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는 지인분이 이사하신지 좀 되셨는데. 빌라라 그런지 윗집에 무속인이 있더랩니다.
은근 서로 신경전 장난 아니였는데 얼굴 마주치고 시간이 좀 지나나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연배도 비슷하니 친구까지는 아니고. 이웃사촌이 되버렸다네요.
한가할때 가끔씩 올라가서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는데 지인분도 사람 오지게 많이 만나는 일을 해서 그런지
반 무당 소리 듣는지라 서로 통하는것도 많고. 여튼 그러던차에.
요즘 많이 들어오는 굿이 속된 말로 인연깨는 굿인데 주로 이혼녀 - 총각 커플 이랍니다.
젊은 처녀가 애 줄줄이 딸린 이혼남한테 시집간다고 난리를 부려서 엄마가 눈물바람으로
둘이 헤어지게 해달라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 하다하다 못말리면 그래 니년 팔자다.. 하고
포기하는 딸엄마들과는 달리.
특히 애딸린 이혼녀하고 연애하는 총각 엄마들은 교회 안다니면 열에 여덟은 다 이리 달려온다네요.
신앙심 깊은 교회 엄마들은 그렇다고 손을 놓느냐? 그건 또 아니고.
목사님께 울며불며 매달립니다. 아이를 데려올테니 목사님이 설득 좀 해주십사.
기도도 해주시고. 특별 헌금도 내겠다고 난리가 난답니다.
그래도 안되면 결국엔 굿당까지 찾아오시는데 당연히 교회 다닌다는 소리는 안하시지만
나가서 전화받는 소리 들리면 "네 집사님~" 으로 시작하는 통화...
그래서 전적이 어찌되냐 물으니. 영업상 비밀~ 이라고 껄껄 웃다가
원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는 돕는다는 말이 있잖냐고.
여까지 올 사람이면 눈에 훤히 뵈지 않겠냐고. 아들도 달달 볶아보고 여자한테도 궂은 소리 해대보고
하다하다 안되서 여까지 온 사람인데. 거기다 더해 굿까지 해버리면 아들도 아들이지만 여자들이
정 떨어지다 못해 바닥치고 떨어져 나갑니다. 하시더라네요.
영업집 마다 다 다르겠지만 (스스로를 영업집이라 하는 쿨내)
사업이야 요즘은 너나나나 다 안되서 재수굿은 잘 없는데 인연합드는 굿보다
깨는 굿이 더 쏠쏠하다니.
세상이 참 웃기게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