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 쓰신 분처럼 19년전 제가 낳았던 아기도 이제 수능을 보러 간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저런 경험들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을 날들이 요즘 같아요.
내일 출근 안하고 수능장에 아이를 데려다 줄 동선을 생각하고 도시락은 어떤 반찬으로 싸줄까 생각하다 보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엄마,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초등학교도 못다녀보신 울엄마, 형사라서 항상 격무에 시달렸던 울 아버지.
고등학생이 되면서 2개씩 도시락을 싸다녔던 시절, 연탄불에 다섯남매의 도시락을 수년간 싸셨을 울엄마가 생각났습니다.
아침마다 일찍 도시락 싸서 보내느라 화장실 볼일을 못봐 변비에 시달렸노라고 몇년전 슬쩍 지나가듯이 말씀하실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던지요.
항상 바빴어도 시험날만은 꼭 포니 승용차로 시험장까지 우리 오남매를 태워주시던 아버지.
지금 쓰러지셔서 우리도 못알아보고 병원에 누워계시답니다.
크신 우리 부모님들의 사랑을 당연한 듯 받아 그래도 이만큼 사람노릇하며 자식도 낳고 사네요.
이렇게 그 부모에서 또 그 자식으로 사랑이 흘러 흘러 내려가는 거겠지요.
홀로 계신 엄마와 병원에 누워계신 우리 아버지께 당신들의 무한 사랑으로 이렇게 당신들의 손녀가 대학생이 되기 위한 시험에 보러갈 만큼 많이 자랐다고 정말 고맙다고 큰 절 올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