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알에서 잔인한 폭력의 상황을 보니
마음 속 분노의 불씨가 또 타오르네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당한 학대의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올라 괴로워요.
제 엄마는 한 마디로 미친 년이라는 말도 아까운 인간이었어요.
열 살쯤 된 어린 자식의 머리끄댕이를 잡아 돌려 머리카락을 왕창 뽑아놓고서
조금 있다가 "**아, 너 왜 니 머리카락을 혼자 뽑았어? 너 왜 그래~"
짐짓 겁먹은 표정까지 지어가며 연기를 해대는 인간이었습니다.
아빠와 식구들이 돌아오면 저 미친 년이 지 머리카락을 혼자 뽑았다고 말했죠.
제가 당신이 한 것이지 내가 한 게 아니라고 항의했을 때의 그 표정,
더 이상 속일 수 없겠네, 라는 낭패감, 인간 이하인 니가 감히 그런 말을 해서 내게 창피를 줘? 라는 괘씸함이 교차하던 그 눈,
그리고 어느 때보다 혹독했던 그 뒤의 매질을 잊을 수가 없네요.
차라리 고아로 태어났길, 그리고 차라리 친엄마가 아니길 얼마나 바랬는지 모릅니다.
TV에서 학대당하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올 때면 제 앞에서 또 진심을 실어서 연기를 하곤 했죠.
"어휴, 어떻게 애를 저렇게 때리냐, 세상에 징그러워라"
엄마에게 세뇌, 동조했던 식구들도 이젠 저를 좀 어려워하죠.
그러기까지 저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었었네요.
자존감이 굉장히 낮고 늘 우울증과 자기파괴충동에 시달렸었어요.
부모로 인한 상처로 괴로우실 모든 분들,
저 역시 아픈 가슴이지만 우리 잘 견뎌냈다고, 대견하다고 토닥토닥해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