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보기만 하는던 그림자회원입니다.
요즘 부쩍 늘고있다는 자궁근종으로 수술을 해서 비슷한 상황인 분들께 도움이 될까하여 적어봅니다.
오래 전 (7~8년) 검진에서 자궁에 1cm가량의 작은 근종이 있고 추적관찰 요망이라는 소견을 받았었습니다.
잊고 지냈고, 여러 사정이 있어 상세 검진을 내내 못했구요.
지난 7월 마음먹고 시간을 내서 종합검진을 했는데, 산부인과 검진의가 근종이 커서 외래진료를 권하더라구요.
근종의 사이즈는 이후 4차례의 초음파 검사로 7~10cm로 밝혀졌고 입체이다 보니 방향에 따라 다르다고했습니다.
근종은 사이즈만큼 위치가 중요하다는데, 방광을 누르는 자리라 제거하지 않으면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아직 생리를 할 시간이 길어 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었습니다.
근종이 커지면 생리량 과다로 빈혈이 심할 수 있고 통증도 심하다는데
저는 증상이 마일드했습니다.
지난 2년간 생리 중 다량의 생리혈이 울컥하는 증상(한 번에 오버나잇 패드는 물론 옷까지 버릴 정도) 3~4번,
그리고 근종과 연결시키지는 못했던 빈뇨, 잔뇨감이 있었지요.
당시 무리한 업무로 방광염에 두어번 걸려서 이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저는 병원 3곳을 방문했습니다.
1. 종합검진했던 병원
미니 개복수술을 권했습니다. 위치가 안 좋고 자궁벽에 바짝 붙어 있어 출혈이 많고 위험할 수 있다는 소견.
담당의의 원칙적인 성격탓인지 수술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니 부담이 되더군요.
산부인과가 유명한 다른 곳을 한 번 더 가보기로 했습니다.
2. 복강경 수술로 유명한 종합병원
경험이 많고 평이 좋아 선택한 병원으로 선별진료(특진)를 받았습니다.
담당의가 복강경으로 근종 제거 수술은 가능하나 위치가 안 좋고 어차피 근종은 재발률이 높으니
자궁절제할 것을 권하더군요. 표현은 근종절제와 자궁절제중 선택하라고 했으나
이미 스트레스 레벨이 올라간 탓인지 강권에 가깝다고 느껴지더군요.
부담이 되었으나 수술을 해야하니 자궁절제 시의 후유증을 문의했더니
여성으로서의 심리적인 문제일 뿐이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라면 자궁절제를 하겠지만 1번 병원과 소견이 달라 고민 끝에 한 곳을 더 가보게 되었습니다.
3. 서울대 병원
친정과 가깝고 산부인과 종양쪽 전문의가 많아 선택했습니다.
듣던대로 엄청난 분업 시스템으로인해 첫방문시 문진만 하는 의사, 담당교수를 뵙기 전에 또 쥬니어급 의사가 내용확인,
초음파의 따로, 자궁내막 검사의 따로... 막상 담당의는 1-2-3회 방문 시 각각 1분, 2분, 5분. 정도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난소 활동성 검사 후 제거가 필요하니 미니 개복으로 근종을 제거하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양성으로 보이나 제거 후 조직검사는 필수이면 1/1,000(정확하지 않음?)의 확률로
악성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약 한 달 후로 수술이 잡힌 직후 SBS스페셜 병원의 고백이 방송되었는데,
우리나라 자궁절제건수가 OECD국가 최고라는 내용과 그 이유가 등장하더군요.
수술 앞 둔 분들은 꼭 보실 것을 권합니다.
http://program.sbs.co.kr/builder/endPage.do?pgm_id=00000311936&pgm_mnu_id=402...
수술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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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날 입원, 4박 5일 일정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양성 환자는 무조건 2인실로 입원이었습니다.(악성, 장기 중환자 먼저 다인실 배치)
수술 전 감기에 걸리면 안된다고 해서 무척 조심해야 했고 미리 체력보강 겸 운동을 좀 해두려던
계획 또한 무산... 운동만 하면 감기몸살기가 찾아와 포기했구요.
전날 관장하고 (대장내시경 관장대비 1/5이하 수준) 제모하고 아침 1번으로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호흡기를 입에 대고 하나, 둘...에서 전신마취가 되었고 약 2시간 반 수술을 받았습니다.
깨어날 때 한기가 느껴지고 정확히 어디라고 말하기 어렵게 통증이 있었는데
무통주사가 있어 통증은 견딜만 합니다.
하루정도 금식하고 보리차로 식사를 시작했고 소변줄도 이틀 째 뺐는데
6cm정도 개복한 아랫배 부분에 힘이 안들어가 움직이기가 많이 어렵웠습니다.
제가 엄살이 없는 편인데, 아픈 걸 참는 게 힘들다기 보다 어떤 각도로 어떻게 움직일 때
아픈 지 알 수가 없어 움직이는 것이 좀 겁나더라구요.
수술 후 바로 움직이는 것이 빠른 회복에 좋다고 해서 병동 내에서 무척 걸었습니다.
하루, 하루 눈에 띄게 회복이 되어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4일째는 통증도 많이 완화되어 무통주사를 떼고 링거없이 편하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5일 째, 상태는 좋으니 퇴원 혹은 하루 더 입원을 선택하라 해서 퇴원했습니다.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아직 복대를 하고 있고, 무리하면 수술 부위가 살짝 부어오르거나
당기는 느낌이 있네요. 수술직후 심하던 배의 붓기는 거의 3주는 되어야 빠져서
평상복을 입는 것이 가능했구요.
일주 후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 양성판정을 받고 재발률이 높은 만큼 6개월 후 초음파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수술 후 4주가 지난 후 운전시작, 직장 복귀를 권장합니다.
저는 자영업/프리랜서라 이 일정을 얼추 지켰는데 직장인이면 수술일정 잡기가 참 곤혹스러울 듯 합니다.
제 경우 약 2주 후 부터는 조심조심 일하고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 근종 진단을 받으신 경우 너무 커지기 전에 정기적으로 꼭 추적검사 하실 것을 권합니다.
- 신중한 병원선택으로 초음파 검사 횟수를 줄이면 좋을 듯 합니다. (4차례 검사 스트레스로 생리 주기가 변함)
- 개복수술 후 약 2~3일은 꼭 도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