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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제제’ 논란과 관련 좋은 글을 소개합니다.

길벗1 조회수 : 797
작성일 : 2015-11-10 15:03:28
 

아이유의 상큼함과 3단 고음을 좋아했던 저로서도 이번 ‘제제’에서의 표현은 옹호해 주기 힘드네요. 이와 관련한 제 생각을 쓸려다가 마침 다음 아고라에서 모처럼 저와 생각이 비슷한 좋은 글이 있어 따로 글쓰기를 포기하고 이 분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앨범 표지 그림을 보면, ‘제제’가 망사 스타킹을 신고 핀업걸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밍기뉴(나무)의 중앙에는 구멍이 나 있고 위에는 꽃과 어린 잎이 그려져 있습니다. 밍기뉴(나무) 옆으로는 개천인지 시내인지 물이 흐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제제 앞에는 버섯들이 자라고 있죠. 제제 주위를 빙 둘러 Green Zone이라고 쓰여 있구요.

망사 스타킹, 핀업걸 자세, 버섯, 물이 흐르는 개천, 구멍, 어린 잎, 꽃, Green Zone

여러분들은 이 표지 그림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요? 아이유나 아이유 기획사가 말하는 변명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나요?

그럼 가사를 한번 살펴볼까요?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잎사귀에 입을 맞춰

장난치면 못써.

나무를 아프게 하면 못써.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여기서 제일 어린 잎을 가져가.

하나 뿐인 꽃을 꺾어 가.

Climb up me.

Climb up me.

한번 더 닿고 싶어.

여기서 매일 너를 기다려.

전부 가지러 오렴.

다시 부르고 싶어.

여기서 매일 너를 기다려.

얄밉게 돌아가도 내일 밤에 또 보러 올 거지 .


위의 가사를 앨범 표지에 있는 그림을 보면서 노래를 음미한다면 어떤 상상이 머리 속에 그려질까요?

제가 상상하는 모습이 비정상적입니까? 앨범 표지 그림과 가사를 보고 저와 같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이유측이 의도한 것이 이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아이유를 옹호하는 측이 답해주면 좋겠네요.

아이유나 아이유측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와 밍기뉴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만 변명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나요?

원작에서는 밍기뉴(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자 제제는 밍기뉴도 어른 나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별을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유 노래 ‘제제’에서는 ‘하얀 꽃“은 ’하나 뿐‘인 꽃으로, 표지 그림에서는 뻥 뚫린 ‘구멍’과 ‘어린 잎‘과 함께 나타나고 있죠. 아무리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왔다고 하더라도 이건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요? 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이고 해석의 자유이니 아무도 비판하지 말아야 할까요? 소아성애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으로 역비판을 받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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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생각을 내 입장에서 함부로 재단하는 것이 잘못된 경우일 때도 많다. 한국에서는 부모를 화장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거부감이 있지만 인도에서 화장은 품격있는 장례방법이다. 몽골에서는 들판에 시체를 버려두는 것이 망자에 대한 예의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사회에서 공통된 것은 있다. 쾌락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죽이지는 말아라. 동서고금 예외가 아니다. 과연 살인자의 상대주의 조차도 인정되어야 할까?

문예창작과 해석은 매우 자유로워야 한다. 어차피 창작자의 두뇌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는 만큼(심지어 창작자 스스로도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 창작자의 창작결과물은 타인에 의해서 해석될 수밖에 없고 그러한 해석은 자유로워야 한다. 어차피 모르는 타인끼리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따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니까... 따지고보면 그러한 해석과정 자체가 문예의 또 다른 영역이다.

그렇지만 그렇더라도 지켜야할 선은 있다. 윤리상대주의를 떠나서 재미로 살인을 해도 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처럼...

첫째로, 문예창작과 해석이 최대한 자유롭게 인정되어야 하더라도 어떠한 맥락이 있어야 한다. 성춘향이 이몽룡과 즐기는 순간에 포커스를 맞춰서 에로영화를 찍었다고 하자.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어찌되었든 둘간의 사랑의 시작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조선시대 젊은 남녀의 성애에 초점을 맞춰서 작가의 의도를 그렇게 해석해서 찍었다고 하자. 그게 다소 외설적인 묘사를 띈다고 해도 맥락일탈은 아니다. 포르노영화라고 욕을 먹을지언정 항변할 수 있다. 작가로서의 나는 조선시대 남녀의 사랑을 진솔하게 다룬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심청이와 뱃사공들의 질펀한 섹스신을 영화로 찍었다면? 도대체 무슨 맥락인가. 심청전의 어디에서도 그런 모티브는 없다. 그저 대중의 은밀한 욕구를 자극하는 3류 포르노일 뿐이다. 제제의 이중성에 성적 매력을 느꼈다고 어떤 가수가 얘기한 모양인데 나의라임오렌지나무 그 어디에 그런 맥락이 숨어있나? 진모씨와 허모씨가 그 가수를 옹호하고자 한다면 도대체 그 옹호하는 해석이 어떤 것인지는 밝혀야 하지 않나? 뭔가 있지 않겠어요? 이런 식이면 어떤 비판도 불가능하지.

둘째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금기가 있다.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고 공격하는 묘사가 공감을 얻을 수는 없다. 뜬금없이 장애인을 학대하고 성폭행하는 장면을 외설적으로 묘사하는 소설에 대해서 에로티시즘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과찬이다. 그저 쓰레기 파시즘적 작품일 뿐이다.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고 더구나 그것이 사회적 빈곤층에서 태어난 가련한 한 아이가 고통받고 번뇌하는 장면으로부터 성적 매력을 느꼈고 이를 모티브로 해서 망사스타킹을 신기고 핀업걸 자세를 취하게 했다. 이것은 문예가 아니다.

노이즈마케팅이라면 이해가 된다. 마케팅은 상업의 영역이고 어찌되었든 돈을 벌어다주면 되니까... 윤리적으로는 비난받을지 몰라도 마케팅적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면 이해는 가겠다. 그런데 그게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라...

치매노인의 짜증나는 행태에 분노를 느껴서 그 노인을 살벌하게 폭행하는 장면을 두고 상쾌함을 느꼈다라고 하면 뭐라고 해야 될까. 억압받는 아동을 두고 성적 매력을 느꼈다라고 하는데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하나? 무슨 더 할말이 있을까.

그리고 거기에 대해 비판한다고 무슨 파시즘이 어떻고 저쩌고 떠드는 몇몇 평론가들이 있는데 그들도 독재에 다름 아니다. 독재와 엘리트주의는 동면의 양면과 같다. 그들 두명의 평론가는 무슨 대단한 엘리트주의에 빠져서 떠들어댄 것 같은데 내가 볼 때는 그들이야말로 독재자의 핵심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고 상대주의를 빙자한 파시즘에 다름 아니다.  진모씨와 허모씨에게는 당분간 자중하기를 권한다.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578...


* 저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분의 글도 링크하니 참조하시고, 이 글에는 앨범 표지 그림과 가사 내용이 전부 나오니 이 건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http://cultpd.com/4736

IP : 118.46.xxx.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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