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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섯 겨울에

지나가다 조회수 : 3,649
작성일 : 2015-11-06 23:40:48

우리 부부 꽤 좋은 학교 나왔고 수입 좋은 편이지만,

서울에 집 한칸이 없어요. 열심히 모으곤 있는데, 집값은 더 빨리 저만치 달아나요. 이제 약오르고 지쳐서 그만 할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요즘들어 사람들 만나면 유산으로 10억을 받았느니. 이런 말 자주 들어요. 부동산 투자로 40억을 벌었느니 이런 말 들은 지는 꽤 되구요.  그럼 제가 너무나 밥 벌레, 멍청이 같아요. 그저 버는대로 저금하고, 일열심히 할 궁리만 하는 제가요.


최선을 다해 키운다고 키웠는데 돌이켜 보니 너무 후회가 많이 되는, 아들 녀석. 먹고 사느라, 아이에게 너무나 상처를 많이줬어요. 아이 어렸을 때 많이 이뻐해주세요. 절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요즘 집에서 말 한마디도 않고, 학교 갔다가 오면 내내 누워있어요. 머리아프다 배 아프다며 학원도 않가고, 무슨 말이라도 할려고 하면 얼마나 대드는지. 심장이 다 벌렁거립니다. 지금이라도 잘하고 싶은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이에게 관심을 접고 그냥 내 일 하면서 아이가 말하거나 도움 요청하면 그때 움직이라는데,, 그래도 될까 싶어요.


요즘들어, 누구 아이는 어디 갔네. 누구는 너무 이쁜 딸이라 하늘의 복이니 뭐 그런 말 자주 들어요.  전 대체 뭐했을까 싶어서 한심하고  엄마에게 사랑 충분히 못받고 자란 아이 가엽고,  마음이 복잡해요.



남편은 건강도 좋지 않고 매일 술만 마시고,  왜 그런지 이해가 되니까, 더 답답합니다.


친구도 아무도 없고, 가족과는 그냥 명절에나 만나고, 깊은 이야기 하지 않은지 꽤 되었고,


이제 좀 알겠어요. 남의 일에, 남의 어떻게 사는지, 관심 그만 갖고, 미래 따위는 걱정말고,  내게 집중할 걸, 그 순간에 몰입해서 살걸 그랬어요. 지금부터라도 옛날 일 다 잊고, 단순하게 살고 싶어요.


벌써 마흔 다섯살이고 겨울이라 그런지..  생각이 많아지네요.


오늘도 자기 자랑하기 바쁜 사람들 사이에서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다 와서 더욱 그런가봐요. 저는 거둘 거 하나도 없는 가을이라 그런지 좀 초라하고 쓸쓸했어요. 여러분들의 가을은 어떠세요.





IP : 223.62.xxx.14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1.6 11:49 PM (220.90.xxx.165)

    저도 돼지띠에요..님 말씀 구구절절 제 맘하고 똑같아서ㅠ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이제라도 내 중심 찾고, 밖에 휘둘리지말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 2. cc
    '15.11.6 11:54 PM (116.38.xxx.67)

    친구야.. 나도 45살 겨울을 맞는다.
    그렇게 부족하지도 풍족하지도 않은데
    마음은 쓸쓸하다.
    우리 힘내자..

  • 3. 원글이
    '15.11.6 11:59 PM (223.62.xxx.148)

    그냥 제 운명이 아닐까 싶어요. 제 그릇, 제 팔자,
    니체가 자기 운명을 뜨겁게 사랑하랍니다.

    예전에 저는 제가 참 싫었는데 지금은 싫지 않고 가여워요.
    예전에는 남의 말 들을 때 마다 휘둘리거나, 아예 듣지 않거나, 제 마음대로 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있는 그대로 들으려고 애씁니다. 설명하기 힘드네요.

    "사랑할 대상"이 없어져서 매일매일이 지겹고 우울하단 댓글 어제 봤는데, 공감해요.

    낮에 강주은 씨 TV에 나온 것 보고 느끼는 게 많았어요. 젊었을 때 강주은씨 너무 매력적이라 유심히 봤었는데, 내가 닮고 싶었던 것은 허구, 이미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에 불과했구나 싶더라구요.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겠지요.

    이제 저를 많이 사랑할 거예요. 뜨겁게, 매일 관찰하고 말걸고, 들어주고, 안아주고, 지켜주고, 있는 그대로 봐주고,,,

    젊었을 때 그렇게 밉던 남편도 어찌 그리 가엽은지 모르겠어요. 애 속썩이니까 더 쩔쩔매고 더 상처받는 모습도 짠하구요. 에휴, 무슨 술마신 사람처럼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어졌네요.
    이게 다 친구가 없어서 이러는 거 아니겠어요.

  • 4. 동갑
    '15.11.7 12:05 AM (223.62.xxx.188) - 삭제된댓글

    우리 힘내요

  • 5. 원글이
    '15.11.7 12:10 AM (223.62.xxx.148)

    네, 저 지금 조금씩 일어나 힘내고 있답니다.
    평정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모두들 겨울, 늦은 밤, 제 이야기 들어주시고 고맙습니다.

  • 6.
    '15.11.7 12:33 AM (203.228.xxx.204) - 삭제된댓글

    자기 자랑 하는 그 사람들 실상 알고 보면 입으로 뱉어내는 것의 최소한 30프로는 거짓이어요
    진짜 실속있는 사람은 말 안해요 남이 탐할싸봐서요...

    님 ..
    제가 다른 조언은 못해드리는데
    그냥 자녀분에겐 지금이라도 지나가는 말로라도
    사랑한다 믿고 있다 말해주세요

    전 나이 들어서도 저 말을 부모님이 해주는 날은
    그렇게 마음이 든든하고 뭉클해져요
    늦지 않앗어요

    자식이 대들면
    그래 뭐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래 .엄마한테 말해봐
    이렇게 달래보세요
    자식은 자식이어요

    그리고 항상 중심을 자신과 내 가족으로 잡으세요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 전혀 없어요

    그리고 재테크 부분에선
    원래 돈벌어 집 사는건 아니잖아요
    적당한 시기에 약간의 모험을 가지고 집을 사서 갚아가는 구조예요

  • 7. 지금부터
    '15.11.7 12:47 AM (58.229.xxx.13)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그렇게 단순한 삶을 잘 사시면 되지요.
    100세 시대라는데 앞으로 갈 길이 정말 멀어요.
    아이도 아이 나름의 삶이 있으니 변화시켜보려고 하지 말고
    내가 평온하고 당당하면 아이도 내 에너지장 안으로 들어와 그 영향을 받을 것 같아요.
    10년, 20년 뒤에는 많은 것들이 변해있을거라고 믿어요.

  • 8. ...
    '15.11.7 1:01 AM (39.127.xxx.213) - 삭제된댓글

    아뇨아뇨
    열심히 사셨잖아요 경제적 안정도 어느 정도 잡혔고
    집은 서울만 포기하면 언제든 구할 수 있구요
    지금이 제일 힘든 때예요.
    애랑 관계는 지금이 갈등 피크고 오히려 서서히 풀려요
    너무 걱정근심 마시고 애 보면 너도 참 힘들겠구나 쯧쯧 미소지어줄 수 있으면 거기서부터 풀려요.
    안 죽으면 풀리게 돼 있는 거니까 힘 내세요.

  • 9.
    '15.11.7 1:04 AM (112.170.xxx.224) - 삭제된댓글

    그냥 무념무상이요.
    남 부러워해봤자 다 소용없고, 억울한거 속상한거 몸부림쳐봐야 돌아오지 않는다..는걸 깨닫고 난 뒤라
    그냥 다시 일어나서 살아요. 세상은 원래 그런거더라구요.

  • 10. 아~~~
    '15.11.7 2:38 AM (175.115.xxx.19) - 삭제된댓글

    전 마흔둘....어제 반모임 갔다가 엄청나게 기가 빨려서 돌아왔답니다.다들 좋은 분들인 거 같았는데도 왜 그리 힘들던지ㅠㅠ이 놈의 저질체력....전 아이가 셋....그 중 한 아이는 아프구요..육체적.정신적으로 넘 힘들어요..
    그래도 어쩝니까....또 하루를 살아내고 견뎌야하겠지요.
    원글님도 힘내시길 바래봅니다.

  • 11. ..
    '15.11.9 1:33 PM (112.217.xxx.251)

    마흔 다섯 겨울....
    저도 25년 직장생활 되돌아 보니 원래 자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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