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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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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결혼하시겠어요?

... 조회수 : 2,374
작성일 : 2015-09-06 19:39:12

저는 어릴적 시집살이 하는 엄마,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시부모 병수발, 여전한 고부갈등, 많은 자식 혼자 키우기로 고생한

엄마 보면서 어지간 하면 혼자 살 생각 했네요.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3년 사귄 남친이랑 결혼 얘기 오고가다 틀어진 후로는

굳이 결혼을 생각하고 만난 만남은 없었어요.

연애하면 시간도 많이 뺏기고, 되도록 연애도 반 섹파다 싶은 건조한 연애만 하구요.

애인없는 공백기간도 많구요.

그 전에는 1주일에 3~4번 만나고 밀착도도 엄청 났어요.

도저히 정이 들어 못 헤어져 결혼을 생각하게 됐죠.

 

제대로된 직업 하나 갖는 것이 목표였어요.

직업을 위해 자기개발을 계속 하던 와중에,

비슷한 분야에서 10년 경력 있는 분이 분야 조정하는 것 보고,

회의가 오더라구요.

그때부터 다른 일로 점프할 것도 생각하게 됐구요.

그러다보니 마음가는 대로 했어요.

자기개발도 하고 싶은 거 하고, 힘들면 말고.

 

한 분야 커리어는 10년 쌓다, 10년 만에 분야 조정을 하려고 다시 공부했네요.

새분야 취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새 분야로 프리랜서 전향하려는 와중에 결혼했어요.

제가 결혼을 한 이유는 결혼을 위한 결혼도 있어요.

커리아가 안 풀릴 수 있으므로, 결혼을 해서 남자한테 빈대 붙을 수 있도록

안전망 차원에서요.

막상 결혼하니 날마다 얘기할 사람도 있는 것은 좋네요.

가사일 바깥일 분업하다보니

남자는 바깥일을 엄청 열심히 하네요.

약간 한량 스타일인데, 엄청 열심히 해요.

 

결혼하고 7개월 정도 지나 

프리랜서 일을 가동했습니다.

슬슬 가속도도 붙고, 일을 더 수주해도 될 것 같고, 하는데..

밥도 해야하고, 빨래도 널고 개고, 청소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남편이랑 저녁시간에 tv를 보든가, 같이 술을 마시든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고.

일에는 시간 할애하는 게 한계가 있어요. 일량을 늘릴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나이가 드니, 체력이 남아나지를 않아서

일하고 나서 밥하려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구요.

그러다가 제사, 명절을 몇번 준비하다 보니

일 흐름이 완전히 깨져버렸어요.

거래를 다 끊고, 일단 쉬었어요.

문제는 그게 1년전인데, 지금도 일을 재개를 못 해요.

남편은 승승장구 하고,

저는 집에서 밥순이 하고, 이것저것 수발드는 몸종 수준으로 전락했어요.

 

저는 솔직히

여자한테 노처녀 나이든 미혼이라는 딱지에 대한 편견만 없다면

결혼 안 했을 거에요.

어릴때 엄마에 대한 기억 때문에

결혼을 돌다리 쯤으로 생각하고, 두들겨서 건너느니 아예 안 건널 생각이요.

행복 보다 불행을 피해가자 주의죠.

 

지금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결혼을 선택하시겠어요?

 

예전에 출퇴근 합 2시간에, 근무시간 점심시간 포함 9시간..

11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집에 와서 가족들 식사 준비하고 저녁 먹고 치운다는

동료 직장맘 보면, 저는 정말 엄두가 안 나요.

저는 직장 근처로 이사 와서 퇴근 후 밥은 사 먹고, 집에서 영화보고 인터넷 하고 놀아요.

그 이상 노동이라는 것은 적정량 초과 같더라구요.

그 전 직장은 식사시간 포함 7시간 근무에요. 토, 일 쉬구요.

이때는 진짜로, 일할 만 하더라구요. 이때는 에너지도 시간도 되니까 집에서 밥도 해 먹었네요.

여자들은

커리어 아니면 가사일 둘 중 하나만이지,

둘다 잘 해내는 사람도 있는데 고달파 보이지, 대단하다 싶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들 어떠신가요?

IP : 118.216.xxx.11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실객관
    '15.9.6 7:40 PM (211.208.xxx.185)

    길게보고 신중하게 결혼 잘할거 같아요.
    기회가 오긴 올까요? ㅋㅋㅋ
    다시 태어나면 잘할것임.ㅋ

  • 2. 그런데
    '15.9.6 7:45 PM (175.209.xxx.160)

    원글님...원글님 글 속에 답이 있어요. 커리어가 예상대로 안 풀릴 때를 대비해서 신세 질 남자와 결혼하신 거잖아요? 그러니 그렇게 될 수도 있죠. 저는 오롯이 제가 혼자라도 충분히 먹고 살만한 능력을 갖췄을 때 확신을 갖고 결혼했어요. 물론 시댁 문제로 나를 괴롭힐 사람은 없다는 확신과 함께요. 혹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겨 괴롭게 되면 이혼하고 혼자서 꿋꿋하게 살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도 하나만 낳고 만약의 경우 이혼을 하든 사별을 하든 자식 하나는 키울 자신 있다 싶을 때 낳았구요. 저도 같이 돈 벌어 집 사고 예금도 있고 그러니 혹시 불행한 일이 생겨도 미련없이 결혼생활 접을 수 있겠다 싶어요. 물론 혼자라는 게 좋지는 않죠. 하지만 경제적 독립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아직 젊으신데 준비하세요. 강력 추천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처럼 똑같이 살 거에요.

  • 3. 님처럼만
    '15.9.6 7:48 PM (115.41.xxx.203)

    한다면 결혼생활 선택을 정말 잘하신겁니다.

    자기팔자는 자기가 만든다는 말에 공감해요.

  • 4. 결혼하고
    '15.9.6 7:52 PM (112.173.xxx.196)

    자식 낳고 이혼하고 싶어요.
    다시 결혼한다 해도..
    왜냐면 그냥 남들 하는 건 다 해보고 싶구요.
    오래 사는 건 반대라서 이혼하면 좋을 것 같아요 ㅎㅎ

  • 5. ...
    '15.9.6 8:14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그런데님,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6. ...
    '15.9.6 8:15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7. ...
    '15.9.6 8:15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8. ..
    '15.9.6 8:19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항상 혼자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랬죠. 인생 전반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기를 바라고.

    -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9. ..
    '15.9.6 8:20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만약 결혼하게 된다면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항상 혼자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랬죠. 인생 전반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기를 바라고.

    -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10. ㅉㅉㅉ
    '15.9.6 8:31 PM (1.242.xxx.102)

    다시태어나고싶지 않고
    다시 결혼하고싶지 않고
    허나 내아이들은 꼭 결혼하기를 바랍니다

  • 11. ㅇㅇㅇㅇ
    '15.9.6 8:37 PM (121.130.xxx.134)

    좋은 친구처럼만 지낼 수 있는 남자라면 계약결혼 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헌데 시대가 시대인만큼 20년 전 결혼할 땐 그런 건 꿈도 못 꿨죠.

    저 위에 자식 낳고 이혼한다는 분과는 반대로
    결혼을 하더라도 자식은 안 낳겠습니다.
    자식이 주는 기쁨도 물론 크지만
    자식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이 너무 크네요.

  • 12. 오수
    '15.9.6 9:51 PM (112.149.xxx.187)

    윗님 정말 공감합니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식은 안 낳겠습니다.
    자식이 주는 기쁨도 물론 크지만
    자식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이 너무 크네요222222222222

  • 13. ㅇㅇ
    '15.9.6 10:34 PM (61.84.xxx.78)

    한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결혼이 쉬워서들 하는 것 같아요.
    전 20년동안 연애고뭐고 아무것도 못해봤어요. 그만큼 일에서 살아남기가 치열해서요.
    지금도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나타나면 모를까 오히려 제가 희생해야 하는 결혼이면 안할 생각이에요.

  • 14.
    '15.9.7 1:06 AM (122.32.xxx.136)

    결혼 8년차.
    이 남자랑 결혼하길 잘했다싶은데...싸울때 넘 악다구니를 써서 그게 후회되네요.
    다시 신혼으로 돌아가 이쁜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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