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자꾸 궁금해지는 동네 사장님들.

깍뚜기 조회수 : 3,108
작성일 : 2015-01-08 22:10:25
동네에 저혼자 괜히 설레는(?) 가게가 두 군데 있습니다. 
두 분의 특징은 모두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 1. 
아침, 저녁마다 지나는 이 가게는 
부부가 운영하는 세탁소.
남자 사장님은 아마 50대 후반, 60 가까이 되신 것 같은데, 
탤런트 심양홍씨 베이스에 임현식씨 이펙트를 넣은 외모~
동네 세탁소가 그렇듯 복닥복닥 작은 공간에 옷가지, 큰 다리미판, 한켠엔 수선 도구들이 빼곡하게 있어요. 
구수한 아저씨 같으면서도 묘하게 씨니컬한 말투가 개성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대화. 

엉덩이가 찢어질랑 말랑한 남편의 양복바지를 들고 갔습니다. 

왜 자꾸 이 부분만 금방 닳을까요?
음.... 살쪄서 그래. 

아 -_-;;; 

수선 찾으러갔더니 동고;;;부분 분노의 오바로크 ㅠ 

여자 사장님은 뿔테 안경, 커트 머리 씩씩한 여전사 이미지로, 
정해진 시간에 장갑 끼고 배달 착착착, 노란 컨테이너 번쩍번쩍 들고 동네를 도십니다.    
남자 사장님은 배달하는 것 못 봤어요 ^^ 

암튼 심양홍+임현식 믹싱 세탁소 주인장의 취미는 바로 
클라리넷이에요. 
어느 날 조용한 시간에 지나가다 쌩뚱맞은 목관악기 소리가 어디서 나는가 했더니
업장 유리문 안 행어형 옷걸이 옆에 보이는 클라리넷이! 
일하다 심심하실 때마다 부시나 봅니다. ㅎㅎ
생초보는 분명 아니고요. 
목관악기라 그런지, 뽀얀 세탁소 스팀과 뭔가 잘 어울리겠다는 이상한 생각이....
연말엔 "저들 밖에 한밤중에..." 를 들으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꼈습니다. 
 

#2. 
동네 유기농 매장 사장님. 
주로 탄산수, 쌀, 만두, 김, 꿀짱구;; 사러 가는데요. 
카스 친구 등록을 하면 품목 세일 혜택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친구가 되었는데
종종 음악을 올리십니다. 
(여러모로 매력 넘치시는데 부끄러워서 자세히 못 쓰겠음;; 왜때무네 ㅎㅎ)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공감가는 짧은 글도 올라오고요. 
카스나 카톡에 올리는 '공감글' 중에 진짜 공감가는 글은 정말 드문데 말이죠 ㅋ
이러저러한 젊은 시절을 거쳐 요렇게 저렇게 사상적 변화(?)를 거쳐 
유기농 매장을 운영하게 된 것인가... 혼자 막 소설을 써보고요. 

근데 선곡이 은근히 제 취향인 것이어요 
오오. 
뉴 트롤즈, UFO 같은 고전이랄지 
힌디 자흐라 같은 매력적인 보컬이랄지 
크리스 보티 트럼펫 연주 등... 

그렇다고 알은체하며 
저... 미니약과 얼마에요? 그런데... 어제 올리신 음악 좋았어요, 힛. 
오분도미 아직 안 들어왔나봐요.... 저기... 힌디 자흐라 어떻게 아시게 됐어요? 
--> 이럴 수는 없잖아요 ^^ 


귀를 쫑긋 세우며 세탁기 돌아가는 박자에 맞춘 클라리넷 연주
카스에 올라올 선곡을 기대합니다~



IP : 175.223.xxx.24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케시즘
    '15.1.8 10:28 PM (211.36.xxx.200)

    세탁소 사장님 얘기는 마치 하루키 단편 보는 듯^^

    어느 동네 세탁소인지 단골하고 싶네요~

  • 2. 훈훈한 거기까지만
    '15.1.8 10:30 PM (58.143.xxx.76)

    옷은 별개
    닭으로 금방 변신하려는 아이교복
    맡겼더니 구스다운 털 그대로더군요.
    정해진 시간에 찾으러 갔더니 회식이라
    써붙이고 일찍 문닫고 가버리심
    월욜 교복못 입고 갈 상황이었음.
    그냥 사람만 반가움. 일은 별루 ㅋ

  • 3. 마리
    '15.1.8 10:41 PM (14.53.xxx.227)

    오~ 오묘환 조화로군요.
    세탁소 사장님은 다림질도 예술적으로 섬세하게 다려주시려나요^^;

  • 4. 깍뚜기
    '15.1.8 10:59 PM (175.223.xxx.244)

    훈훈한님 / 훈훈함이 비극으로 끝났네요 ㅠㅠ

    다케시즘님 / 뭔가 사연이 있을 것만 같아서 혼자서 상상해보곤 합니다 ㅎ
    특별히 세탁실력이 좋으신지는 모르겠고요. 서울 동쪽 변두리랍니다 ^^

    마리님 / 만약 색소폰이었다면 그런가보다 했을 텐데, 클라리넷이란 게 신선했어요

  • 5. 하하
    '15.1.8 11:04 PM (175.118.xxx.61)

    한편의 단편소설 읽는 기뷴...
    기분 좋아졌어요 입가에 미소가..
    오분도미와 미니약과의 콜라보레이션 ㅋㅋ 넘 잼나네요

  • 6. ...
    '15.1.9 12:52 AM (119.67.xxx.219)

    분노의 오바로크ㅋㅋㅋ
    저도 분노의 양치질하고 잘까 했는데
    유쾌한 글 덕에 얌전히 씻고 잘랍니다. 굿나잇이요^^

  • 7. 아니
    '15.1.9 12:53 AM (58.143.xxx.76)

    깍뚜기님 이셨구나! ㅋ
    글쓴이를 거의 보지 않는지라 어쩐지! ㅎㅎㅎ

    거기 유기농매장 함 다녀오고 싶어지는군요.
    나도 유기농매장 주인하고픈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열심히 사다 먹음. 오분도미 꿀짱구 저도
    애용품목임!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9411 30후반 이후로 화장품 효과보신분?? 4 궁금 2015/09/05 1,774
479410 복도식 아파트 복도에 몇달째 쓰레기 방치 7 아우 정말 2015/09/05 4,335
479409 (팩트티비) 김태일의 시사브리핑 1 팩트라이브 2015/09/05 519
479408 50세 생일 나에게 주는 백 선물 (추천 부탁요~) 21 Gift 2015/09/05 5,300
479407 지금 올림픽공원 근처 비 오나요? 3 비오지마 2015/09/05 714
479406 차가운? 인상 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혼자 울었어요 17 ,,, 2015/09/05 5,718
479405 라면냄비보다 큰 스텐레스 편수 냄비는 없나요? 10 혹시 2015/09/05 1,944
479404 문법 탄탄히 잡아야 될거같은데 인강으로 보충 1 효과 있나요.. 2015/09/05 1,108
479403 로트리 어디 가면 살 수 있나요? 4 2015/09/05 1,713
479402 신생아 머리가 이상해요ㅜ 18 츄추 2015/09/05 7,316
479401 이사갈 아파트 좀 골라주세요 2 새옹 2015/09/05 1,235
479400 역사학자 전우용님 트윗 6 원시인들 2015/09/05 1,631
479399 한의원 성장클리닉 궁금합니다. 5 ^^ 2015/09/05 1,271
479398 안방과 작은방사이 수납가구 2 가구 2015/09/05 1,680
479397 고등 모의고사 수학 4점짜리 문제집 추천해주세요 8 백합 2015/09/05 5,347
479396 이빠지는 꿈이긴 한데 이가 유리조각으로 변한 이 꿈은 뭘까요? 이꿈은 2015/09/05 960
479395 아메리칸 항공은 왜 인기가 없나요? 4 여행녀 2015/09/05 2,152
479394 왜 답글자들은 갑질을 하나요? 18 이상하다 2015/09/05 2,729
479393 4대강사업 재앙...부산 수돗물 수질 '역대 최악' 19 이명박 2015/09/05 2,459
479392 제가 베이킹 배울적에도 강사가 하는말이. 5 동네제빵학원.. 2015/09/05 3,795
479391 과외비 환불문제 9 ㅠㅠ 2015/09/05 2,003
479390 4학년 남아 키우며 고민이 많습니다 ㅠㅠ 35 ㅠㅠ 2015/09/05 5,956
479389 알레르기 비염 효과 11 .... 2015/09/05 4,006
479388 역시힘들게사신분들이 7 화이트스카이.. 2015/09/05 2,276
479387 미국 출장 앞두고 의상 고민이요 8 미국 2015/09/05 1,249