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은 2001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업체인 네오뷰를 인수해 네오뷰코오롱을 출범시켰다. 화학섬유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웅열 회장도 OLED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유상증자 형식으로 거의 매년 3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네오뷰코오롱에 쏟아부었다. 2006년까지 매출 4000억원,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선발 업체인 삼성·LG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회사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심지어 2004년까지는 매출이 전무했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은 200억원대에 이른다. 2005년 회사는 147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당기순손실이 148억4000만원에 달했다. 2006년에는 매출이 32억원으로 전년의 5분의 1로 줄어들었고,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두 배(243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부실 계열사에 3000억원을 지원해 논란을 빚고 있다. ⓒ 뉴시스
네오뷰코오롱 2013년 경상 연구비 4억원 불과
기업과의 제휴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만들겠다는 당초 계획도 ‘공염불’이 됐다. 코오롱그룹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유상증자 형식으로 네오뷰코오롱에 지원한 금액은 15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지원에도 네오뷰코오롱의 실적은 호전되지 않았다. 코오롱은 결국 1439억원 규모의 무상 감자를 실시했다. 네오뷰코오롱의 자본금은 2009년 1482억원에서 42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자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대주주인 (주)코오롱에 돌아갔다.
대규모 감자 이후에도 적자의 악순환은 계속됐다. 2010년에만 236억원의 신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12억원의 매출과 1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17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19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3년 현재 네오뷰코오롱은 13억원의 매출과 2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 감자로 적자를 털어냈지만 4년 만에 누적 적자가 600억원대로 또다시 불어났다. 재계에서는 “이웅열 회장이 거액의 손실을 보면서도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코오롱그룹 측도 답답함을 토로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모든 사업에서 실적이 나오는 게 아니다”며 “내부적으로 OLED 사업에 전망이 있다고 보고 투자를 했다. 당장 실적이 안 나온다고 해서 사업을 접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오롱이) OLED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네오뷰코오롱의 매출 구조를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그룹이 쏟아부은 수천억 원의 행방이다. 2013년 네오뷰코오롱의 경상연구비는 4억원에 불과했다. 2012년 연구비를 합해도 1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매출 원가의 5%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급여(110억원), 퇴직급여(10억3500만원), 복리후생비(12억3100만원) 등으로 132억6600만원을 지출했다. 2013년 (주)코오롱이 지원한 300억원의 44%를 인건비로 쓴 셈이다.
인건비 비중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급여 지출은 2010년 48억5700만원에서 2011년 63억3200만원, 2012년 78억7700만원, 2013년 110억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직원 연봉은 3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는 계산이 나온다. 네오뷰코오롱 직원이 200명가량임을 감안하면 1인당 인건비가 5500만원에 달한다. 디스플레이업계 1, 2위인 삼성디스플레이(6200만원), LG디스플레이(5100만원)와 비슷하거나 웃돈다. 재계 관계자는 “2013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2조6696억원과 41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며 “창립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기업의 인건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상승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코오롱은 2013년 849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2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그룹 전체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3년 코오롱그룹 35개사의 총 부채 비율은 155.3%다. 이 중 3곳이 자본잠식에 빠졌고, 부채 비율이 200%를 넘는 곳도 13개사에 달했다.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의 부채 비율은 483.1%에 달한다.
이웅열 회장, 계열사 BW 행사로 수백억 차익
그럼에도 (주)코오롱은 적자 기업에 매년 3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회장은 2013년 코오롱 등 5개 계열사로부터 47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시가총액 100대 기업 오너 중에서 11번째로 많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는 최근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신세계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대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검토했다가 포기했다.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웅열 회장에 대한 배임 논란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주)코오롱은 네오뷰코오롱 지분 98.9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주)코오롱의 지분 44.45%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주)코오롱을 통해 네오뷰코오롱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이 지난 14년간 그룹 차원에서 네오뷰코오롱을 지원한 데도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코오롱생명과학이 발행한 BW의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행사해 71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이 회장은 2011년 (주)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워런트를 행사해 121억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이 회장이 아직 행사하지 않은 계열사의 대규모 워런트까지 포함하면 평가 차익은 9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네오뷰코오롱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은 모회사의 부실을 초래하고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다”며 “이 회장이 알짜 계열사에 BW를 행사하면서도 부실 계열사 증자를 (주)코오롱에 떠넘겼다면 배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자연리스트의 이웅열이 또?
3000억대 자금 배임 논란이 나오네요.
코오롱이 위태위태하다더니
그 돈 갖고 오너일가 잘먹구 잘살려고 빼돌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