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이 읽은 글 중 아들때문에 잠 못든다는 분께 댓글 달려고 했는데,
그만 바빠서 놓쳤네요. 지나갔지만 그 글을 올리신 분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어 글 남겨 봅니다.
그 글을 올리신 분은 아마도 정말 착한 엄마이실거에요.
원가족에서 학대 경험도 있었다고 하니, 아들을 정말 옥이야 금이야 키우셨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무의식에서도 그랬을까요?
엄마는 아들에게 동일시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내 어린 시절에 받고 싶었던 것을 아들에게 무한히 해주면서 스스로 좋은 엄마라고
자부하셨을 겁니다.
위니캇이란 대상관계심리학자는 착한 엄마가 좋은 엄마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절대적의존기(생후6개월 이전) 에는 절대적으로 아이의 욕구에 맞춰줘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적절한 좌절을 통해 스스로 공격성도 표출하면서 '자기'를 찾아갈 수 있을 때
성숙한 인격으로 클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엄마도 인간인지라 아기에게 온종일 매달리지
못합니다. 때로는 밉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기를 본의 아니게 좌절시키지만 곧 아기에게로
달려갑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나 아닌 것' 을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혹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아기 옆에 붙어 아기가 원할 새도 없이 욕구를
맞춰줄 때 아이는 두 가지 길을 걷게 된다고 합니다.
하나는 영구적으로 퇴행을 해서 의존형 인간으로 크게 되고, 다른 하나는 엄마(착한 엄마처럼 보일지라도)
를 전적으로 거부하게 됩니다.
유아기 때 아이의 모든 욕구를 들어준 착한엄마는 아이의 분리독립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아니라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들에게 맞으면서도 아들을 내치지 못하고 밥을 해 줄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상식으로 이해되는 상황이 아닙니다.
또한 이 부분은 무의식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알아차리고 있지 못할 뿐입니다.
모든 인간은 독립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본능입니다.
게다가 자기 정체성이란 과업을 달성해야 하는 시기가 사춘기입니다.
아들은 자기정체성을 찾기 위해 혼란스러운데, 엄마는 여전히 아이와 분리되는 걸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아들도 많이 힘들 것입니다. 엄마가 계속 죄책감을 강요하니까요.
또한 엄마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나, 아들은 유아기때 박탈을 경험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아들의 반항은 '나 좀 살려달라고, 나 좀 잡아달라는'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우선은 엄마가 상담을 받으시던지, 공부를 하셔서 먼저 마음의 치유를 얻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현재 엄마가 아들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엄마는 아들이 자신을 돌봐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엄마의 너무 작고 여린 내면 아이를 성장시켜야 합니다.
사랑은 대상과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스캇펙 '아직도 가야할 길')
저 역시 이런 문제로 대상관계이론을 공부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대상관계이론과 관련해서 검색해 보시면 공부할 곳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