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시각이 다른언론사와 다릅니다.
오늘자 방송에 언급하시던데요....
국정원은 17일 발표한 ‘입장문’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한 구절을 포함시켰습니다. ‘입장문’ 내내 ‘국정원’을 주어로 쓰다가 딱 한 구절에서만 주어를 바꿉니다.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은 그 분야의 최고 기술자일 뿐입니다. 어떻게 하면 북한에 관해 하나라도 더 얻어낼 수 있을까 매일처럼 연구하고 고뇌합니다. 이들의 노력을 함부로 폄하해서도 안 되고 … 사악한 감시자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이상하게도 국정원은 이 대목에서 당사자를 특정했습니다. ‘기술자일 뿐’이라고 특정합니다. 매일같이 연구하고 고뇌하는 기술자일 뿐이라고 특정했습니다.
국정원이 ‘입장문’을 발표할 당시 해킹 프로그램을 운용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해킹팀’과 연락을 주고 받은 이메일 계정 ‘데블앤젤’만 알려졌을 뿐 그게 누구인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숱한 보도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 어떤 언론도 국정원의 어느 파트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위원회까지 꾸려 전면 대응에 나선 야당 또한 국정원의 누가 해킹 사건을 벌였는지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아무도 모르고 있었는데 국정원이 자발적으로 ‘기술자일 뿐’이라고 특정했습니다. 국정원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굳이 ‘기술자’를 언급했을까요?
여기서 매우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도출됩니다. 임 과장 입장에서 ‘기술자’를 특정한 ‘입장문’의 그 구절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그게 자신을 뜻한다는 걸 알았을 임 과장에게 그 구절은 어떤 의미로, 어떤 무게로 다가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