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딸아이가 전복을 좋아해요.
좋아하니 자주 해줄것 같지만 워낙 비싸고 할 줄도 몰라서 마트에서 파는 삶으면 오백원 짜리 동전만해지는
싸구려면 사다가 미역국에 넣어주거나 칫솔로 씻어서 껍질 째 물에 데쳐서 초장에 줬어요.
애 혼자 먹으면 되니 9900원에 네개짜리 사다줬거든요.
어제 남편이 완도로 출장갔다가 아이가 전복 좋아한다고 사서 보낸다고 하기에 앗싸 했는데
방금 배송와서 열어보고 완전 기암했어요.
어제 오후에 보낸 전복이 아이스팩위에 붙어서는 정말 초등학생 손바닥 만한것이 꿈틀대는게
이건 뭐 먹는게 아니라 괴물같아서 간신히 껍질 잡아 떼어내서 김치냉장고로 보냈어요.
소라 같은 것도 두개 들었던데 어른 주먹만한데 소라 살이 헤벌쭉 나왔다 뚜껑여니 쏙 들어가는게
무슨 에일리언같고.
비주얼을 보니 제법 비싼 놈들을 남편이 애 생각해서 보내준 것 같은데
사실은 그동안 먹었던 전복에도 만정이 떨어질 정도로 무섭네요.
마트 수족관에 붙어 있던것들도
큰놈은 너무 비싸 어차피 사먹지도 못할꺼니 쳐다도 안보고 다녀선지 산전복이 살이 너울 대며 꿈틀대는게
이렇게 징그러운지 처음알았어요.
이걸 어찌해서 아이들을 줘야하나요?
살아있고 좋은 것 같던데 그냥 끓는물 부어 죽여서 솔로 닦아서 미역국에 넣어야하는건지
뭐 어떻게 해먹어야할지 한심하다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가 살아있는 꽃게도 무서워서 냉동에 하루를 두었다 요리하는데
살이 너울거리는 산 전복을 산채로 솔질을 해서 씻는건 상상도 못하겠네요.
부끄럽네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