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추구는 과정이며 태도이지 결과가 아니다.
-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을 대하는 조갑제닷컴의 방향은 잘못되었다
2015.09.17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이 세간에 회자되면서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경우 박원순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 됨으로 박원순의 계략에 휘말리지 말고 이쯤에서 의혹 제기를 멈추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갑제 닷컴은 몇 일 전 박효종과의 인터뷰 기사를 싣고 난 뒤에 어제는 조약돌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보수 성향의 네티즌의 글을 연달아 실으면서 이런 기조의 주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박효종 인터뷰 기사 :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63341&C_CC=AZ
조약돌 기고 글 :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page=3&C_IDX=63379&C_CC=BB
물론 1)박원순만이 이 문제의 진실을 알고 있고, 박원순은 이를 이용해 얼마든지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박주신 공개 재검증 시기를 저울질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2)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구요. 1)과 2)의 결과로 인해 박효종이나 조약돌의 말대로 박원순은 대권을 쥐는데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극히 정치공학적인 접근이지 진실을 추구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 제기는 의학적, 상식적인 문제이며 진위를 가려보자는 진실 규명의 문제이지, 좌/우, 진보/보수의 이념문제도, 어느 진영, 어느 정치인의 유불리를 위한 문제가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의혹을 해소해 주는 것이며, 병역관리시스템을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하구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들 우리 사회가 타격을 입을 일도 없으며,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민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방치한다면 사회적 비용과 사회적 갈등만 증가할 뿐이죠.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접근과 논쟁을 통해 의혹을 해소해 가는 과정은 사회를 투명하게 하고 건전하게 만드는 것으로 권장되어야 할 것이며, 또 표현의 자유로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의혹 제기가 근거가 없거나 그 근거가 터무니 없는 것이라면 자제되어야 하고 법적 심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겠지만, 의혹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을 우려하여 합리적 의심을 할 만한 물증과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혹 제기를 두려워 한다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더욱 악화시키며, 또 이를 이용해 보다 많은 불법과 편법이 횡행하는 것을 조장하게 됩니다.
저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솔직히 말해 이 말의 참뜻을 아직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고, 가슴으로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이유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진리(진실)에 토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무엇이 진실이냐는 것이고, 과연 우리가 궁극적 진리(진실)을 알 수 있느냐는 것일 겁니다.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르면 과학에서 조차도 절대적 진리에 도달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물질세계도 빛의 광자라는 수단을 통한 상대적 세계일 뿐이라는데 동의할 수 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진리(진실)이라 부를 수 있고, 어떻게 이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현실적으로 진리(진실)이라는 것은 진리(진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진리(진실)을 탐구하거나 접근하는 방식과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 치과 의사의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 제기가 진실을 밝혀냈기 때문에 제가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의혹 제기의 근거가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고 접근방식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저는 양승오 박사나 김우현 치과 의사가 제기한 의혹이 진실(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들을 지지합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을 박원측이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논박하게 된다면 박원순측의 주장을 지지하고 의혹이 해소된 것으로 인정하겠습니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방식과 태도, 그리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 의심을 할 만큼의 증거와 정황을 제시하느냐, 그리고 과학적, 논리적으로 접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그 결과는 단지 말 그대로 진실 추구의 ‘결과물’일 뿐으로 그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하면 될 일이라고 봅니다.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모든 의혹 제기는 곧바로 접으면 되는 것이고, 사실로 드러나면 병역비리 연루자들을 형사 처벌하면 되는 것이죠.
혹자는 의혹 제기자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면 말고’ 식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를 혼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자제되어야 하고, 근거가 없고 정도를 지나치는 의혹 제기자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처벌이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법적 처벌 대상의 기준이 의혹 제기가 합리적 의심을 할 만큼의 합당한 근거를 제시했느냐에 있어야 하지 사후 결과(진위 여부)에 따라서는 곤란합니다.
양승오 박사나 김우현 치과의사가 의혹을 제기하는 근거는 수차 이야기했지만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자생병원 MRI에 나타난 피사체의 골수신호강도는 27세 한국인 청년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 희귀한 사례이다.
2) 자생병원의 X-ray 피사체는 100% 박주신인 공군의 X-ray와 영국 유학비자 신청용 X-ray와 비교했을 때, 석회화 현상과 극상돌기가 다르다.
3) 자생병원의 X-ray에 나타난 피사체의 치아상태를 보면 14개의 아말감 처리와 2개 치아의 망실, 45번 치아가 없는 상태로 3년간 방치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강남의 중산층 자녀의 치아관리상태나 치료상태라고 보기 힘들다.
4) 박주신이 공개 재검증을 실시했던 세브란스 병원의 MRI 시스템 담당인 방사선사는 검찰수사 6개월 동안 대포폰 3대와 1천회 이상 통화했으나 그 대상은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연 2회의 가족 해외여행을 다녔고 벤츠를 구입해 타고 다닌다고 한다.
5) 박주신이 공익 판정을 받을 때 제출한 소견서는 과거 병역비리 전력이 있는 혜민병원 의사가 발급했으며, 병역법상 병역비리 전력이 있는 의사의 소견서는 병무청이 받아서는 안된다.
6) MRI는 자생한방병원에서 찍고, 소견서는 혜민병원 의사가 발급했는데 촬영 병원과 소견서를 써 준 병원이 다를 경우, 병무청은 자체적으로 MRI를 찍어야 하는데 이를 생략했다.
7) 사회지도층 자제의 병역 하향 판정시에는 반드시 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해야 하는데 심의위원회도 열지 않고 공익 판정을 내렸다.
8) 자생병원의 X-ray에 나타난 피사체의 귀모양은 아래가 두툼한 복귀로 보이나, 실제 박주신의 귀는 정면에서 바라볼 때 아래가 좁은 칼귀이다. (자생병원의 X-ray를 찍을 때 고개를 정면으로 하여 똑바른 자세로 찍었다고 전제할 때)
9) 이 외에도 보험증 번호 논란, MRI PACS 번호 논란, 공개검증 동영상 편집 논란 등이 있다.
상기의 9개 사항을 보면 박주신의 병역비리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요? 저 정도의 근거라면 합리적 의심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지 않습니까?
조갑제닷컴의 박효종이나 조약돌이 양승오 박사나 김우현 치과의사가 제기하는 상기의 의혹들에 대해 과학적 합리적 반박을 하면서 의혹 제기를 멈추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으며, 양승오 박사나 김우현 치과의사는 더 이상의 의혹제기를 하지 말아야 하고 박원순과 박주신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닐 경우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여 의혹 제기를 멈추라고 하는 것은 정치공학적 접근일 뿐 진실 규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박주신의 공개 재검을 약속하지 않고 의혹 제기자나 언론(MBC)을 고발(고소)하면서 사회적 비용과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박원순을 비판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약돌의 말대로 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하여 진실을 아는 사람은 박원순 뿐으로 모든 키는 박원순이 쥐고 있습니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역풍을 우려한 정치계산이 먼저가 아니라 진실 규명을 위해서 박주신의 공개 재검증을 수용하지 않는 박원순을 더 압박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효종이나 조약돌이 양승오 박사나 김우현 치과의사의 의혹 제기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확신한다면, 일베의 1명을 고소하는 시간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이 사안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데도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서 자신의 아들을 이용하고 일시적으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는 박원순에게 더 날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경우 역풍이 불어 보수진영에 불리해지는지에 대해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의혹을 제기했는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다고 해서 역풍이 부는 사회는 건전하지 못한 것이며 바람직한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혹 논란으로 계속 증가하는 사회적 비용과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역풍을 우려하여 의혹 제기를 멈추거나 의혹 해소를 유보시키는 것은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논란만 가중시키고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킬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