 지금 밑 층 소리와 진동은 바로 옆 방에서 나는 소리 같네요. 쪽지에, 말소리와 진동이 그대로 전달되니 부디 밤에만이라도 좀 주변에 사는 사람 고려해 달라고 적어서 붙여 놓고 왔는데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들도 자기 소음이 이렇게 잘 들리는지 모르고 그랬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저도 방에서 밤에 줄넘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제 몸이 하나이니까 제 주변 집에 제 집 소음이 어떻게 들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방문 닫을 때 쾅 닫지 않고 조심스럽게 닫습니다. 사실 저도 서울에 처음 왔을 때는 이런 공동 주택에 살아보지 않아서 방 문을 별 생각없이 쿵 닫았는데, 누가 시끄럽다고 한 이후로는 방문 소리 안 나게  닫게 되었습니다. 걸음 걸이가 원래 그런 것도 있지만, 발꿈치 안 닿게 걷고 거실에서는 슬리퍼 신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가 걸을 때 진동은 안 일어 나는 것 같습니다. 혼자 사니 말 소리 내는 일은 없고요, 집에 TV가 없어 TV 소리 날 일은 없습니다. 태블릿으로 비디오 보는 정도... 그런데 공동주택에 사시면서 방문을 시원하게 쾅 닫으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자신들도 다른 집의 문 소리 때문에 피해를 볼 텐데, 문을 조용히 닫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를까요?

말 소리, 웃는 소리는 그나마 참을만 한데, 문제는 물리적 충격파입니다. 바닥을 찧는 소리, 문을 쾅 닫는 소리, 물건을 바닥에 끄는 소리 등은 소리가 문제가 아니고, 그 진동이 제 몸에 전달됩니다. 침대 생활을 하지 않고 바닥에 누워 있으니 그 진동이 더 잘 전달되는데, 진동은 사람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정신을 흐뜨려서 집중을 못하게 합니다. 음악을 틀어 놓는다고 묻히는 것도 아니고요. 요즘 집들은 벽이나 바닥을 다 안 채우나 봅니다. 어떻게 이렇게 진동이 마치 북 두드리듯이 그대로 전달되는지... 예전 지은 집들은 이렇게 전달되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내용이 길었습니다만, 결론은... 신축한 빌라 소음은 다 거기서 거기 같습니다. 피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괜히 이사한다고 부동산 수수료와 이사 비용만 많이 썼는데... 다음 번 이사는 단독 주택 월세를 찾아 봐야겠습니다. 문제는 단독 주택 월세가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집이 전부 낡은 것들 뿐이라는 것이지만요. 그렇다고 집을 살 돈은 없고...
IP : 118.41.xxx.20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12.5 8:53 AM (14.43.xxx.169) - 삭제된댓글

    잘지어진 곳이 소음이 없는것도 맞지만, 같은 집이라도 비우거나 채우거나에 따라 소음 들리는 차이가 커요. 전 큰평수로 이사 못해요. 층간소음 무서워서. 가구로 곳곳을 안정감있게 눌러주면 소음이 휑할 때보다 훨씬 덜합니다. 빈깡통이 더 요란한 것처럼 아파트도 그렇더라구요.

  • 2. ...
    '15.12.5 9:26 AM (211.230.xxx.70) - 삭제된댓글

    원글님, 힘드시겠어요. 맞아요,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이 이웃으로 있는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죠.
    오래 된 아파트들도 요즘은 노후되어서 또 이웃들의 잦은 리모델링으로 소음과 진동 전달이 심해졌어요.
    효과 있는 방법을 어서 찾으셔야할텐데...
    저는 층간소음 때문에 음악 취향이 바뀌었는데, 평상시 우퍼와 취침시 이어폰은 필수가 되어버렸어요.
    이제는 블루투스 이어폰도 하나 사려고 해요.

  • 3. ...
    '15.12.5 9:28 AM (211.230.xxx.70) - 삭제된댓글

    원글님, 힘드시겠어요. 맞아요,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이 이웃으로 있는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죠.
    문을 조용히 닫아야 한다는 거 모르는 사람들 많죠. 남들 자는 밤이나 새벽에 조차.
    오래 된 아파트들도 요즘은 노후되어서 또 이웃들의 잦은 리모델링으로 소음과 진동 전달이 심해졌어요.
    효과 있는 방법을 어서 찾으셔야할텐데...
    저는 층간소음 때문에 음악 취향이 바뀌었는데, 평상시 우퍼와 취침시 이어폰은 필수가 되어버렸어요.
    이제는 블루투스 이어폰도 하나 사려고 해요.

  • 4. 존심
    '15.12.5 9:34 AM (110.47.xxx.57)

    고층아파트의 경우소음이 심해 진 것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층을 올릴경우 골조가 철골구조물인데 이 철골은 콘크리트보다 소음전달이 훨씬 큽니다...
    그래서 옛날에 지어진 콘크리트 아파트보다 더 시끄럽지요

  • 5. 층간소음 고통
    '15.12.5 1:01 PM (122.43.xxx.122)

    2년전에 느꼈던 층간소음 고통이 원글님 글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그 고통으로
    신경쇠약직전까지 갔었고, 이사온 후 약 1년동안 후유증으로 힘들었어요. 층간소음고통을 줬던 곳은
    다세대 빌라였는데, 반지하 있는 1층에 거주했었어요. 2층의 발걸음소리, 문소리, 물소리, 소변누는 소리에
    반지하에서 올라오는 발소리, 말소리, 문소리... 불면증의 수면장애에 피해망상까지 갔었답니다. 피해망상인 즉, 나한테 고통주려고 하는 고의성 소음인가 하는 망상까지 생기더군요.
    그후로 층간소음해방을 모토로 집구하러 다녔는데, 정착한 곳은 상가주택 탑층입니다.
    한층 단독이라 옆집의 벽간소음 없구요. 아랫층 문소리가 벽을 타고 올라오지만,
    이 정도는 이전 고통에 비하면 애교수준이구요.
    단, 대로변 상가건물이라 대형차 엔진소리, 불타는 금요일의 취객 노랫소리등등이 있지만,
    윗집의 소변누는 소리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죠.

    더위와 추위에 취약한 점이 있지만, 층간소음에서 해방되게 해 줘서
    현재 이 집을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독채 탑층만 구하러 다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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